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특수한 전세제도는 그동안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왔습니다. 월세보다 주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세를 통해 많은 이들이 내집 마련을 위한 목돈을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최근에는 전세가 임대인의 주택 구입을 위한 수단으로 더 많이 부각되는 모습입니다. 적은 자본금으로 높은 비용의 주택을 매수하기 위해 임차인의 전세금을 활용하는 '갭 투자'가 보편화됐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이런 '갭 투자'는 내집을 마련하거나 자산을 증식하는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최근과 같은 가격 하락기에는 전세 만기 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위험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른바 '역전세' 현상입니다.
YTN 탐사보고서 기록 제작진은 지난 두 달 동안 '역전세'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거나 돌려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임대인과 임차인들을 만났습니다.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위한 공간인 집이 오히려 불행과 분쟁의 공간이 되어버린 이들을 통해 부동산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봤습니다. 또 최근 전세사기와 역전세 등으로 전세제도의 신뢰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의 미래는 어떠해야 할지 고민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