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경기도 수원에서 40대 남성이 길을 가던 여대생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갑작스럽게 봉변을 당한 여대생은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는데, 경찰은 어이없게도 가해 남성을 30분 만에 풀어줘 안일한 대응이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이경국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팔꿈치를 무차별적으로 휘두르던 남성이 급기야 편의점 냉동고의 문을 뜯어내 사정없이 내리칩니다.
지난 3일, 수원의 영화동에서 41살 이 모 씨가 기분이 나쁘다며 자신의 일행을 폭행하는 모습입니다.
[목격자 : 술 취해서 싸울 때 멱살 잡고 휘두르는 정도의 폭행이 아니었어요. 발로 걷어차고 주먹으로 내리치고….]
일행을 마구 때리던 이 씨는 갑자기 주변을 지나던 여대생에게 돌진했습니다.
분을 이기지 못해 물을 뿌리던 중 물에 맞은 여대생이 자신을 쳐다봤다는 이유였습니다.
이 씨에게 무려 10분 동안 얼굴을 맞은 여대생은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했습니다.
[김 모 씨 / 피해자 부모 : (딸이)그냥 말을 안 하더라고요.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얘가 무슨 잘못이 있어서 길을 지나가다가 맞아야 하나….]
사건이 벌어진 현장입니다.
아직도 이곳에는 폭행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이 씨를 붙잡아 인근 지구대로 끌고 갔지만, 30분 만에 풀어줬습니다.
만취 상태인 이 씨가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다며 구급차를 부르고 석방한 겁니다.
[경찰 관계자 :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데굴데굴 구르는…. 흔히 얘기하는 간질 환자가 보이는 것 같은 증세를 보였는데….]
하지만 이 씨는 입원도 하지 않은 채 2시간 만에 자신의 발로 병원을 나섰습니다.
이후 경찰은 사건 조사를 하겠다며 이 씨에게 두 번이나 출석을 요청했지만, 통화조차 못 하고 모두 무시당했습니다.
[노영희 / 변호사 : 갑자기 간질 발작을 일으켰단 이유로 (막연하게) 석방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피의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경찰로서는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은 논란이 일자 뒤늦게 이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해명했지만, 아무런 조치 없이 가해자를 풀어준 경찰의 안일한 대응에 피해자 측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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