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은 앞으로 30년 안에 일본 남쪽 해구에서 규모 9의 지진이, 수도 도쿄에서는 규모 7의 직하지진이 일어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동일본대지진보다 더 피해가 클 것이라는 예고된 지진에 일본은 국민 한사람 한 사람부터 정부, 기업까지 나서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홍상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쿄의 오래된 주택단지, 메구로의 쓰야코 할머니 댁을 찾았습니다.
45년 동안 남편과 함께 도쿄에 살았지만, 지난 2011년 경험한 동일본대지진은 할머니도 처음으로 느껴 본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야마 쓰야코 : 이곳에서 큰 지진이라고 해야 3월 11일의 지진이었는데 그 이전까지는 그렇게 크게 지진을 느껴본 적은 없었어요.]
[기자 : 어떤 생각을 하셨어요?]
[야마 쓰야코 : 집이 무너지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죠.]
그 날 이후, 할머니가 준비한 대비책이 있습니다.
지진이 나면 가야 할 대피소 지도는 필수고요.
상황별 행동 요령도 틈틈이 읽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현관 앞에 놓여있는 저건 뭘까요?
바로 지진 가방입니다.
가방을 열어보니 우비와 손전등, 수건이 들어있습니다.
또 다른 가방엔 담요와 수건, 6년 동안 보존이 가능한 생수도 들어있습니다.
[야마 쓰야코 : 여러 가지 돈 같은 것도, 사용할 만큼의 돈도 넣어서 비치해 두었다가 가방만 가지고 피난하는 거죠.]
우리는 할머니가 할아버지와 함께 운영하는 스시 식당을 찾아 지진에 대한 일본인들의 생각을 더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오자키 마사유키 : 아무래도 이곳에 사는 이상 자신이 사는 곳과 같은 운명을 가지고 살 수밖에 없어요. 일본에 사는 이상 최종적으로 지진은 당연할 수밖에 없는 거죠.]
[기자 : 다른 곳으로 이주한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켄타로 미야지마 : 생각한 적 없어요.]
[아베 사토유 : 부산에 갈까요?]
지진은 운명이라 생각한다는 일본 사람들.
하지만 대비는 철저히 한다고 말합니다.
[오자키 아키코 : 한국은 어떤지 잘 모르지만, 일본은 3.11 대지진 이후 각 가정에 화재탐지기를 설치하는 것이 의무화되었어요.]
사람들은 방재 교육과 훈련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평소 훈련을 해둬야 큰 지진이 일어났을 때 생존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오자키 마사유키 : 아버지가 겪은 지진에 관해 제가 듣고 그 경험을 이어주는 거죠. 당연히 국가도 학교도 그러한 경험의 교훈을 알고 가르치는 거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나 혼자가 아니라 모두 같이 살아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이라고 강조합니다.
[야마 유지 :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여기 먹을 것들이 있고 하니까, 전기와 가스가 정지되고, 공원으로 이웃들이 피난해서 집에 돌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일어나면 여기에 있는 먹을 것들을 이웃들과 함께 나눌 것입니다. 3일 정도는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전 세계 지진의 10%가 일어나는 곳.
하루 평균 6번의 지진이 일어나고,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지진이 연간 2천 번 찾아오는 곳, 일본.
일본은 과연 어떤 방법으로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있을까요?
일본은 지진 관측 사상 최대인 리히터 규모 9.0.
고베 대지진보다 180배나 위력이 컸던,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기점으로 다시 원점에서 지진 대책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전국 2,000곳에 지진 관측기를 설치하고, 지진이 감지된 지 5초 안에 조기 경보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동일본대지진에 이은 쓰나미 피해와 후쿠시마 원전의 수소 폭발로 이어진 전무후무한 사고를 막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대비책을 세우고 있는 난카이 트라프 지역.
지난 2006년부터 이곳에 해저 지진 관측점을 설치해 지각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일본 시코쿠 남쪽 해저에서부터 태평양에 접한 시즈오카현 앞바다까지 750km에 걸쳐 있는 난카이 해구에서, 규모 8에서 9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본 정부의 지진조사추진본부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곳.
바로, 도쿄입니다.
도쿄 밑에서 규모 7 이상의 수도권 직하지진이 일어날 확률은 30년 내 70%.
사망자만 2만 3,000여명.
붕괴되거나 전소되는 건물은 61만 채.
피해액도 950조 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케다 마사야 / 일본 내각부 방재담당 정책총괄관 : 진도 7 이상 수도직하형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피해 분석해 봤는데요. 다수의 주택이 파손되고 화재가 발생하리라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건물의 내진화와 화재 브레이크의 설치를 통한 화재 대책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구마모토를 강타한 규모 7.3의 지진.
대형 유통업체인 이 회사는 구마모토에 대형텐트를 설치하고, 무상으로 생수와 주먹밥 등을 피난민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했습니다.
또 향후 대지진 발생 시 매장을 피난장소로 제공하고, 대형마트의 장점을 살려 생필품을 제공하는 동시에 약사 등의 전문가를 투입해 구조 활동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쿠리모토 사다유키 / 유통업체 홍보부: 당연히 기업으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떤 대응을 할 수 있을까를 평소부터 미리 생각해놓지 않으면 갑자기 재해가 발생한 경우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니까, 적절한 대비를 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되고 앞으로도 계획을 실행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규모 8에 맞춘 공공시설물 내진 설계율 100%.
2020년 주택 내진 비율 95% 목표.
지진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운행을 멈추는 전국의 지하철과 전철 시스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부터 기업, 지자체, 중앙정부까지 촘촘히 짜인 대비책으로 일본은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더 큰 재난에 맞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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