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희귀 철새인 '잿빛쇠찌르레기'가 제주에서 번식한 사실이 처음 확인됐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관찰이 과거 물꿩이나 붉은해오라기처럼 제주의 기후 온난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KCTV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도로 표지판에 난 작은 구멍 위로 작은 새가 날아왔습니다.
검은 꼬리에 깃 가장자리가 날개와 어깨깃은 흰색으로 뒤덮인 희귀 철새인 '잿빛쇠찌르레기'입니다
평균 몸길이가 18에서 20센티미터 정도로 중국 남부와 베트남 등에 주로 분포합니다.
국내에서는 봄과 가을철 제주와 서해와 남해안 섬 지역에서 드물게 발견됩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과 사단법인 제주 야생동물연구센터는 섬 지역 철새 현황 공동 조사를 하던 중, 잿빛쇠찌르레기가 아예 제주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아 번식한 사실을 국내 처음으로 확인했습니다.
[김은미 / 제주 야생동물연구센터 : 중국 남부 등 열대, 아열대에서 번식하는 종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제주도에서 번식에 성공하였습니다. 이러한 잿빛쇠찌르레기처럼 기후 변화와 관련된 종을 제주야생동물연구센터에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실제 약 3주간의 관찰 기간에 어미 새가 새끼에게 줄 먹이를 구하고 어린 새 4마리가 자라나 둥지를 떠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잿빛쇠찌르레기의 제주도 번식 확인이 조류의 번식지가 북상한 사례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잿빛쇠찌르레기의 번식지인 중국 남부 푸젠성에서 북동쪽으로 약 880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위도는 6도나 차이 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이번 관찰이 환경 변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로 보고 있습니다.
[허위행 / 국립생물자원 국가철새연구센터 : 열대, 아열대에서 분포하는 잿빛쇠찌르레기가 점점 관찰, 번식까지 분포지가 확장되는 과정에 있는 것은 아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될 현상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연구진은 제주에서 과거 물꿩이나 붉은해오라기, 붉은부리찌르레기 등 아열대와 열대지역에 사는 조류가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만큼 환경변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인 철새의 관측과 연구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KCTV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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