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이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에 이어 노벨물리학상까지 이틀 연속 수상자를 배출하며 역대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21명이 됐습니다.
일본 과학계의 저력에 다시 한 번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한 우물을 파는 장인 정신과 국가 차원의 꾸준한 투자가 어우러지면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오무라 사토시 교수는 수상 소감을 밝히면서 품속에서 조그마한 비닐봉지를 꺼내 들었습니다.
흙 속의 미생물을 모으기 위해 평생 비닐봉지를 지니고 다녔으며 앞으로도 이런 자세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무라 사토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토양의 샘플을 곧바로 채취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습니다."
남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연구 분야에 매달려 한 우물을 파는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과 이를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노벨상 강국 일본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입니다.
여기에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투자가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2050년까지 노벨 과학상 수상자 30명을 배출한다는 목표 아래 자연과학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의 한해 연구개발비는 GDP 대비 2%인 1,700억 달러 규모로 우리나라의 3배가 넘습니다.
특히 소립자 물리학 분야에 역량을 집중시킨 게 큰 성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1949년 유카와 히데키가 중간자의 존재를 예상해 일본인 최초로 노벨상의 쾌거를 이룬 이후 올해 수상자인 가지타 교수까지 모두 7명의 수상자가 소립자 물리학 분야에서 배출됐습니다.
[가지타 다카아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물론 중성미자에 감사하고 싶습니다. 우주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젊은 과학자들이 꼭 참가하기를 바랍니다."
또 연구 거점이 어느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전국 곳곳에 골고루 퍼지게 한 점도 일본의 강점으로 꼽힙니다.
2002년 지방대학 출신의 평범한 기업 연구원인 다나카 고이치가 노벨 화학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노벨상 수상자가 도쿄대나 교토대 등 명문대학에 한정되지 않고 지방대에서도 속속 배출되고 있습니다.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오무라 교수와 물리학상 수상자인 가지타 교수도 지방대인 야마나시 대학과 사이타마 대학 출신입니다.
이와 함께 노벨상에 근접한 연구성과에 대해 민관이 하나가 돼 대대적인 해외홍보에 나서고 있는 점도 노벨상 강국 일본을 만드는 저력이 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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