시간당 최고 142㎜의 폭우가 쏟아진 광주에서 물이 허리까지 차오른 상황에서도 음식을 받아 배달한 배달기사의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광주 북구의 한 샐러드 가게 사장 A씨는 지난 4일 소셜미디어(SNS)에 "7월 17일 오후 5시, 물이 허리까지 찼는데 배달 픽업해 가신 전설의 기사님을 찾는다"는 글과 함께 영상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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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까지 물 찼는데 "콜 취소하면 페널티"...필사의 배달 화제]()
SNS
영상에는 허리 높이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고 가게 앞까지 이동해 음식을 픽업한 뒤, 다시 오토바이로 돌아가는 배달 기사의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은 조회수 약 800만 회 가까이 기록하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전설의 라이더"라는 찬사와 함께 "너무 위험했다"는 우려가 동시에 쏟아졌다.
영상 속 배달 기사 B씨는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남겨 "처음부터 도로가 침수된 줄 모르고 콜을 잡았다"고 밝혔다. 폭우 직후 해당 도로가 물에 잠겼다가 물이 빠지고 청소까지 진행되는 걸 직접 보고 나서 콜을 수락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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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까지 물 찼는데 "콜 취소하면 페널티"...필사의 배달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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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홍수 상황을 알면서 무리하게 갔던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현장에 도착했을 땐 갑자기 다시 도로가 물에 잠긴 상태였고, 이미 통행은 막혀 있었다. 멀리서 콜을 잡고 온 그 상황에서 배달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할 일은 한 거고, 저는 무사히 살아 있다"며 "제가 다 건너가서 받아도 되는데 나와서 받아주신 사장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돈 많이 받으니까 강 건넌 거라고 하시는데 당시 샐러드 콜비는 7,000원밖에 안 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B씨는 또한 배달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현실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B씨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콜이 배정되고, 취소 시 페널티가 부과되는 시스템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행동이 목숨 걸 만큼의 대가가 아닌 건 저도 그렇고 기사들 스스로가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플랫폼과 고객 사이에서 그저 제시간에 음식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이런 구조 안에서 일하는 기사가 겪는 현실을 함께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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