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박석원 앵커, 조예진 앵커
■ 출연 : 김민경 기상·재난 전문기자
[앵커]
오늘도 중부는 비, 남부는 폭염입니다.
장마철인데도 경남은 가뭄을 걱정할 만큼 날씨가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엇갈렸는지, 또, 장마 종료는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김민경 기상·재난 전문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오늘은 비가 다소 약한 것 같은데, 이제 지난주 같은 강한 비는 당분간 끝난 걸까요?
[기자]
네, 오늘 새벽에도 충남 아산에는 시간당 62mm, 경기 안성에는 56mm의 강한 비가 쏟아졌습니다.
한때 곳곳에 호우경보도 내려졌는데요.
다행히 비구름이 북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지금은 호우특보가 모두 해제됐고, 빗줄기도 시간당 5mm 미만으로 많이 약해졌습니다.
지난주처럼 시간당 70~80mm에 달하는 극한 호우 가능성은 당분간 적은 상태인데요.
내일 새벽부터 오전 사이 중부를 중심으로 비가 다시 다소 강해지겠지만, 시간당 20~30mm 수준으로 예상되고, 많은 곳도 80mm 안팎에 그칠 전망입니다.
[앵커]
같은 장마인데도 지역별 강수량 차이가 상당히 크더라고요.
왜 그런 건가요?
[기자]
네, 가장 큰 이유는 정체전선의 비구름 폭이 매우 좁기 때문입니다.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 찬 공기의 힘이 조금만 달라져도 비구름은 수십 km씩 남북으로 움직이는데요.
그래서 비구름이 지난 곳에는 물 폭탄이 쏟아지지만, 조금만 벗어나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습니다.
여기에 작은 규모의 저기압까지 잇따라 발달하면서 비구름이 더 국지적으로 강해졌고, 지역별 강수량 차이는 더욱 벌어졌습니다.
장마가 시작된 뒤 어제까지의 누적 강수량을 보면 차이가 더욱 뚜렷합니다.
이번 장마는 정체전선이 휴전선 부근을 중심으로 오르내리면서 북한과 경기 북부에 비가 집중됐는데요.
연천이 500mm가 넘는 비를 기록한 반면, 파란색으로 보이는 경남 곳곳은 지난 20여 일 동안 내린 비를 모두 합쳐도 30mm가 채 되지 않습니다.
[앵커]
심지어 같은 지역 안에서도 강수량 차이가 극명하게 갈렸다고요?
[기자]
네, 대구가 특히 그렇습니다.
같은 대구 안에서도 누적 강수량 차이가 200mm 넘게 벌어졌는데요.
화면 보실까요?
군위 의흥면은 누적 강수량이 225mm를 넘었지만, 대구 공식 관측소가 있는 동구 효목동은 14.7mm, 그러니까 15mm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또 수성구 지산동에는 올해 가장 강한 시간당 89mm의 극한 호우가 쏟아지면서 사상 첫 재난성 호우 긴급재난문자까지 발송됐는데요.
같은 도시 안에서도 비구름이 어디를 지나갔느냐에 따라 강수량이 극명하게 갈린 겁니다.
[앵커]
반대로 경남은 장마철인데도 가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번 장마는 비가 중부에 집중되면서 경남은 장맛비를 거의 받지 못했는데요.
지난해 강릉이 극심한 가뭄 피해를 겪었다면 올해는 경남입니다.
화면 다시 보시죠.
기상 관측자료, 특히 강수량을 바탕으로 가뭄 정도를 나타낸 기상 가뭄지수인데요.
파란색은 '약한 가뭄' 지역으로, 경남 대부분과 경북, 호남 일부가 해당 되고요.
경남 일부는 노란색의 '보통 가뭄' 수준까지 올라 있습니다.
댐 저수율도 지난해보다 크게 낮습니다.
운문댐은 지난해 72.8%에서 올해 28.9%로 떨어져 '심각' 단계이고, 밀양댐은 '주의', 안동댐도 '관심' 단계입니다.
장맛비가 비껴가면서 경남의 가뭄 해갈은 당분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앵커]
이번 장마에서 나타난 또 다른 위험도 살펴보겠습니다.
강한 비와 함께 낙뢰도 잇따랐는데, 어느 정도였나요?
[기자]
네, 강한 비가 내릴 때마다 천둥·번개도 함께 나타났는데요.
적란운 안에서는 얼음 알갱이와 물방울이 계속 부딪히면서 전기가 쌓입니다.
겨울철 문고리를 만질 때 따끔하고 정전기가 튀는 것과 비슷한 원리인데요.
이렇게 쌓인 전기가 구름과 땅 사이에서 한꺼번에 방전되는 것이 바로 낙뢰입니다.
지난 17일부터 사흘 동안 전국에서는 3,500여 차례의 낙뢰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3분의 2가 대구·경북에 집중됐는데요.
특히 경북 의성에서는 하루 동안 643차례의 낙뢰가 관측될 정도로 낙뢰가 집중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장마, 슬슬 종료 조짐이 보인다고요?
[기자]
네, 중기예보를 보면 다음 주부터는 비가 없는 구간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세력을 넓히면서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이 큰데요.
다만 아직 고기압이 완전히 안정된 형태는 아닙니다.
일본 부근으로는 세력이 다소 약한 데다 열대 요란이 발생하거나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 고기압 가장자리가 흔들리면서 비가 다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남부는 장마가 먼저 끝났지만, 중부는 정체전선이 오래 머물면서 장마가 한 달 가까이 더 이어졌는데요.
결국, 올해 장마 종료 여부도 북태평양고기압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세력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앵커]
장마가 끝나면 극한 호우 걱정은 좀 덜어도 되는 걸까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장마가 끝난 뒤에 극한 호우가 더 자주 나타나는 모습인데요.
지난해 시간당 100mm 이상의 극한 호우가 모두 15차례 발생했는데, 장마철에 해당하는 경우는 4차례뿐이었습니다.
나머지 대부분은 8월과 9월에 발생했고,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2022년 8월 수도권 집중호우도 장마가 끝난 뒤였습니다.
여름철에는 대기 자체가 불안정해 강한 소나기성 비구름이 쉽게 발달하고요.
또 북태평양고기압의 세기가 다시 약해지면, 북쪽으로 올라갔던 정체전선이 남하해 우리나라 부근에 다시 걸치게 됩니다.
이른바 '2차 장마' 또는 '가을장마'가 나타나는 건데요.
이때도 장마철 못지않은 집중호우가 쏟아질 수 있는 만큼, 장마 종료 소식이 들리더라도 극한 호우 가능성은 계속 염두에 두셔야겠습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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