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두 달 전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이 감전 사고로 숨진 대전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앞선 사고로 관리 감독 기관의 특별감독이 진행됐지만, 사업장 전반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이번 사고를 막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택배 트레일러 문을 닫고 있는 남성을 향해 다른 트레일러가 조금씩 다가옵니다.
결국, 이 남성은 트레일러 사이에 끼었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습니다.
숨진 남성은 택배 물품을 싣던 30대 하청업체 노동자였습니다.
해당 물류센터는 지난 8월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이 감전 사고로 숨진 곳으로 올해만 두 번째 사망 사고입니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사고 현장에 대해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현장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택배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은 상당히 위험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허서혁 /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산재예방지도과장 : 주로 야간에 작업이 이뤄지는데 조명도 어둡고 해서 기본적으로 신호수가 충분히 배치돼 유도를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은 안된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이 앞선 감전 사망 사고로 진행된 대전노동청 특별 감독에서 지적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대전노동청은 당시에 전기 설비 위주로 안전성 조사가 진행됐고, 노동자 작업 방법 등에 대한 위험성은 지적하지 않았다며 관련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김진일 /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정책국장 : 특별 관리 감독이 미봉책으로 사고가 일어난 지점만 이뤄지다 보니까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노동 환경 전반, 전국 270여 개 서브 터미널도 전반적으로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족은 허술했던 관리 감독과 노동자에 대한 미흡한 안전 조치에 분통을 터트립니다.
[박 모 씨 / 유족 : 빨리 조처를 했어야지…. 보고만 있느냐고요. 방관자로. 자기 아들이면 그렇게 했겠어요? 그게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앞으로라도 진짜 이런 억울한 죽음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고용노동부가 뒤늦게 전국 물류터미널에 대한 감독 실시 여부 논의에 들어갔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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