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찬우, 프로바둑 기사
[앵커]
인간과 인공지능의 바둑 대결로 관심을 끌고 있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모레 열립니다. 내일은 공식 기자회견이 열리는데요. 4주에 1000년치를 공부할 수 있다는 알파고가 얼마나 실력이 늘었을지가 최대 관심사죠. 프로바둑 기사이자 바둑 프로그램 개발자인 김찬우 6단과 이번 대국 예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알파고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알파고의 기력을 두고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데. 사실 지난해 10월 판 후이하고 대국 이후 이번 대국이 처음이지 않습니까? 얼마나 실력이 늘었을까요?
[인터뷰]
지금 구글 쪽에서는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 안 하고 있거든요. 우리가 추측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동안 판 후이하고 둘 당시하고는 지금은 기력 차이가 많이 날 거다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기력 차이가 많이 날 것이다?
[인터뷰]
그당시보다 훨씬 세졌다고 봐야죠.
[앵커]
알파고, 이전에 인공지능과는 달리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하는데 이게 어떤 원리죠?
[인터뷰]
일단 컴퓨터가 혼자서 대국을 할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흑하고 백을 번갈아서 쭉 두게 되면. 그다음에 둔 바둑을 가지고서 분석을 할 수가 있습니다. 어느 시점에서 어느 쪽으로 확률이 높아지는 상황이 나오거든요.
그런 특정한 시점을 찾아가지고 그 시점에서 뒀던 수에 대해서 이 수는 문제가 있었다라고 평가를 할 수 있죠. 그렇게 되면 평가에 올라왔던 수들은 이제 인공지능에서 판단을 내리는데 쓰는 게 정책망인데 정책망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에 반영이 되는 거죠. 반영되면서 이 수는 안 좋은 수니까 후보에서 떨어지는 것이죠.
[앵커]
결국 과거 기보를 바탕으로 해서 계속 바둑을 두고 학습을 한다는 이야기인데 이게 거꾸로 이야기하자면 약점으로도 또 지적이 될 수도 있다고요?
[인터뷰]
지금 과거의 기보라는 게 KGS에서 있었던 바둑 16만판을 가지고 기본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좀 약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기는 있습니다. 어떤 부분이 있냐 하면 최신 기보나 이런 것들이 비중이 적기 때문에 알파고가 바둑을 두는 패턴을 보면 초반에 조금 느린 패턴을 보이고 있거든요.
예를 들면 현대 축구는 압박축구를 대개 많이 하는데 알파고 같은 경우는 두텁게 두면서 지역을 막는. 느슨한 형태의 포석을 짜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이세돌 9단이 잘 허점을 파고들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지난해 10월 판 후이와 대국 당시 알파고의 눈과 손 역할을 해 준 사람. 바로 이세돌 구단과 대결에서 알파고를 대신해 아자황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사람입니까?
[인터뷰]
아자황은 딥 마인드에 소속된 개발자고요. 그 개발자 중에서 가장 기력이 셉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저희한테 2점에서 3점 바둑 정도로 지금 알고 있고요. 일단 이게 알파고를 대신해서 대리 대국을 해 주려면 기력이 어느 정도 돼야만 정확하게 위치를 찾아서 놔줄 수 있어요. 그래서 아자황 씨가 알파고의 눈과 손 역할을 해 주고 있죠.
[앵커]
아자황이 알파고의 실전 연습을 하고 있다라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어느 정도로 가능성이 있는 겁니까?
[인터뷰]
제가 한 바둑 사이트에서 딥마인드라는 아이디로 두는 기보를 쭉 검토를 해 봤는데 거의 컴퓨터가 두는 습성을 거의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알파고일 거다라고 추측은 하는데 거기에서 차이가 있는 부분이 있어요.
어떤 부분이 있냐 하면 공식대국은 제한시간이 2시간이거든요. 시간이 상당히 길어요. 그러니까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제한시간이 되게 짧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알파고의 엔진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이게 알파고다라고 할 수 없죠. 그러니까 알파고의 막내동생뻘,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것이죠. [앵커] 실제 알파고라고 하더라도.
[인터뷰]
그렇죠. 실력은 다 보여주지 못한다고 할 수가 있죠.
[앵커]
지난해 10월과 비교할 때 기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도 할 수 없겠네요, 그렇다면?
[인터뷰]
사이트에서 둔 걸로 보이는 아이디는 지난해 10월보다 나아진 정도, 그렇게 보여지는데. 실제로 이세돌 9단과 대결할 알파고는 제대로 세팅이 돼서 나올 것이기 때문에 훨씬 더 셀 거라고 봐야 됩니다.
[앵커]
훨씬 더 셀 것이다?
[인터뷰]
왜냐하면 바둑은 실수 게임이거든요. 실수게임인데 이게 실수할 확률이 반 이하로 줄어들거든요. 실수할 확률이 극도로 낮아지기 때문에 그렇다라는 얘기는 그 자체가 실력이 세지는 거죠.
[앵커]
알파고, 인간이 1000년 동안 걸리는 학습량을 단 4주 만에 소화한다고 지금 알려져 있는데 학습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이렇게 실력도 비례하는 거라고 봐야 되는 것입니까?
[인터뷰]
그렇죠. 왜냐하면 어차피 알파고 같은 경우는 밸런스를 잡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거든요. 밸런스를 잡기 위해서는 계속된 강화학습을 통해서 자기가 실수했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을 고쳐나가야 됩니다. 그런 점에서 그 당시하고 지금하고 보면 균형을 잡으면서 국면을 이끌어가는 능력이 훨씬 더 향상됐다라고 보는 게 맞겠죠.
[앵커]
그래서 인지 인공지능 전문가에서는 알파고의 승리를 점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김찬우 6단께서도 바둑, 인공지능 두 분야 모두 전문가이신데 이번 세기의 대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인터뷰]
이 부분은 진짜 어려운 부분인데요. 이세돌 9단이 5:0으로 이길 것이다라고 본인이 얘기를 했잖아요. 그런데 그렇게까지 호락호락한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 제가 여러 가지 연구해 본 바로는. 그게 만약에 최정상급 기사들끼리 대국을 해도 5:0이 나올 수 있어요.
승부라는 게 백지장 1장 차이이기 때문에 5:0이 나올 수 있는데 똑같은 5:0라 하더라도 실력의 차이에 의한 5:0은 나오기 힘들 것이다. 아주 박빙의 승부가 될 수 있고 그렇게 된다고 한다면 이세돌 9단이 한두 판을 지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그렇게 보여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참 승리를 점치기에는 현재로써는 어렵겠군요.
[인터뷰]
그렇죠.
[앵커]
이번 대국 상금 100만 달러인데요. 우리 돈으로 12억원입니다. 대국당 승리수당은 별도로 지급이 된다고요?
[인터뷰]
저는 사실 이부분은 별로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고 있었는데 보니까 신문 보도나 이런 데서 여러 군데서 보도가 됐더라고요. 그래서 이기면 약간 기본적으로 주고 또 거기에다가 추가적으로 승리를 하면 보너스가 더 있다, 이렇게 해서 총상금이 100만불보다는 많다 이렇게 보도가 나가고 있는데 사실 그건 작은 부분이니까 중요한 건 아니죠.
[앵커]
이세돌 9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이길 수 있다라고 자신하고 있는데. 사람과 사람이 대결하면 표정을 통해서도 읽을 수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컴퓨터로 대결을 하면 그렇지 않잖아요.
[인터뷰]
이세돌 9단 같은 경우에 이창호 9단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최고의 기사 아닙니까? 이창호 기사 같은 경우 아주 전형적인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자기만의 대국을 두는 그런 기사입니다. 반면에 이세돌 구단 같은 경우에는 상대의 기품을 정확히 파악을 해서 거기에 맞춤식으로 대응을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 상대가 이 기사는 이런 스타일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공략을 하면 이게 이득을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되게중요하게 생각을 하는데 알파고 같은 경우는 정체가 정확히 드러나 있지 않기 때문에 1국에서 상당히 고전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인터뷰]
일단 상대에 대한 분석이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맞이하는 게 1국이라서요. 1국이 상당히 고전할 수 있는 게 있어요.
[앵커]
1국에서는 고전을 할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모레 세기의 대결이 열리는데요. 이번 세기의 대결 한번 지켜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김찬우 프로바둑기사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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