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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알파고, 내가 재대결 신청하면 받아달라"

2016.05.17 오후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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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프로 9단 / 김동민, YTN 스포츠부장(아마 6단)


[앵커]
무슨 얘기가 나올지 참 흥미진진, 저도 궁금합니다. 이세돌 9단 초대했습니다. 만나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인터뷰]
반갑습니다.

[앵커]
인간대표로 싸우시느라고 수고하셨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앵커]
YTN의 스포츠부장이자 아마 6단인 김동민 기자도 함께 출연했습니다. 그동안 바쁘셨죠?

[인터뷰]
아닙니다. 쉴 시간도 충분했고 저번에 알파고 때 많이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덕분에 힘이 나서 요즘 성적도 좋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8전 8승입니까, 그 이후에? 생방송 출연을 그동안 잘 안 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마음을 먹으셨습니까?

[인터뷰]
제가 생방송 출연을 한두 번 한 적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파고 이후로는 처음이고요. YTN이 이번에 알파고뿐만 아니라 그 전에 바둑계의 뉴스를 많이 다뤄주셨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도 좀 많이 다뤄주시라고 부탁드리는 의미에서 나왔습니다.

[기자]
앞으로 기사 많이 쓰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YTN이 준바둑채널로 그동안 바둑을 많이 보도를 했죠. 앞으로도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바둑에 관심 갖는 분들이 워낙 더 많아졌고. 사실은 이세돌 9단도 그동안은 우리나라에서 바둑두는 분들 사이에는 모르는 사람은 없었지만 이제는 바둑 안 두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이 없고. 국민스타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도 이세돌 9단을 많이 아는 유명인사가 됐는데 일상에서 달라진 것도 있습니까?

[인터뷰]
특별한 것은 없고요.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니까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불편한 건 없나요? 길을 다니고 할 때?

[인터뷰]
일단 알파고 이후에 한 일주일 정도는 솔직히 약간 불편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너무 많이 알아봐주시기 때문에. 그런데 감사하면서도 불편한 것도 있었거든요. 근래에 적당한 수준으로 알아봐주시니까 감사하고 불편한 점은 없습니다.

[앵커]
사람들의 시선이나 알아봐주는 걸 즐기는 편인가요?

[인터뷰]
감사한 일이지, 싫어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집에서는 좀 대접이 달라졌습니까? 반찬도 좀 좋아졌다든지.

[인터뷰]
그걸 느끼려면 7월이 지나야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현재까지는 기러기생활을 하고 있어서 7월에 한국에 들어오면 그것을 조금 실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앵커]
아버님, 선친께서 바둑을 가르쳐주신 첫 스승이지 않습니까? 선친을 찾아뵀습니까, 묘소로?

[인터뷰]
아직 찾아가지 못했고요. 제 아내와 아이가 오면 시간이 되면 같이 내려가볼 생각입니다.

[앵커]
내려가시면 무슨 말씀을 제일 먼저 드리고 싶은가요?

[인터뷰]
글쎄요,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이 없고요. 어떤 말을 드린다기보다는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감정들을 느낄 것 같습니다. 예전에 1년에 한 번 내려갈까 말까 했거든요. 그래서 매번 내려갈 때마다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감정들을 많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특별할 것 같고요.

[앵커]
아마 대견해하시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둑계에서 궁금한 것들도 많습니다. 프로 기사들 몇 분한테 여쭤보니까 알파고 이후에 8번을 이겼는데 그러면 이세돌 국수 실력이 는 것 아니냐, 저는 아마추어니까 프로한테 물어보면 프로들은 그렇다는 대답이 훨씬 많거든요. 본인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인터뷰]
실력적으로 는다라는 것은... 물론 늘고 싶습니다. 저도 당연히 늘고 싶습니다마는 그 다섯 판. 물론 많은 것들을 던진 것은 사실입니다마는 그 다섯 판 때문에 늘었다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셨고 사랑해 주셨기 때문이 그것이 큰 힘이 돼서 성적이 나고 있지 않나 싶고요. 이걸 유지를 시켜야 되는데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 주십시오.

[앵커]
대국하신 이후에 한 얘기를 들어보니까 알파고가 정말 뛰어넘을 수 없는 정도의 고수였다면 내가 졌다는 생각이 들 텐데, 스스로 무너진 것 같다, 그리고 그 정도는 뛰어넘을 수 없는 수준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다시 한 번 붙어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인터뷰]
솔직히 그 당시 알파고라면 지금 붙으면 충분히 이긴다는 얘기는 못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승부는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는데요. 문제는 알파고는 멈춰져 있지 않습니다. 계속 진화하는 자가학습이 된, 또 프로그래머들이 뭔가를 한다든지 해서요. 지금 현재 자체로 진화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앵커]
그때보다 더 강해졌다?

[인터뷰]
그래서 재대결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크게 성적을 내고 또 최소한 한 판 이상 이길 수 있는 그런 자신감이 있어야 되는데 일단 성적을 내고 나서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기자]
크게 성적을 낸다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일단 8전 8승의 내용을 보면 스포츠에서 연승을 하더라도 누구한테 이겼느냐가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이긴 기사가 대부분 일류 기사들입니다.

김지석 9단, 원성진 9단, 박영훈 9단. 다 우승을 해도 아무렇지도 않은 그런 기사들을 상대로 연승을 거뒀기 때문에 평가가 실력이 늘었다고 평가를 받는 것이고 그러면 응씨배에서 우승을 하시면 확실하게 진보가 있었다라고 스스로 얘기할 수 있겠죠?

[인터뷰]
의미는 부여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전체 한 1년여 정도의 승률로, 중요대국 승률도 따져봐야 되겠습니다마는 전체 승률이 8할 정도는 나와 줘야 재대결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알파고도 실력이 많이 늘었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이세돌 9단도 실력이 급상승하고 있는 추세인 것 같은데 어떤가요, 알파고가 어디까지 실력이 늘까가 굉장히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게 인류 전체의 중요한 문제인데 알파고는 한계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제가 프로그래머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 설명을 못 해드리겠습니다만 대화 내용을 판단을 해 봤을 때는 신의 경지까지 오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 자체가 그렇게 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신까지는 아니겠지만 그에 준하는, 준한다고 하면 두세 집, 이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제가 신과 대국을 한다면 두 점에 아마 왔다갔다하지 않을까, 두 점 정도의 수준에서. 알파고는 두세 집, 그러니까 인간을 선 이상 잡을 수 없지만 선의 5개까지 잡을 수 있는 그런 실력까지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앵커]
사실은 이세돌 9단이 인류 바둑에서 최강자 중의 한 명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본인이 생각하는 인류 역사의 인간 바둑계의 최강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또 그 실력과 알파고의 실력을 비교하면 어떨 것 같습니까?

[인터뷰]
이게 참 어렵습니다. 누가 최강자였느냐. 시대가 다 다르고 실제로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다만 초반 포석이나 끝내기 부분, 여러 가지 백전, 이런 것들을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찾아왔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1인자가 최강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해 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바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중반전입니다.

초반, 중반, 후반 이렇게 돼 있습니다마는 중반전인데 중반전 능력이 과연 올라갔느냐, 이것은... 그렇게 판단하기가 어려워요. 여러 가지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나온 것들이 있지만 기본적인 능력 자체가 올라간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예전과 크게 차이는 없고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기자]
궁금한 게, 이제 지금 바둑판이 우리 스튜디오에 준비가 되어 있는데요. 저게 알파고 대국 때 저희 YTN에서 해설을 한 바둑판입니다. 그 바둑판이 있는데 기보를 몇 개만 놓고 질문을 한 가지만 드리겠습니다.

응씨배인데요. 흑을 잡으셨죠. 이세돌 9단이 흑을 잡으시고 이렇게 붙이고. 이렇게 놓으시고.

[인터뷰]
이것은 사실 바둑을 아시는 분들이면 사실 여기까지가 정석일 텐데요. 알파고가 사실 이것은 제가 둔 수가 아닙니다.

[기자]
이게 알파고가 2국 때 이 수를 뒀죠. 그때 해설진들이 얘기한 공통점은 저 수는 프로라면 다들 얘기를 했습니다. 이 알파고가 초반에 결정짓는 건 뒷맛을 없앤다. 이 수를 응씨배 8강 때도 뒀단 말이죠. 그런데 이 국수님이 두셨단 말이에요.

[인터뷰]
기본적으로 여기까지가 정석이라고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이 수는 잘 안 두는 게 이걸 뒀을 때는 굳이 이 교환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두지 않겠다는 거죠. 이제 제가 둔 수죠, 이것은. 알파고는 모양이 좀 다릅니다. 손을 뺐을 때는 충분히 둘 수 있는 수고.

[기자]
그러니까 이 수는 지금까지 둘 수 있는 수였는데 사실은 알파고가 처음 둔 것은 맞죠.

[인터뷰]
그렇죠. 그런데 이것은 인간으로서 여기에서 손을 뺀다는 것 자체가 원래 정석으로 정형화되어 있었고 그래서 이걸 바꾼다라고 하는 게 모험적인 측면이 강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것들을 감수하고 두기는 인간으로서는 부담이 되기 때문에 실제는 이렇게 계속 두어왔던 겁니다.

그런데 알파고는 인공지능이다 보니까 그런 것이 없죠. 그런 부담감이 없기 때문에 손을 뺀 것이고요.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면 문제가, 이건 바둑을 좀 아셔야 설명을 듣기가 편하신데 기본적으로 이 모양은 이렇게 침입을 하는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붙이고요, 위로 젖히고요. 위나 아래로 젖히면 되고요. 이렇게 되면 패물형이 나오죠. 알파고는 변수가 많은 것을 싫어합니다. 패라는 건 변수가 너무 커지기 때문에.

[기자]
그것을 싫어하는 장면을 우리가 확인을 했죠?

[인터뷰]
그렇죠. 자신이 계산을 하지 못하는 부분은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두는 것 자체가 알파고는 굉장히 부담이었을 것이다, 물론 부담감으로 표현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계산하기가 좀 난해했다.

[기자]
복기가 된다면 그걸 확인할 수 있을 텐데.

[인터뷰]
그래서 물어볼 수 있다면 아마 하겠지만 그런 부분에서 여기를 두고 손을 빼지 않았나.

[기자]
그렇다면 바둑을 약간 모르시는 분들은 그러면 이 국수님이 알파고가 둔 수에 대해서 수의 가치를 인정하는가 이렇게 질문을 할 수도 있어요.

[인터뷰]
확신을 가졌습니다. 저도 손 빼는 걸 생각을 안 한 게 아닙니다. 그것은 거의 프로기사라면 대부분이 한 번은 생각을 했을 겁니다. 그런데 모험이기 때문에 실제 두지를 못했는데. 알파고가 이렇게 두고 알파고의 기력을 높게 평가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둬도 이상한 게 전혀 없구나. 그런 확신을 줬다고 할 수 있겠죠.

[기자]
이것도 한 판의 바둑이 될 수 있다는 걸 알파고가 보여줬고 충분히 손을 빼기 위해서는 저 수도.

[인터뷰]
그렇습니다. 이건 손을 뺐을 때는 충분히 둘 수 있는 수죠.

[기자]
그렇군요. 자리로 다시 모시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알파고를 따라둔 건 아니다라는 말씀이지 않습니까? 자꾸 그렇게 우기셔서, 아니라는데.

[인터뷰]
따라둔 건 아니지만 확신을 둔 건 맞죠.

[앵커]
영감을 줬군요. 알파고와 둔 뒤에 승부에 대해서 흥미를 더 느끼게 된 것 같고 집중력이 높아진 것 같다고 주위에서 많이 평가를 하시는데 그게 맞습니까? 바둑이 더 재미있어졌습니까?

[인터뷰]
목표라는 측면에서 목표의식이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뭔가를 하고 싶다 그런 게 있어야 되는데 사실은 그런 점이 입단 초기나 이때와 비교해서 많이 상실돼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에 결승전에 중국의 커제 9단, 바둑 두시는 분들은 다 아실 것 같습니다. 커제 9단에 연달아 많이 패했죠. 준결승전, 결승전, 단체전 등등해서 많이 졌고.

[기자]
우리 바둑팬들이 싫어합니다.

[인터뷰]
그때도 그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내가 조금, 어린 후배 기사이고 또 중국 기사고 해서. 이렇게 져서 되나, 조금 집중을 더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은 이미 가지고 있었고요. 이번에 알파고를 두면서 그런 것들이 더욱더 뚜렷해지더라고요.

정말로 집중을 해야 되고 지금 여기에서 목표를 상실하고 여기서 뭔가 내려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더욱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확실하게 가졌던 것 같습니다. 알파고 대국에서.

[앵커]
승부에 강한 편이시죠?

[인터뷰]
그런 평가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래서 오히려 커제라는 존재, 알파고 해서 점점 더 강해지고 승부욕도 강해지고 그러는데 저는 궁금했던 게 스스로 압박감에 무너졌다고 했는데 승부욕도 강하고 잘 무너지지 않는 스타일이고. 웬만한 건 신경을 안 쓰는 스타일인 줄 알고 있었는데 어떤 것이 그렇게 이세돌을 압박했을까, 그게 뭐였습니까?

[인터뷰]
일단 알파고를 너무 몰랐습니다. 실력 자체를 굉장히 저평가를 했어요. 그래서 첫 판을 그 오판 덕택에 쉽게 패하고 또 2국도 초반부터 실수가 있었고요. 그런 상황에서 3국을 맞이했는데 여태껏 느껴보지 못했던 압박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이것을 지면 끝나는 거 아니겠습니까?

사실은, 일단. 그렇기 때문에 이건 어떻게든 이겨야 되는 것이 아닌가. 지금 1승 3패에서 그 한 판의 값어치를 높게 평가를 해 주십니다. 다행스러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 입장에서 그 당시에 인류 최초로 인공지능에게 진 기사입니다.

인류 최초로 한 판, 두 판 진 것도 아니고 세 판을. 그 승부에서, 그 시리즈에서 진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압박감이 좋지 않은 결과를 낳지 않았나 3국에서. 좋지 않은 내용으로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앵커]
차라리 3국까지 지고 나니까 마음이 가벼워지고 그게 그다음 승부에 영향을 주던가요?

[기자]
편안해 보였습니다.

[인터뷰]
그렇죠. 1국 졌고. 사실 2국이 아마 이번 시리즈의 승부를 좌지우지했을 겁니다. 2국에서 지는 순간은 힘든 상황이었고요. 3국을 지니까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조금 편안하게 둘 수 있었고요. 덧붙이자면 그런 상황에서조차 5국을 진 건 굉장히 아쉽게 생각합니다.

[기자]
거의 이길 수 있는...

[인터뷰]
출발도 굉장히 좋았고요.

[기자]
그런데 지금 커제 9단 얘기가 잠깐 나왔는데 커제 9단이 이세돌9단과 자기 상대 전적이 8승 2패니까 내가 알파고하고 붙으면 내가 이길 것이다라는 말을 했거든요. 좀 어려서 하는 얘기인가요?

[인터뷰]
그런데 제가 말씀드렸듯이 사실 그 당시에 알파고의 수준이라면 충분히 승부를 할 만합니다. 정확하게 알고 대비를 하고 있다면 충분히 승부를 하지 않을까. 왜냐하면 기력 자체만 놓고 따진다면 인간이 조금 앞서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되고요.

다만 알파고는 집중력이 무제한 아니겠습니까. 체력, 집중력 이런 것들이 무제한이기 때문에 그런 점, 심리적인 흔들림도 없고 이런 점 때문에 이긴다는 얘기는 못합니다.

[기자]
승부가 된다는 이 정도.

[인터뷰]
기력이 약간 위이지 않을까 하기 때문에 승부가 된다 정도죠.

[기자]
그런데 끝나면 이 국수께서 그때 박정환 9단이 붙으면 붙으면 알파고를 승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를 하셨고 박정환 9단이 커제 9단하고 그 이후에 두 번을 뒀는데 두 번 다 이겼습니다.

[인터뷰]
그 얘기를 한 건 아니고요. 5국 한 판을 놓고 따졌을 때 초반 출발도 너무 좋았고 혹시 제가 아닌 박정환 9단이 뒀다면 그것을 그대로 지켜내고 승리하지 않았을까 하는 얘기를 한 겁니다. 전체적인 얘기를 한 게 아니고요. 5국만 놓고 따졌을 때.

[앵커]
아까 AI 변호사가 나왔다는 얘기를 했는데요. 실제 취업을 했습니다. 뉴욕 로펌에. 조금 있으면 인공지능 앵커도 나올 거고요. 인공지능 기자도 나올 거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저희도 이제 대결을 해야 됩니다. 조금만 있으면. 인공지능이랑 대결할 때 뭘 제일 유의해야 됩니까?

[인터뷰]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계산능력 자체는 비교가 안 되거든요. 그래서 바둑에서도 그런 게 있지만 인간의 감각을 인공지능이 따라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런 점들을 최대한 부각을 시켜야 되는 것이 아닌가.

[앵커]
그런 대목을 느낀 부분이 있었습니까? 내 직관은 따라오지 못하는구나 하는 대목이 있었습니까?

[인터뷰]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있긴 있는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이라고 딱 특정짓기가 어려운 것이지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당연히 예상을 하고 저도 바둑 두면서 느꼈는데요.

구글딥마인드 데미스 하사비스 대표와 얘기를 한 걸 들어봤는데 인간의 직관을 데이터로 분석을 해서 70% 정도를 구현을 해 놓았답니다. 물론 굉장한 거죠. 그것도 대단한 겁니다마는 100과 70은 아주 큰 차이가 나지 않겠습니까.

그런 점으로 봤을 때 인공지능이 물론 계산이나 이런 것들이 너무 완벽하지만 그런 점은 따라올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을 완전 대체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아직은 조금 많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기자]
그런데 그 다섯 번의 바둑을 둘 때 승부와 관계없이 몰입하는 모습은 정말 행복해 보였거든요. 맞습니까?

[인터뷰]
3국을 제외하고, 3국은 사실 너무 심한 압박감, 그래서 즐긴다는 것은 전혀 하지 못했어요. 3국만 놓고 따진다면. 그런데 1, 2, 4, 5국은 정말 승패를 떠나서 굉장히 즐겁게 바둑을 두지 않았나.

[기자]
다른 데에서 볼 수 없는 표정이, 너무 재미있어 하고.

[인터뷰]
저는 잘 몰랐습니다. 바둑 시합을 하고 대국을 했기 때문에. 그러니까 그냥 바둑판이나 손이나 이렇게 나오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제 표정이 많이 나갔더라고요. 그런 것을 잘 모르고 사실 그렇게 했었는데 오히려 좋았던 것 같습니다. 표정까지 너무.

[기자]
사람만이 갖고 있는 거잖아요.

[앵커]
절대고독의 순간이 있었을 것 아닙니까? 특히 3국 때나, 내가 인간을 대표해서 하는데 지면 어떻게 하나. 그 순간에 제일 힘이 되는 위로가 되는 그런 것은 어떤 것이었나뇨?

[인터뷰]
역시 딸인 것 같습니다. 혜림이. 제가 3국을 지고 호텔방으로 들어갔는데 위로를 해 주더라고요. 괜찮아, 괜찮아. 쿨하게 너무 고맙고 참 사실 아버지로서는 미안했거든요. 가족들이 왔는데 캐나다에서 응원 온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너무 미안했습니다. 딸에게도 미안했고. 오히려 그렇게 위로를 해 주니까 너무 좋더라고요.

[앵커]
저도 혜림이 팬이 됐거든요. 혜림이가 아빠 괜찮아, 하면서 옆에서 그랬는데. 그때 뭐라고 했습니까? 딸한테.

[인터뷰]
큰 얘기는 안 했습니다. 같이 웃었고 같이 놀았죠. 같이 놀았고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때 순간을 떠나서 영원히 잊지 못할 것 아닙니까. 딸이 이렇게 했던 게 굉장히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혜림이도 바둑 좀 두나요?

[인터뷰]
아니요. 기본적인 단수라든지 이런 것들은 압니다. 이제 7살에 캐나다로 갔기 때문에 바둑을 가르칠 시간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이제 이번 7월에 한국에 오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가르치기에는 이미 늦었고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마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가르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금방 배우겠죠. 피는 못 속이니까.

[앵커]
이세돌 9단한테 바둑에서는 목표를 찾은 것 같은 그런 모습이 보이고요. 바둑 말고 인생 전체에서 내가 이건 좀 이뤄보고 싶다든지 그런 다른 목표나 꿈이나 그런 것도 있습니까?

[인터뷰]
사실 그것이 가장 큰 고민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둑이라는 것은 물론 계속 한 길로 가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만 저는 바둑 보급이나 후진양성 다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바둑 두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그 순간을 가장 행복해하는데 과연 마흔 넘어서 아무래도 전성기가 지나지 않겠습니까?

그럴 때 과연 후진양성이나 보급쪽으로 갈 것이냐. 사실은 그렇게 즐겁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선수로서 뭔가를 하고 싶은데 그게 안 되면 그러면 또 그게 보급이나 후진양성이 힘들다 싶으면 다른 길로 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제2의 인생을 살아가야 되는데 그러면 또 어디로 갈 것이냐. 그래서 아직은 좀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은 정말 천천히 생각해서 고민을 해야 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기자]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바둑입니다.

[앵커]
그런 것 같습니다.

[기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바둑 외에는 다른 것은...

[앵커]
저도 사실 그때 바둑에 대한 흥미를 느껴서 그 전에는 두는 길만 알았고 지금은 그때보다 조금 실력이 늘었거든요.

그래서 이게 바둑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인생이랑 많이 닮아 있고 결국 한 수 차이구나. 모든 싸움이 한 수에서 갈리더라고요. 그래서 이세돌 9단 같은 고수가 본 바둑은 뭘까, 바둑의 정의. 누구는 어떤 색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게 궁금했습니다.

[인터뷰]
글쎄요.

[기자]
이 질문은 많이 받으시죠?

[인터뷰]
그때와는 제가 얘기하는 것도 달라지고 생각 자체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사실 제가 바둑을 배울 때는, 지금은 스포츠가 됐는데 저는 스포츠로 배운 건 아니고요. 예술로 배웠고 둘이 함께 만들어가는 하나의 작품이다.

[앵커]
둘이 함께 만들어간다.

[인터뷰]
혼자서는 조금 한계가 있고 사실상 불가능한 얘기죠. 둘이 만들어가는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이렇게 배웠는데 사실 그 생각에는 아직도 크게 변화는 없습니다. 그런데 그거 하나로 바둑을 얘기를 한다는 건 어려운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여기에서도 그것을 어떻게 하나로 정의를 내리기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좋은 상대를 만나는 게 굉장히 중요하겠군요. 같이 만들어가는 예술이라면.

[인터뷰]
그렇습니다. 상대가 뭔가 해 주지 않는다면 좋은 작품이 나오기는 사실 어렵죠.

[앵커]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는 알파고는 좋은 예술을 만들어갈 만한 그런 상대였습니까? 인공지능이지만, 어떻습니까? 어떤 결핍된 게 있었습니까?

[인터뷰]
결핍된 건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기력 자체가 그렇게 높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웠거든요. 결핍된 건 있었지만 전체로 봤을 때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바둑적으로 봤을 때는 창의력, 창의적인 바둑 이런 얘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과연 그것이 무엇인가. 특히 바둑에 있어서 우리가 얘기했던 창의적인 바둑, 창의력 이런 것들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더라고요. 왜냐하면 분명히 알파고는 계산으로만 두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흔히 말하는 창의적인 수들이 많이 나왔거든요. 그것이 무엇인가.

[기자]
계산에 기반한.

[인터뷰]
그런 것들은 좀 그랬죠.

[기자]
사람냄새는 좀 안 나는 예술작품이었죠.

[앵커]
허사비스 있지 않습니까. 허사비스한테 재대결을 하자고 도전장 공개적으로 여기서 보내보시죠. 영상메시지로.

[인터뷰]
글쎄요, 제가 8할 이상 승률을 올리고 세계대회에서 조금 한두 개 우승을 하면 어느 정도 알파고에 대한 자신감도 있고 했을 때 과연 제가 재도전의 의사를 비쳤을 때는 꼭 받아주셨으면, 그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앵커]
공개도전장을 냈습니다. 박수로 한번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앵커]
허사비스 CEO님, 이세돌 9단이 오늘 생방송을 통해서 공개도전장을 냈습니다. 8할 이상 승률을 내고 응씨배라든가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하면 도전을 받아달라라고 했으니까 꼭 한번 보고 싶은 장면 아닙니까?

[기자]
네, 보고 싶습니다. 사람이 알파고를 알고 두는 바둑을 정말 보고 싶습니다.

[앵커]
그때는 너무 몰랐으니까 그것 때문에 압박감이었는데 이제는 알고 있으니까 또 많이 진화를 했고요. 어떤 점이 제일 달라질까요? 다음에 딱 대좌를 하게 된다면, 알파고와.

[인터뷰]
가장 기본적으로는 4국에서 오류가 일어났지 않습니까. 그런데 아마 재대결 때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런 일이 벌어진다고 하면 치명적이죠. 이번이 사실 처음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이렇게 넘어갔지만 재대결 때 아마 오류가 일어난다고 하면 구글 측에서 그런 일이 벌어질 것 같으면 아예 성사가 안 되겠죠. 성사가 된다고 하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고요.

또 말씀드렸듯이 좀 부족한 부분들이 좀 있습니다. 과연 기력적으로 인간보다 우위냐. 의문이 좀 있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도 아마 많이 발전했을 겁니다. 그래서 정말 재대결이 이루어진다고 하면 그런 부분까지 철저하게 준비를 해서 임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자]
그때 저는 볼 때 먼저 가르쳐야 된다고 하면 알파고한테 지는 법을 가르쳐야 될 것 같습니다. 질 때 아름답게 지지 못하는 것. 오류라고 표현을 하셨는데 사람으로 가끔씩 그렇게 바둑을 두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졌는데 우기는. 끝까지, 졌는데도 억지로 낸 수를 두고 꼼수를 두고 이렇게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걸 똑같이 했거든요.

[인터뷰]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죠. 왜냐하면 알파고는 승률이 2할 정도까지는 나와야 던지기 때문에. 2할 이하로 떨어져야 그는 두기 때문에 그 부분은 재대결이 된다고 해도 그 부분을 수정하기에는...

[기자]
멋지게 승부처를 만들어서 사람처럼 던지게 하는건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시는건가요?

[인터뷰]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세돌 9단이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성원받았고. 이길 때 눈물흘린 부분도 많아요. 눈물을 글썽글썽하셨죠.

[인터뷰]
너무 감사했습니다.

[앵커]
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혹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감사하다는 인사를 응원해 준 국민들한테 해 주세요.

[인터뷰]
이번에 알파고 때 많은 관심과 또 응원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고 또 이렇게 받아볼 자격이 있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정말 감사드리고요. 앞으로도 알파고처럼 대국이 또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습니 다마는 다른 대국, 바둑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앵커]
사실은 저희가 더 감사하죠. 우리를 대표해서 인공지능과 대결을 먼저 해 줬고 앞으로 벌어질 양상들에 시금석 같은 걸 보여줬고 꼭 그것이 서로 제로섬게임의 대결이 아니라 어떤 면에서 공존해야 되고 같이 발전해야 되고 그런 모델인데 그걸 먼저 보여준 아무도 안 걸어간 길을 걸어갔다는 점에서 정말 저는 한번 안아주고 싶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기자]
안아주십시오.

[앵커]
제가 인류 대표로 이세돌 9단을... 고생 많았습니다. 제가 한번 안아드리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오늘 정말 나와주셔서 감사하고요. 앞으로 더 정진하는 모습 그리고 다음 재대결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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