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외 사이트에서 결제와 취소를 반복해 은행으로부터 수십억여 원을 챙긴 조직폭력배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은행이 결제 대금을 빼가기 전에 취소 금액을 먼저 입금해 준다는 점을 악용했는데, 빼돌린 돈으로 마약까지 하며 호화생활을 하다 결국 덜미를 잡혔습니다.
김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피스텔에 들이닥친 경찰이 남성을 추궁합니다.
[경찰 관계자 : 일단 CCTV부터 봐야겠어.]
체크카드를 이용해 신종 금융사기를 벌이다 적발된 33살 최 모 씨입니다.
최 씨는 체크카드를 이용해 해외 가상화폐 사이트에서 포인트 결제와 취소를 수십 번씩 반복했습니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이런 결제 기록을 정리해 한꺼번에 국내 은행에 보내줬는데, 은행에선 이 내용만 보고 결제 취소 금액을 먼저 되돌려줬습니다.
실제로 나가지도 않은 돈이 들어오자, 최 씨는 은행이 결제 대금을 요구하기 전에 서둘러 돈을 찾아 빼돌렸습니다.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만든 제도의 허점을 노린 겁니다.
[최진기 /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팀장 : 국내인들 보호를 위해서, 예를 들면 체크카드이다 보니 취소 금액이 입금되지 않으면 여행객들이 불편을 겪을 수가 있어서….]
조직 폭력배 출신인 최 씨는 일당까지 끌어모아 이런 금융사기를 벌였고 지난해부터 6개월간 모두 34억 원을 빼돌렸습니다.
이 돈으로 고급 외제 차를 사고 호화 생활을 이어오다 마약에까지 손을 뻗었습니다.
[최 모 씨 / 금융사기 피의자 : (숨긴 양이 얼마야?) 25g 정도]
경찰은 사기 등의 혐의로 최 씨를 포함해 세 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31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또 비슷한 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당국에 시스템 개선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YTN 김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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