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장 큰 돈줄인 삼성을 비롯해 SK, LG 등 주요 기업들이 탈퇴 입장을 밝히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당장 살림살이뿐 아니라 존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로 해체 요구 목소리도 높은데, 전경련은 전면 쇄신으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의견 수렴에 나섰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최민기 기자입니다.
[기자]
삼성·SK·LG 등 주요 그룹 3곳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를 선언한 다음 날!
전경련은 이승철 부회장 주재로 긴급 임원 회의를 여는 등 이 대기업들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정치권의 해체 압박에 이어 주요 회원사들까지 이탈 조짐을 보이면서 대책 마련에 나선 겁니다.
특히 전체 예산의 1/8가량을 내는 삼성이 손을 떼겠다고 밝히면서 전경련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이재용 / 삼성전자 부회장 : 제 입장에서 해체라는 말을 꺼내기가 자격이 없을 것 같고요. 저희는 (전경련을) 탈퇴하겠습니다.]
당장 내년 예산을 줄여야 하는 만큼 대규모 조직 개편 등은 불가피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직이 크게 축소될 전망입니다.
전경련 사업은 크게 국제경제협력과 사회협력 그리고 정책 대응으로 나뉘는데, 지금 위기의 진원지이자, 대관을 담당하는 사회협력 부분을 없앨 가능성이 큽니다.
대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제시한 미국 헤리티지재단처럼 재계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기 위해 정책 기능을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에서는 비슷한 성격의 대한상공회의소와 통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전경련은 내부 개혁에 무게중심을 두는 모양새입니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직 쇄신 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갈 길은 순탄치 않습니다.
[권영준 /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환골탈태, 당연히 발전적 해체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경제연구원 그리고 글로벌컨설팅 이런 기능 할 수 있는 기관으로 변화됐으면 합니다.]
정권의 모금창구로 전락한 전경련이 날로 거세지고 있는 해체 요구를 넘어 내부 체질 개선만으로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입니다.
YTN 최민기[choim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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