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극적인 야권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여전히 거리를 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박원순 옹호 발언'을 쏟아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이경국 기자입니다.
[기자]
4·7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 대한문 앞 대대적인 유세에 나섰습니다.
단일화 경쟁에서 패한 뒤 지원사격을 약속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동참했습니다.
앞서 단일화 과정에서 날 선 발언을 주고받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안 대표는 현장에서 만나 거리낌 없이 악수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안 대표가 연설을 시작하자, 갑자기 김 위원장이 자리를 뜨려 합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은 이내 유세차량에서 내려갔습니다.
국민의힘은 예정된 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앞서 김 위원장은 안 대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김종인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기자회견 전반적인 걸 훑어보면 (대선에 나온다는) 뉘앙스가 섞여 있는 것 같다…. 자기 나름대로 어떻게 이바지할 건가는 스스로 생각할 문제이지….]
김 위원장은 전날 방송에서도 안 대표가 정권교체에 지장을 초래할 것 같다고 말했고, 당 내외 중진들이 안 대표를 지지해 당이 이 꼴이 됐다는 발언까지 했습니다.
단일화 이후에도 해묵은 감정이 풀리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임 전 실장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옹호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입니다.
관련 발언을 삼가달라는 요청에도 임 전 실장은 연이틀 박 전 시장에 대한 헌사를 이어갔습니다.
[박영선 /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누구든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방해하는 그런 발언은 앞으로 조금 삼가시는 게 좋지 않을까….]
이낙연 상임 선거대책위원장까지 나서 박 후보의 생각을 존중해달라며 입단속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어느 선거나 상대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상대와 싸우기에도 버거운 상황에서 내부 불협화음이 노출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해당 후보에게 갈 수밖에 없습니다.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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