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외 유수 오케스트라들이 내한하고 우리 음악인들이 세계 무대에 설 만큼 우리나라 클래식의 위상이 나날이 달라지고 있는데요.
예능프로그램 출연이나 공연 형식 파괴로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는 젊은 음악가가 있습니다.
클래식계 아이돌, 바이올리니스트 대니구를 이광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구촌 아이들이 열광하는 토종 애니메이션 핑크퐁 캐릭터와 함께 무대를 꾸민지 벌써 8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핑크퐁 삼촌'으로서 꼬마 청중들은 영감 그 자체입니다.
[대니 구 / 바이올리니스트 : 영감도 되고요. 굉장히 중심이 잡혀요. 그러니까 아이들 앞에서 연주할 때. 아이들이랑 함께 예를 들어서 뭐 소통을 하면서 뭘 만들 때. ‘내가 이래서 음악을 하고 있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선입견이 아이가 크면서 생기잖아요. 아 클래식 음악 나는 멀어. 좀 어려워. 근데 선입견이 생기기 전에 재미있게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클래식 대중화에 누구보다 진심인 대니 구, 올해 직접 기획하고 선곡까지 맡았던 마티네 공연도 그런 차원이었고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대니 구 / 바이올리니스트 : '대니스 플레이리스트'로 하게 됐는데요. 처음으로 그런 프로듀서. 호스트의 역할이어서요. 그게 저한테는 새로운 도전이자 또 너무나 재미있었어요. 왜냐하면 그때 세 공연들을 다 다르게 했거든요. 그래서 하나는 뭐 영화 시네마 음악, 하나는 재즈, 하나는 또 전통 클래식.]
공연장은 물론 TV 예능까지, 특유의 발랄함 덕분에 클래식계의 아이돌로 불리지만 들을 때마다 얼굴이 붉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니 구 / 바이올리니스트 : 아 클래식의 아이돌? 굉장히 민망하죠. 굉장히 민망하고 근데 그 뜻이 그런 것 같아요. 어쨌든 우리가 전 세계를 보면 케이팝이 엄청 인기, 그리고 사랑을 많이 받잖아요. 결론은 이제 아이돌. 한국에서 나오는 k-아이돌들이 많은 나이들 상관없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저는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뭔가 클래식 쪽에서도 좀 더 친근한?]
비올리스트 외삼촌의 영향으로 6살에 바이올린 활을 잡은 대니 구는 2016년 리처드 용재 오닐이 이끄는 앙상블 디토의 객원 멤버로 데뷔했습니다.
미국에서 나고 자라 교육을 받고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큼 두 나라 음악교육의 장단점을 명확히 구분합니다.
[대니 구 / 바이올리니스트 : 미국 음대를 갔었으니까 제가 그런 좋은 선생님 밑에서 이제 배우게 된 것 같고요. 한국의 또 장점은 딱 뭐 SM, JYP 보는 것처럼 트레이닝을 너무 잘해요. 인텐시브하게 어렸을 때부터 진짜 너무 잘해요. 그래서 제가 처음 미국 음대 갔을 때 중국, 한국 유학하는 애들이 너무 잘하는 거예요. 테크닉이 말도 안 되는 거예요.]
다만, 어릴 때부터 순위가 매겨지는 과열된 경쟁 교육은 안타깝다며 콩쿠르가 목표가 되어선 안 된다는 당부도 잊지 않습니다.
[대니 구 / 바이올리니스트 : 지금은 콩쿠르 이긴다고 이 커리어가 만들어지는 시대가 아니어서 그거 목표로 세우면서 음악을 배우는 친구가 있다면 그건 잘못된 목표예요.임윤찬, 조성진 이런 것도 있지만 또 한편에선 콩쿠르를 너무 많이 이겼는데 연주가 없는 연주자들도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색깔의 시대….]
음악인으로 성장하는 과정도 그랬지만 유재하나 김광석 같은 대중음악들을 섭렵할 수 있던 것도 부모님 덕분이었습니다.
[대니 구 / 바이올리니스트 : 엄마 아빠가 저를 푸시한 게 하나도 없어요. 다 모든 면에서. 부모님이 이제 한국에 1년에 한 번 오면 큰 연주 끝나고 항상 엄마 아빠랑 와인 한잔 해요. 그러면서 이제 엄마 아빠랑 매번 얘기하는 게 너무 신기하다고. 교현이가 왜 한국 이름이 교현인데요. 교현이가 왜 음악을 하고 있고 이렇게 사랑을 받고 있고 너무 신기해요. 교현이가 되게 안 본 사이에 되게 열심히 살아왔구나.]
전공자가 아니어도 평생 곁에 두는 친구로 음악을 대하면 좋겠다며 한국에도 아이들을 위한 클래식 캠프가 생기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습니다.
[대니 구 / 바이올리니스트 : 축제 캠프 때문에 저도 음악에 사랑에 빠진 거예요. 제가 고3 바로 들어가기 전에 이제 펜실베니아라는 도시에서 그런 '문화체육부' 같은 데서 이걸 만든 거죠. 5주 동안 가서 다양한 예체능에서 와서 다 같이 작업하면서 먹고 자고 이런 거였어요. 근데 한국에 이게 없어요. (음악은) 전공을 안 해도 평생 옆에 있는 거예요. 그 기회를 많은 친구들이 받았으면 좋겠어요.]
드보르작의 유모레스크든 탱고나 재즈든 동반자가 누구여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추구하는 데뷔 10년 차, 대니 구, 이번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오랜 동료들과 함께 홈이란 이름으로 음악 축제의 막을 올립니다.
YTN 이광연입니다.
영상기자 : 이현오
화면출처 : 대니구 인스타그램
YTN 이광연 (ky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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