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오동건 앵커
■ 출연 :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더뉴스]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아시안컵 성과를 평가하는 전력강화위원회에 이어 오늘은 축구협회 긴급 임원회의가 열렸습니다. '클린스만 감독 논란'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정몽규 축구협회장도 참석했는데요. 아시안컵 졸전 원인을 선수단 탓으로 돌렸던 클린스만 감독, 결국 경질이 됐습니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와 관련 내용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몇 분 전이었습니다. 관련 내용을 저희가 생중계를 해드렸는데 경질이 됐습니다. 예상했던 결과였죠?
[최동호]
예상했던 결과였었죠. 왜냐하면 가장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경질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까지 몰려왔죠. 그러니까 축구협회 또 정몽규 회장의 선택이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국민 여론에 밀려서 경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과정 속에서 기자들의 후속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속시원한 대답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그렇다면 우선 첫 번째는 이제 앞으로 저희가 계속 보도하기에는 돈 문제가 있다는 거였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변호사랑 상의를 하겠다. 무슨 얘기인가요?
[최동호]
그러니까 계약기간 내에 경질했기 때문에 잔여연봉 지급에 대한 의무가 대한축구협회에 있는 게 사실이죠. 변호사와 상의해 보겠다는 얘기는 잔여 연봉으로 지급해야 될 액수를 줄여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되겠죠. 그래서 만약에 클린스만 감독에게 경질에 대한 귀책사유를 물을 수 있는 사유를 찾아낸다고 하면 잔여연봉 지급 액수를 줄이려고 노력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쉽게 끝나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명확한 규정 적용이 어렵기 때문에 클린스만 감독도 법적인 대응에 나선다고 한다면 길고 긴 소모적인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고요. 또 하나 중요한 얘기는 정몽규 회장이 잔여연봉 지급과 관련해서 본인이 재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얘기를 꺼냈거든요. 이 얘기는 내가 부담하게 된다면 내가 부담하겠다. 이 정도의 뜻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앞으로는 계약을 할 때 생각도 못 했겠죠. 한국에 없는 부분들, 그냥 이렇게 계속 자리는 비우는 부분들에 대해서 계약서에 들어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위약금 얘기를 해봤고요.
정몽규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나오다 보니까 우리 이경재 기자도 물어봤던 것 같습니다, YTN 기자인데. 연임에 대한 얘기, 혹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은 아니야, 이런 추측들도 있었는데 이것과 관련해서는 대답이 대답이 두루뭉술해서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무슨 얘기인가요?
[최동호]
연임과 관련해서 두루뭉술하게 답변을 했죠. 이 얘기의 속뜻은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되겠죠. 그리고 내년 1월에 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있는데 선거를 앞두고 또 이번에 책임론에서 슬쩍 회피하는 답변이었다고 보고요.
이 얘기는 분명히 말씀드리면 축구협회 회장에서 물러날 생각은 없다라고 우리가 받아들여도 되겠죠. 또 한 가지 책임론과 관련해서 이번 아시안컵과 관련해서 국민께 실망 드린 점은 죄송하다, 사과를 하면서 대책을 세우겠다라고 얘기했고요. 그리고 클린스만 감독 선임과 관련된 것들은 본인의 잘못이다라고 클린스만 감독 선임 관련돼서도 사과의 답변을 했습니다.
[앵커]
본인 책임이라는 얘기는 분명히.
[최동호]
본인의 책임이지만 책임을 어떻게 지겠다는 내용은 없다고 봐야 되겠죠.
[앵커]
지금 어쨌든 우리 대표팀 서포터가 붉은악마잖아요. 붉은악마가 정몽규 회장 이하 지도부 전원 사퇴하라는 성명서까지 나온 상황이에요. 지금 정몽규 회장 자체는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그 외에 밑에 있는 지도부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최동호]
지도부들이 정몽규 회장이 물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지도부가 만약에 물러난다고 한다면 정몽규 회장에게 또 다른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죠. 자신은 자리를 지키고 임원들만 책임을 뒤집어썼다라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겠는데, 한 가지 전력강화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면서 현 마이크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은 물러나는 것으로, 사임하는 것으로 앞서 답변에서도 그렇게 얘기했거든요.
전력강화위원장은 새로 선임하겠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는 임원들도 추후에 물러날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요. 이렇게 되면 정몽규 회장 본인만 부하직원들을 물러나게 하면서 책임을 회피했다는 비난도 피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될 거라고 봅니다.
[앵커]
책임소재에 대해서는 조금 더 왜 책임을 져야 되는지를 짚어보고 물어보면 좋을 것 같아서. 그렇다면 왜 클린스만 감독이 문제였는지를 다시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술이 없는 것도 전술이 없는 것이고, 그리고 문제는 감정적으로도 잘 못했던 문제에 대해서 선수 탓을 했어요. 선수를 관리하는 것도 감독의 책임 아닙니까?
[최동호]
그렇죠. 그런 역할을 하라고 감독이 있는 거죠.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경험을 통해서 가장 못난 감독의 사례 딱 한 가지를 몇 번 말씀드렸는데 패배의 책임을 선수들에게 돌리는 감독이 가장 못난 감독입니다. 왜냐하면 그 선수들 데리고 훈련하고 연습을 해서 이길 수 있게 하도록 역할이 본인에게 주어진 거거든요.
그런데 본인 스스로 내가 내 역할을 다 못했다는 것을 선수 탓으로 돌리는 게 이게 말도 안 되는 무책임한 얘기죠. 그리고 스포츠에서 선수나 팀에게는 항상 다음 기회, 내일이 있거든요. 내일을 위해서는 사령탑인 감독이 내 책임이야. 너희들은 최선을 다했어, 부끄러운 게 없고 다시 한 번 뛰자. 항상 동기부여와 새로운 기회를 부여해 줘야 되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감독이 이 모든 것들을 책임지고 간다는 것이 있어야 리더십이 발휘되는데 너희들이 못났다라고 얘기하는 건 참 감독 스스로 해야 될 얘기는 아니죠.
[앵커]
그렇죠.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기도 한데 그럼 전술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클린스만을 평가할 때 그래도 동기부여는 잘하는, 선수관리는 잘하는이라는 변명 같은 게 붙었었는데 지금 아니라는 것들이 나왔고 그러면 전술, 오늘 오전에 저도 관련해서 기자 인터뷰를 하면서 전술 관련해서 현장에서 카타르에 있는 선수들이나 전문가들이 왜 대한민국 전술이 옛날 축구 같아, 이런 얘기를 들었대요. 전술도 많이 분석을 해보셨을 텐데 이 전술에 이름을 붙일 수 있나요?
[최동호]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이요? 이걸 경기 내용은 스포츠는 분명하죠. TV 중계를 통해서 우리가 다 똑같이 보고 있으니까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 하면 본인이 얘기한 대로 첫 번째 하나 확실한 것, 본인이 추구했다는 것. 공격축구죠. 그리고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를 보고 그래도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시는 분들이 하는 얘기가 개념적인 얘기, 선수 개개인의 기술과 체력을 바탕으로 한 창의성을 추구하는 축구라고 하는데 뚜렷이 개념적으로 와닿는 건 없어요.
그런데 전술이라고 하는 것을 가장 쉽게 요약적으로 풀어서 말씀드리면 훈련을 통해서 우리가 약속된 플레이거든요. 패턴플레이라고 얘기하죠. 그러니까 왼쪽에서 돌파하고 난 다음에 선수를 확인하지 않더라도 약속된 바에 의해서 중앙이나 오른쪽 측면에 우리 선수가 있을 거다. 그리로 보지도 않고 패스를 하면 거기에 선수가 있어서 받아서 슛을 쏘는 그런 약속된 플레이거든요.
이것을 우리 멤버들이 가장 장기로 갖고 있는 기술을 극대화할 수 있는 패턴이나 약속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그게 측면 스피드 손흥민 선수의 골 결정력, 그리고 이강인 선수의 택배 크로스, 황인범 선수의 2선에서의 킬패스, 이게 짜임새 있게 약속된 플레이로 나와야 되는데 그런 게 없었다는 거죠. 패스미스가 많았고.
[앵커]
이해가 안 가는 게, 그러면 이런 걸 하라고 전력강화위원회가 있는 거 아닌가요? 감독이 하는 것을 보면 전술 같은 것들이 문제가 있다. 전혀 대응이 안 되고 있다. 그러면 어느 정도 가서 이런 전략들을 바꿔야 되고 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최동호]
일종의 전력강화위원회는 자문의 역할인데. 예를 들어서 아시안컵에 돌입을 해서 한 경기, 한 경기 끝날 때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감독에게 조언의 형식이 될 수 있겠지만 그러나 일종의 지시나 간섭이 된다고 한다면 또 다른 논쟁이 불거질 수도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평가전을 치르는 건데 평가전 할 때마다 평가보고서를 해서 감독에게 여러 가지 도움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조언들을 해 주는데. 그것들을 받아들이는 것도 역시 감독의 능력이었고요.
역대 대표팀 감독 중에서는 특히 외국인 감독들은 한국인 코치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던 경우도 많이 있고요. 전력강화위원회의 조언을 다 받아들이지 않았던 경우도 사실은 많이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선수 얘기로 들어가야 할 텐데, 손흥민, 이강인 선수 몸싸움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언쟁인지 아니면 신체적인 접촉이 있었는지 보도에 따라 다른 상황인데면 축구협회의 대응, 지금 얘기를 들어보면 조사하겠다. 그리고 이것과 관련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들겠다. 이 정도입니다. 글쎄요, 이게 어떻게 한다는 것이 어쨌든 모든 화살이 선수에게 쏠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과연 봉합할 수 있는 걸까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최동호]
축구협회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봉합이 가능할 수도 있겠고. 봉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내부에서 불신의 싹이 계속 싹틀 수도 있겠죠.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보는데. 그런데 아까 정몽규 회장의 인터뷰 내용을 들어보면 철저하게 진상을 파악해서 징계를 하겠다는 의지는 엿보이지 않죠. 일단은 이해하고 넘어가는 측면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앵커]
오랫동안 같이.
[최동호]
단체생활을 하다 보면 일어날 수 있는 얘기다라고 했는데요. 일부분은 저도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선수간의 갈등은 이번 대표팀뿐만 아니라 2002년 월드컵 이후 대표팀에도 늘 선수 간의 갈등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가 어느 정도냐 이게 중요할 뿐이죠. 이런 면으로 봤을 때 이번에는 일부 보도대로 주먹질까지 있었다는 점에서 심각한 정도의 갈등인데.
이 갈등을 예를 들어서 이강인 선수가 변호사를 통해서 입장을 표명했는데 앞으로 상황에 따라서 법적인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는 시사점이죠. 그리고 만약에 축구협회가 일단 법률이나 규정, 그리고 징계 이런 식으로 우선적으로 대처한다고 한다면 선수들 간의 갈등이 형식적으로는 국민들에게 수습되는 국면으로 보여지지만 이런 규정이나 징계, 법 먼저의 인식은 선수들 간의 마음에 쌓인 앙금을 진짜로 풀어내고 진짜 원팀이 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거든요.
제 생각은 선수들은 이강인 선수나 손흥민 선수나 진정한 원팀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 치유와 회복이 돼야 된다고 봅니다. 둘 다 상처를 받았거든요. 자존심을 살려주면서 서로 잘못을 사과할 수 있게 대화로 풀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배 축구인들. 축구선수들 간에 소통이 가능한 가까운 지인들, 자신의 행동들을 되돌아보고 서로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먼저 돼서 형식적이고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사과나 화합을 먼저 보여주려고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진정하게 마음으로 서로 소통하고 서로 간 잘못을 인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실질적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떠오르는 선배들이 몇 명 있죠. 어쨌든 빅리그에서 정말 축구스타로서 있었던 우리 선수들이 많이 있으니까. 떠오르는 선수들이 있는데.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그러면 또 한 가지 궁금한 것은 뭐냐 하면 말씀하신 것처럼 2002년도 그렇고 안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니까 워낙 개성 있고 스타들이니까 충돌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밖으로 새어나왔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다른 선수들도 인터뷰를 해보면 그거 이해를 못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이게 어떻게 밖으로 전해진 것인지 이것도 상당히 관심인 거죠.
[최동호]
그게 심각하다는 얘기고요. 그러니까 어느 대표팀이나 선수들 간에 갈등은 있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번에는 극단적인 행동으로 표출됐기 때문에 심각한 건데, 더 심각하게 느끼는 것은 그 자리에 선수들끼리만 있었던 게 아니라 감독도 있었는데 이런 행동이 표출됐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심각하다는 건데 이것은 선수들의 후일담이 나오는 얘기로 갈등의 조짐은 이미 있었다고 대부분 다 얘기하고 있잖아요. 그런 것은 갈등의 조짐이 싹틀 때 감독, 코치가 선수단 전체 통솔이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우선은 예를 들면 대부분의 감독은 팀을 맡았을 때 가장 먼저 신경 쓰는 것, 물론 기술이나 패턴, 전술도 있겠지만 선수단 하나의 원팀으로 만들기 위한 단합을 가장 우선시해서. 예를 들면 형님 리더십이다, 같이 사우나도 하고 식사도 같이 하고 때때로 카톡도 하고 수시로 연락을 하고, 각자만의 비법이 있거든요.
이런 식의 통솔이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코칭스태프. 특히 클린스만 감독의 책임이 크다라는 말씀을 드릴 수 있겠고요. 또 하나는 뭐냐 하면 보통은 이걸 무슨 세대 간의 인식의 차, 무슨 이강인 선수를 두고 MZ세대의 특징, 이런 얘기를 하는데 MZ세대건 AB세대건 신세대건 무슨 세대건 간에 따끔하게 혼날 때는 혼나야지 됩니다.
그러니까 대표팀에는 옛날 같은 강압적인 군대식의 상명하복은 아니더라도 대표팀은 대표팀만의 규율이 있고 저마다 다 스타이고 저마다 다 공 잘 차는 사람을 대표팀으로 묶어놨는데 거기에 주장을 세우는 의미는 뭡니까? 감독이나 코칭스태프가 개입이나 간섭하기 이전에 선수들끼리 최소한의 규율이나 질서를 만들어서 선배는 챙겨주고 후배는 따라주고 하는 일종의 그런 문화가 대표팀에 내려오는 게 있거든요.
이거는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라는 것도 선수들은 몰랐을 리는 없거든요. 그런 것을 깨는 선수가 있다고 한다면 그런 규율을 깨고 나서가 아니라 깰 만한 조짐이 나왔을 때 누군가가 때로는 안 되는 것은 안 돼, 따끔하게 혼낼 수 있는 그런 권위나 리더십이 발휘됐어야 되는데 지금까지는 마치 실력이나 유명세, 어느 팀에서 뛰느냐, 이것들이 보이지 않게 계급화돼서 선수들 간에 신분을 나누는, 그룹이 지게 하는 이렇게 돼왔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보죠.
[앵커]
국내파, 해외파가 충돌했다 이런 설도 있는데. 그건 혹시 취재하시면서, 그간 보시면서 이런 경우도 있었나요?
[최동호]
그 얘기는 국내파와 해외파가 그룹으로 나눠져 있다. 이 얘기는 2002년 때부터 계속 반복되어서 나왔던 얘기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면 이해가 가기도 해요. 왜냐하면 대표팀이 24명에서 26명 정도의 축구선수들이 다 모여있어요. 그런데 축구선수뿐만 아니라 제가 소속된 단체에서 20명 넘게 있다 보면 저하고 말이 잘 통하는 사람, 그리고 하다못해 음식 선호도가 같은 사람들끼리 나눠져서 더 많은 얘기를 하게 되거든요.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끼리의 관심사가 다를 수 있고 뭔가 궁금하거나 물어보거나 유효한 얘기를 나누는 정보가 다를 수가 있기 때문에 따로따로 어울리게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팀이라는 전체 환경에서 본다면 당장 내가 궁금하거나 얘기 나누고 싶은 것들은 먼저 말 통하는 사람과 얘기 나눌 수 있지만 전체 팀원의 한 명으로서 다른 사람들과도 멤버십을 유지하는 최소한의 규칙은 있다는 얘기죠. 싫어도 얘기를 나눠야 되고 싫어도 훈련 같이 해야 되는 이런 최소한의 규율은 있고. 이것을 주장이나 코칭스태프가 이끌어내야 된다는 겁니다.
[앵커]
축구협회가 원래 취재가 잘 되는 곳입니까? 연락하면 바로 바로 답 오고.
[최동호]
2002년이나 2010년 이전까지 거기 계셨던 분들이 하는 말씀 중의 하나가 축구협회가 국회보다 출입기자가 이런 대형 이벤트가 있을 때 더 많은 곳이다라고 말씀을 하시면서 어려움을 호소한 적이 있었거든요. 이 얘기를 뒤집어서 얘기를 해보면 뭐냐 하면 그만큼 우리는 보안에 철저히 신경을 쓰고 있다. 방어하기 위해서 그 얘기도 되는 것이죠.
[앵커]
그런데 영국에서 더선이면 축구팬들은 알 겁니다. 이거 별로 그렇게 중요한 정보를 다루는 뉴스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더선에서 나왔을 때 축구협회가 바로 몇 분 만에 인정을 했어요.
[최동호]
그런데 그 얘기는 더선의 보도와 관련해서 의문스러운 점은 딱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그건 뭐냐 하면 더선의 그 기자가 한국 축구에 관심을 가질 리는 없죠. 한국 축구를 알 리도 없고요. 그 기사를 썼다는 것은 분명히 한국 축구 관계자로부터 제보를 받아서 쓸 수밖에 없는 기사입니다. 취재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면 누가 제보했을까가 가장 궁금한데 그 보도가 맨 처음에 떴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건 선수들끼리 있는 공간에서 벌어진 사건이 아니고 공개된 자리에서 보는 눈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에 어설프게 은폐하고 부인하다가는 더 크게 당한다.
빨리 인정하는 게 나은 사안이다라고 저는 생각을 했거든요. 축구협회의 설명도 그와 같기 때문에 동의를 했고요. 그런데 그다음에 어떤 비난의 화살을 정몽규 회장이나 클린스만 감독으로부터 선수들에게 돌리기 위한, 그러니까 이슈 전환용, 국면 전환용으로 언론플레이를 한 거라는 지적도 있는데 그것도 제가 동의하기는 어려운 게, 이강인, 손흥민 선수의 충돌이 이슈가 되더라도 결국에는 선수단 관리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고. 선수단 관리 문제가 더 큰 범위에서는 감독이나 협회 차원의 문제이거든요. 그래서 이슈 전환이 될까? 그렇게 단순할까? 그런 의문도 드는 게 사실이죠.
[앵커]
이 상황이 더 의문스러운 것은 더선의 보도에서 너무 구체적으로 얘기가 나왔어요. 멱살을 잡았는데 이강인 선수가 주먹을 날렸다 이런 식으로 나오는 부분들이고요. 그 후에 후속취재들도 각자 취재를 하면서 주먹을 날렸는데 피했다, 맞았다, 여러 얘기가 섞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강인 선수 측은 그건 사실이 아니다, 여기까지 얘기한 거죠. 혹시 관련해서 그 당시 상황에서 취재된 게 있습니까?
[최동호]
거기에 대해서도 두 명 이상의 관계자들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조금씩 뉘앙스는 달라요. 그게 무슨 얘기냐 하면 생각을 해보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멱살을 잡은 것까지는 다 공통적입니다. 그리고 팔이 나갔다는 것도 공통적이에요.
[앵커]
누구 팔인 거예요?
[최동호]
이강인 선수의 팔이 나갔다는 것도 공통적인데. 그런데 엉겨붙는 그런 상황에서 두 선수의 왼쪽에서 본 사람의 시선, 오른쪽에서 본 사람의 시선, 그리고 뒤쪽에서 본 사람의 시선이나 감정에 따라서 이 팔을 올린 게 팔을 방어하려고 올렸다, 아니면 어떤 사람은 주먹질을 하려고 나간 거다, 이렇게 똑같은 상황이지만 위치에 따라서 자신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고 달라진 판단에 따라서 어떤 데는 주먹질로 나오고 어떤 데는 팔을 방어하려고 들었을 뿐이다, 이렇게 나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리고 또 축구협회의 대응에 대한 지적 중의 하나로 한 시간마다 중계방송하듯이 이게 나갔다, 추가적인 팩트가 확인돼서 보도를 키웠다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축구협회가 이거를 먼저 나서서 확인해 주고 싶지는 않았겠죠. 그러나 보는 눈이 너무 많아서 이건 숨기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물어보는 질문에만 소극적으로 대답할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1차 보도가 나가면 언론계의 저널리즘의 특성상 1차 보도가 나오면 2차 보도가 다른 기자가 팩트를 보도하면 전화가 가죠. 전화를 추가로 한 사람은 1차 보도와 똑같은 기사를 안 쓰려고 하죠. 똑같은 사안이라도 표현을 달리해서 내가 조금 늦었지만 새로운 것 하나를 더 추가했다는 것을 보여줘야 되니까요.
그러다 보니까 표현도 달라지는 거고 또 다른 질문, 또 다른 질문을 나중에 전화해서 축구협회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관계자가 소극적이지만 물어보는 것에 대답을 하지 않을 수가 없고, 이렇게 취재가 이루어지다 보니까 조금씩 뉘앙스가 달라지게 되는 보도가 나오게 된 거죠.
[앵커]
진체적인 접촉이 있었던 것은 틀림없는 것으로 보이고요. 어쨌든 이게 마녀사냥식으로 여론이 형성되면 안 되고. 왜냐하면 미래로 가야 되는 거잖아요. 과거에 있었던 일이고, 계속 문제들에 집중하면 과거에 어땠고 걔가 그랬다, 인성을... 이런 식으로 가면 마녀사냥식으로 가는 것이고. 그게 아니라 앞으로 축구대표팀이 잘되기 위해서 이 선수들이 어떻게 해야 되느냐에 집중해야 되는데 미래를 봤을 때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선배들이 나서야 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제는 감독 쪽으로 옮겨가 보겠습니다.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되고 난 다음에는 많은 사람들의 추측이 국내 감독이 될 것이다. 그것도 지금 올해 이동을 했던 국내 프로축구 감독들도 얘기가 되는 것으로 보이고 우승한 감독 얘기도 나오는 것으로 보이는데 누가 될 거라고 예상하세요?
[최동호]
지금 예상은 섣부르다고 보죠. 누구다. 예를 들면 국내 감독이다, 해외 감독이라고 특정하는 것도 저는 어리석다고 보거든요. 감독을 특정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독 선임의 조건입니다. 우리는 어떤 축구를 하겠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이런 축구를 하겠다라는 지향점과 비전을 먼저 설정하고 난 다음에 누가 그 가치 지향을 가장 그라운드에서 구현해낼 수 있는가. 누가 그 능력자인가를 보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믿음이 가고 신뢰가 가는 플랜과 경험을 갖고 있는 감독이 외국인이든 국내 감독이든 그건 중요치 않다고 보거든요. 그리고 가장 능력자인 감독은 예를 들면 감독마다 다 스타일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공격 우선, 수비 우선, 포백, 스리백 있는데. 있는데 내가 포백으로 재미를 많이 본 감독이고 성공한 감독이다.
그래서 내가 감독으로 축구대표팀을 맡게 됐을 때 와서 포백을 강요하는 감독은 제가 봤을 때는 무능력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포백이든 4-2-3-1이든 4-3-3이든 3-5-2든 포메이션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현 대표팀의 구성원들을을 보고 구성원의 장점을 각자 다 살릴 수 있는 포메이션을 구성원을 보고 결정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나는 포백의 신봉자야, 나는 스리백의 신봉자야, 나는 3-5-2의 신봉자야. 이걸 와서 덮어씌우려고 하는 감독도 하수라고 보는 거죠.
[앵커]
모르시는 분들 계시니까 4-2-3-1이 밑에서부터 전형입니다. 수비수, 그다음에 미드필더, 공격을 해서 올라가는 것인데. 다 아시겠죠?
[최동호]
우리 국민들이 웬만하면 축구 전문가고 돼서.
[앵커]
아시아에서는 우리가 강팀이라서 어떤 전술 같은 것들이 점유하는 형태가 돼야 된다면 월드컵에 나가면 우리가 약팀이기 때문에 역습을 노리고 이런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지금 얘기로 나오는 것이 이름을 얘기하지 않았지만 그런 측면에서 홍명보 울산감독 얘기도 나오고 김기동 감독 얘기도 나오고 있는 것 같고요. 최용수 감독 수비 전술 유명하기 때문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동호]
일단은 지금은 국내 감독도 이름이 먼저 나올 수밖에 없죠. 왜냐하면 지금 감독대행 체제, 임시 감독으로 후임 감독이 선임될 때까지는 임시 감독이 팀을 맡아야 되잖아요. 그런데 외국인 감독이 임시 감독으로 올 리는 없잖아요. 후임 감독 선임될 때까지 우리 국내 감독이 맡아야 되는데 저는 오히려 잘됐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 선수들의 실력이야 다 인정하는 바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대표팀 내부의 갈등을 조정해서 하나의 팀으로 화합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죠. 이럴 때는 대표팀의 선배이자 감독이지만 우리 대표팀의 축구 선배인 국내 감독이 먼저 와서 선수들과 다 면담하고 얘기하고 마음으로 서로 통할 수 있게. 사실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어요.
손흥민 선수나 이강인 선수가 몸싸움까지 갔든 탁구든 뭐든 간에 이런 원인을 우리가 얘기해 보면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잖아요. 죽기 살기의 문제도 아니고 자존심의 문제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예의의 문제이기도 한데 누구 한 사람 먼저 사과하고 손을 내밀면 해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역할을,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런 면에서 보면 지금 당장은 후임 감독 오기 전까지 국내 감독이 맡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앵커]
전술도 전술이지만 일단 봉합이 중요한 상황이고요. 그리고 지금 파주 스포츠센터가 계약이 끝나고 나서 우리 선수들이 훈련할 공간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게 말이 되는 건지 궁금하고 이 공백 상태를 어떻게 메꿔야 됩니까?
[최동호]
그게 와전된 면이 있거든요.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을 대비해서 선수들을 소집했을 때 겨울이었어요. 아랍에미리트 전지훈련을 앞두고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선수들을 일단 소집을 해서 숙박은 호텔에서 하되 지금 날씨가 춥고 겨울이니, 그리고 조금 있으면 곧 전지훈련을 따뜻한 곳으로 가니까 지금은 웨이트 위주랑 실내에서 운동을 먼저 하자. 그리고 공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하는 실전훈련은 전지훈련 가서 하자, 그런 플랜이 있었던 거고요.
비슷한 예로 지난해 평가전 할 때도 숙박시설은 호텔로 잡고 그때는 날씨가 춥지 않았기 때문에 그라운드 훈련은 목동 주경기장에서 했었거든요. 이번에는 날씨가 추웠기 때문에 실외 훈련은 자제한 것으로 볼 수도 있죠.
[앵커]
마지막으로 후배들한테 한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축구대표팀 후배들, 또 축구 관계자들에게 또 평론가로서 오랫동안 취재해 왔던 경력자로서.
[최동호]
그보다도 지금 우리 선수들은 우리가 아시안컵전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역대 최강의 전력인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 선수들을 기분 좋게 자신의 모든 것을 그라운드에서 쏟아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축구팬이고 축구협회거든요. 특히 축구팬들에게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게, 이승우 선수는 국가대표팀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승우 선수 SNS에 가서 탁구 선수로 전환해라, 댓글 폭탄이 쏟아졌다고 하는데 우리 선수들 때로는 질책하고 때로는 응원을 해야 되는데 이유 있는 질책, 근거 있는 비판은 선수들도 진지하게 받아들이거든요. 그런다고 근거 없는 감정적인 비난만 막 쏟아내는 것은 뛰고 싶은 선수들의 의욕조차도 꺾게 만드는 독약이죠.
[앵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최동호]
고맙습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