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나라 국회에 '길고양이 급식소'가 생긴다고?

2016.12.13 오후 03:20

우리나라 국회에 길고양이를 위한 급식소와 집이 설치된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팅커벨프로젝트(대표 황동열)는 내일(14일), 나비야사랑해(대표 유주연), 따뜻한엄마고양이(대표 고형숙)등 단체와 함께 국회 총 4곳에 길고양이 겨우나기 집과 급식소를 설치한다고 전했습니다.



(▲보좌관의 아이디어로 '정당' 이름을 갖게 된 길고양이들)

사연은 지난 9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차가 많이 다니는 지하주차장에 길고양이들이 있어 이 아이들을 구해줬으면 한다"고 동물보호단체에 요청했습니다. 팅커벨프로젝트 등 세 단체는 지하주차장에 있던 길고양이 세 마리를 포획해 치료에 나섰습니다.

국회 보좌관들은 국회에서 구조된 고양이 세 마리에게 각각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의 이름을 따 누리, 민주, 국민이라는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2개월 동안이나 치료를 받은 '민주'-출처 반포동 치료멍멍동물병원)

흰 고양이 '민주'는 구조 당시 교통사고를 당해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지만 병원의 배려로 무료로 수술을 받고 극적으로 살아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정의당 측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왜 '정의'는 없냐고 물었고, 보호단체 측에서는 "아직 원내교섭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농담으로 맞받아쳤다고 합니다.



(▲사이 좋은 국민이와 누리)

현재 흰 고양이 '민주'와 치즈 태비 '국민'은 입양처를 찾았으며, '누리'는 평생 함께할 가족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 구조가 끝이 아니었습니다. 평소 길고양이에 관심이 많았던 한정애 의원은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에게 "종종 보이는 다른 길고양이를 위해 무료 급식소를 만드는 게 어떻겠냐"고 건의했고, 마침내 정식으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에 고무된 동물보호단체들은 급식소 외에도 겨울을 날 수 있는 스티로폼 집도 함께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팅커벨프로젝트 황동열 대표는 YTN PLUS와의 통화에서 "대한민국 입법부의 상징인 국회에 길고양이를 위한 급식소가 설치됐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합니다.




강동구에는 공인 급식소가 있지만, 그 외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캣맘들이 고양이를 싫어하는 주민들과 갈등을 겪고 있으며, 심지어 폭행을 당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입니다.

황 대표는 "동물 보호단체들은 캣맘들이 안심하고 길고양이를 돌볼 수 있는 공인된 급식소가 생기기를 바라왔다"며 "대한민국 입법부의 상징인 국회에 급식소가 생긴다는 것은 파급력이 대단하고 앞으로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길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은 대부분 누군가가 애완용으로 키우다가 버린 아이들과 그 자손들입니다. 길고양이가 쓰레기를 뒤지고, 사람에게 해를 입힌다고 미워하기 전에 그들을 밖으로 내몬 사람들의 이기심을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요?

'국회와 공존하는 길고양이'를 계기로 약한 동물을 보호하고 품어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를 꿈꿔봅니다.

YTN PLUS 정윤주 모바일 PD
(younju@ytnplus.co.kr)

사진 제공: 팅커벨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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