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집먼지진드기나 바퀴벌레 등은 유충이 허물을 벗는 과정을 거쳐야 성충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허물을 벗지 못하면 벌레가 되지 못한다는 건데 국내 연구진이 이 원리를 밝혀내, 새로운 살충제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성규 기자입니다.
[기자]
요즘과 같은 환절기, 알레르기 비염의 주범인 집먼지진드기.
집먼지진드기나 바퀴벌레, 벼멸구 등 절지동물과 곤충은 성장 과정에서 허물을 벗습니다.
유충이 허물을 벗고 그 안에서 번데기가 되는 이른바 '탈피행동'입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개체는 죽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이 점에 주목했습니다.
탈피행동은 탈피전행동과 탈피행동 등의 단계로 나눠 진행되는데, 각각의 단계가 조절되는 원리를 규명한 겁니다.
핵심은 탈피행동을 일으키는 호르몬이 분비량에 따라 각 단계를 조절하는 데 있습니다.
이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해 초기에 양이 적으면 탈피 전 행동이 진행되고, 시간이 흘러 분비량이 많아지면 탈피행동이 진행됩니다.
[김도형, KAIST 생명과학과 박사(논문 제1저자)]
"탈피유도 호르몬이 처음에 적은 농도로 분비되는데 적은 농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첫 번째 신경세포들이 첫 번째 행동을 조절합니다. 그다음에 호르몬의 양이 많아지면 많아진 호르몬에 반응하는 두 번째 신경세포들이 반응하면서 두 번째 행동으로 전환됩니다."
이 탈피 과정을 억제하는 물질을 찾아낸다면, 새로운 개념의 해충 방제제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연구진은 전망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플로스 제네틱스(PLoS Genetics)'에 실렸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sklee9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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