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선거는 곧 '슬로건'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6·13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여야 모두 나름의 전략을 담은 슬로건을 하나씩 공개하고 있습니다.
슬로건에는 각 당이 처한 상황에 따라 자신감이 묻어 있기도 하고 절박함이 녹아 있기도 합니다.
이대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어디서 본 듯한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슬로건입니다.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대통령'이라는 지난 대선 때의 슬로건과 닮았습니다.
취임 1주년에도 80% 이상의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등에 업고 가려는 의도가 분명합니다.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9일) : 절절한 마음으로 이뤄낸 정권교체에 보답하기 위해서 또 응답하기 위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정을 책임진 청와대와 대통령은 나날이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다만 당이 치르는 선거인데 대통령만 보이고 당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슬로건에는 절박함이 담겨 있습니다.
이념 편향적이라며 민심과 동 떨어졌다는 비판이 당 안에서도 나오자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시겠습니까?'라는 두 번째 슬로건을 내놓았습니다.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 심판론에 초점을 맞춘 겁니다.
[홍준표 / 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9일) : (文 정부 기간) 청년 일자리 대란이 현실화되고 거기에는 실업이 넘쳐나고 중소기업 자영업이 몰락했습니다.]
남북 관계가 급진전 되면서 보수정당의 주무기였던 안보 이슈가 급격히 약해진 결과이기도 합니다.
제3당인 바른미래당은 당의 존재감만큼이나 슬로건을 정하는 데도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벨'을 1호 공약으로 내놓은 만큼 민생을 강조하는 슬로건을 조만간 내놓을 계획입니다.
민주평화당은 두 가지 화두를 던졌습니다.
개혁과 평화인데, DJ 정신을 계승하는 정당인 만큼 평화에 무게를 더 두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약자를 대변하는 진보정당의 가치를 부각시키는 데 집중했습니다.
나아가 오비이락, 즉 5번 정의당을 선택하면 비상하고 2번 한국당을 찍으면 추락한다는 점을 강조한 게 눈에 뜁니다.
슬로건을 보면 지방선거를 앞둔 각 당의 상황이 엿보입니다.
굳히기, 반전, 그리고 선방과 같은 각 당이 이루고자 하는 선거의 목표도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YTN 이대건[dg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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