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모의 학대로 안타깝게 숨진 신원영 군 사건이 채 잊히기도 전에, 이번에는 5살 아이를 숨지게 한 계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 조사에서는 서랍장에서 떨어져 다쳤다며 태연히 거짓말까지 했는데요,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오산에 있는 다가구 주택입니다.
지난달 20일 오후, 이곳에 살던 5살 A 군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계부인 29살 신 모 씨가 밤샘 근무를 마친 뒤 잠을 청하려다 방해한다는 이유로 A 군을 다치게 한 겁니다.
신 씨는 조용히 있으라면서 A 군을 손으로 밀쳤는데 A 군은 창틀과 옷장에 부딪힌 뒤 바닥에 쓰러져 그대로 의식을 잃었습니다.
A 군은 두 차례나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열흘 만에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신 씨는 애초에 A 군이 서랍장에서 떨어져 다쳤다고 했지만, 여러 수상한 정황에 거짓말이 탄로 났습니다.
A 군의 뇌 두 군데에서 출혈이 발생하는 등 서랍장에서 떨어졌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 상태가 매우 심각했던 겁니다.
[박정현 /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외과 교수 : 한쪽 동공이 열릴 정도로 출혈량이 많았고, 양쪽에서 출혈이 있었다는 점으로 봤을 때 과연 그 서랍장에서 떨어졌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수술 끝나고 나왔을 때 친모는 수술방 앞에 없었고, 계부는 자고 있었고요.]
신 씨는 이후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심리적 압박을 견디다 못해 범행을 자백했습니다.
하지만 A 군의 친모는 범행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A 군 친모 : 몰랐어요. 기자들이 집에 찾아와서 알았어요. (남편이) 서랍장에서 떨어졌다고 했어요.]
A 군은 지난 1월에도 머리가 찢어져 병원 치료를 받았고, 시신에서는 멍 자국도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웃 주민들도 평소에 아이의 허름한 행색이나 싸우는 소리 등 이상한 낌새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웃 주민 : 겨울에 내복 차림으로 문밖에 나와서 서 있던 적이 있었어요. 소리 지르는 일 많이 있었고요. 욕하는 소리 하고….]
경찰은 신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학대가 있었는지와 친모가 범행에 가담했는지를 집중 조사할 방침입니다.
YTN 우철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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