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해대교가 녹슬고 있는 근본 원인은 다름 아닌 부실시공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이웃 일본과는 달리 해상 교량 설계 기준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던 것도 문제였습니다.
이어서 신현준 기자입니다.
[기자]
서해대교 교각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밀물과 썰물의 차이로 바닷물에 잠겼다 나왔다를 반복하는 '간만대' 입니다.
바닷물과 공기에 번갈아 노출되는 부분이라 더 쉽게 부식되기 때문에 방염 처리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철근을 둘러싼 콘크리트의 두께를 설계대로 6.8cm로 두껍게 시공했어야 하는데, 실제 두께는 4cm에 불과했습니다.
이렇다보니 콘크리트 속 철근이 바닷물의 염분에 더 쉽게 노출됐던 겁니다.
콘크리트 표면의 방염 처리도 부실해 뒤늦게 일본 제품으로 재시공을 해야 했습니다.
공사비 절감을 이유로 철근에는 아예 방염 처리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콘크리트를 뚫고 들어오는 염분의 침투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던 것입니다.
완공 5년 만에 교각에 균열이 생길 만큼 부식은 시간 문제였습니다.
반면, 부산의 광안대교는 간만대 부분을 포함한 철근 전체에 방염 처리를 해둔 덕분에 2003년 개통 이후 10년 넘게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도로공사는 서해대교 설계 당시 철근 관련 방염 처리 기준이 없어 전체 방염 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일본의 경우만 해도 철근 공법에 대한 규정들이 아주 상세하게 마련돼 있는데, 우리는 아직 전혀 준비가 없어서 염분 침투를 막을 수 있는 규정들을 정비해야 될 때가 아닌가..."
경기도와 충청도를 이으며 서해안 고속도로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서해대교.
6천억 원을 넘게 들여 만든 다리가 부실 시공 때문에 수명은 수명대로 줄어들고 국민 혈세 수십억 원이 보수비용으로 들어갔습니다.
YTN 신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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