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차 세계 대전 때 헤어졌던 연인이 70년 만에 다시 만나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영화 같은 사연이 공개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계훈희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빛바랜 사진 속 행복해 보이는 두 남녀,
이제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된 2차 세계 대전 참전 용사 로이 비커맨 씨와 노라 잭슨 씨의 1946년 약혼 당시 모습입니다.
하지만 영국 최강 육군 전투부대인 '블랙 워치'의 일원이었던 로이 씨가 전쟁터에서 총상을 입고 돌아오면서 둘 사이의 행복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견디지 못한 로이 씨가 약혼녀 노라 씨에게 결별을 선언한 겁니다.
[로이 비커맨 / 90살 : 당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심해서 약혼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노라와 헤어질 수밖에 없었어요.]
세월이 흘러 후회하던 로이 씨는 아내와 사별한 뒤 죽기 전에 꼭 사과하고 싶은 마음에 70년 만에 용기를 내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 노라 씨를 찾아달라고 사연을 보냈습니다.
그리워하던 옛 연인이 불과 3km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로이 씨는 꽃다발을 들고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남편과 사별한 채 홀로 살고 있던 노라 씨는 떨어져 있던 세월이 무색하게 로이 씨를 바로 알아보았습니다.
[노라 잭슨 / 89살 : 로이, 당신이군요.라고 말하고 키스했어요. 그리고 안아달라고 말했죠.]
이별할 때 되돌려 받았던 반지를 평생 간직하고 있던 로이 씨는 이 반지를 내밀며 프러포즈했고 노라 씨는 그 자리에서 승낙했습니다.
로맨스가 실종됐다는 요즘, 70년 긴 세월 동안 서로를 잊지 않고 간직해온 두 사람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YTN 계훈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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