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핵노잼, 노답, 헐.
요즘 이런 말 한 번쯤은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최근 방송 매체 등에서 한글과 영어를 합성한 언어를 쓰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신조어 사용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박신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학생 : 친구 말에 공감할 때 '어 인정!' 이거랑 '너무'를 '넘나'로 바꿔서….]
[학생 : 많이 쓰죠. 약간 줄임말 같은 거…'꿀잼'(매우 재미있다) 이런 거랑 '인정!]
[학생 : '이거 레알(정말)?' 이런 거]
청소년들이 많이 쓰는 신조어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문장의 뜻을 압축한 것들이 많습니다.
'핵노잼'(핵+No+재미)은 핵폭탄급으로 매우 재미가 없음을 말하는 신조어입니다.
페이스북 메시지를 줄여 이르는 '페메', 그때그때 다르다는 의미의 영어 '케이스 바이 케이스' (case By Case)를 줄인 '케바케'.
답이 없다는 뜻의 '노답' (No+답)도 많이 쓰는 신조어입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 되고 SNS 등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늘면서 한글과 영어를 합성한 신조어들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이 신조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뭘까?
두 명 가운데 한 명 이상은 친구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쓴다고 했고 긴 문장을 적는 것이 귀찮아 쓰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또 재미있어서 쓰거나 유행에 뒤쳐질까봐 라는 응답도 있습니다.
신조어를 사용하는 계층이 청소년을 넘어서면서 취업난과 낮은 임금 등 시대적, 경제적 불안을 나타내는 말도 등장했습니다.
열정이라는 한글과 '페이'라는 영어가 더해진 열정페이.
지옥을 뜻하는 영어 단어 'Hell'과 '조선'의 합성어인 '헬조선'은 현실에 대한 불안과 절망을 표현하며 다양한 세대가 쓰는 신조어로 꼽힙니다.
문제는 신조어 남용이 세대 간 소통을 단절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한창 자라는 청소년들의 언어 습관에도 악영향이 우려됩니다.
[이창덕 / 경인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세대 간에 의사소통이 잘 안 되겠죠. 그런 문제점이 생기게 되고 신조들은 사전에 올라와 있지 않은 말을 쓰기 때문에 새로운 말을 만들어 내는 기능도 있지만, 기존에 있는 언어체계를 무너뜨리는 단점도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전문가들은 시대에 따라 언어가 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앞서 걱정하기보다는 우리말 사용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이해를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YTN 박신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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