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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軍 헌혈, 과다 물품 요구 '갑의 횡포'

2016.09.22 오전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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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 간부가 장병 헌혈을 대가로 과도한 물품 지원을 요구한 사실이 YTN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또 일부 군 간부들은 마치 '리베이트'처럼 별도로 금품까지 챙긴 것으로 확인돼 군이 사실상 '매혈행위'를 했다는 비판도 면키 어렵게 됐습니다.

안윤학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4월 초, 육군 20사단 신병 교육대 측은 군 장병 헌혈을 대가로, 대한적십자사에 손전등 500개를 협찬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적십자사는 즉각 손전등 500개, 175만 원어치를 주문한 뒤, 부랴부랴 헌혈 차량까지 동원해 담당 군 간부에게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적십자사 내부 규정상, 헌혈 기념품엔 국민 건강보험료 일부도 투입되기 때문에, 낭비되지 않도록 헌혈자 개인에게 직접 전달하게 돼 있습니다.

이처럼 군 간부 한 명에게 기념품 수백 개를 모조리 넘긴 건 명백한 규정 위반입니다.

[적십자사 관계자 : 헌혈자 기념품은 통상적으로 관련 지침에 의해서 품목을 선정하고 관리하고 있는데, 아마 저희 직원들이 그 부분을 간과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실제 헌혈 참여 인원은 270여 명, 결국, 손전등 230개가량은 과잉 지원된 셈입니다.

더 큰 문제는 군의 무리한 '갑의 횡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적십자사는 장부조작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서류상으로 해당 부대에는 손전등 100개를 준 것으로 기록하고, 나머지 400개는 보험사나 각급 학교, 심지어 수도방위사령부 등 다른 군부대에 골고루 나눠준 것처럼 위조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적십자사 내부 감사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감사 사실을 통보받은 군은 과잉 지원을 받은 손전등 200여 개를 적십자사에 도로 반납해야 했습니다.

[적십자사 관계자 : 저희가 사건 인지 후에 감사팀과 직원이 군부대에 나간 지급 수량과 잔여분을 확인한 후에 바로 회수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헌혈량 가운데 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로 없어선 안 될 중요한 혈액원입니다.


하지만 군 장병들의 자발적 헌혈을 놓고 군 간부는 흥정하듯 '갑의 횡포'를 부리고 적십자사는 회계자료까지 조작했습니다.

사실상 돈을 주고 피를 사는 '매혈 행위'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안윤학[yhah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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