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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화재 '어른보다 빠른 연기'...대피 가능할까 ?

2015.11.23 오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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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밀폐된 공간인 터널에서 화재가 난다면 유독가스 때문에 질식할 위험이 큰데요.


실제로 차량에 불이 붙으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번지는지 실험해봤습니다. 홍상희 기자입니다.

[기자]
터널 안에서의 화재가 위험한 가장 큰 이유, 유독가스 때문인데요. 좌우로 밀폐된 터널 안에서 차량에 불이 났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실험해 봤습니다.

3.5m 높이, 폭 8m의 모형 터널 안에서 차량 운전석에 불을 붙였습니다. 3분 만에 옆 차로 불이 옮겨붙었고, 곧이어 엔진과 타이어에서 폭발이 이어집니다. 이미 터널 안은 검은 유독가스 연기로 가득 차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질식을 일으키는 일산화탄소 양을 터널 입구에서 측정해 봤습니다. 262ppm으로 터널 내 허용 기준치 100ppm을 두 배 이상 넘어섰습니다.

[유용호 박사]
"양쪽 입구와 출구가 뚫려 있기는 하지만 종 방향으로 긴 터널 특성상 반 밀폐구조를 가진 것과 똑같은 현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산소공급량 부족으로 인해서 발열량은 작게 일어날 수 있지만, 일산화탄소 같은 질식성 가스 분출량이 훨씬 더 많아질 수 있고요."

터널에서 불이 났을 때 성인은 1초에 1m 정도를 대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닥에서 일어난 연기는 천장을 타고 올라가 1초에 1m에서 2m까지 더 빠르게 퍼져나갑니다.


때문에 유해 연기의 직격탄을 피하려면 적어도 터널 250m마다 피난연결통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국제적인 기준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기준을 강화한 2004년. 이전에 지어진 터널에는 피난연결통로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국토교통부의 도로 터널 방재시설 설치 지침을 보면 연기를 밖으로 배출해 주는 제트팬과 옥내소화전, 자동화재탐지기, CCTV 등 화재 진압에 필수적인 방재시설을 1,000m 이상 터널에만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전국에 1km 이상 터널은 353뿐! 우리나라 터널 1,400곳은 사실상 화재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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