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진영 PD(이하 전진영)>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가 탄소중립을 약속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이에 걸맞는 기술 개발과 더불어 관련 인재를 양성하는 일 또한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에너지 인재 양성을 전문적으로 하게 될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이 내년 3월, 문을 열게 됩니다. 한국에너지공대의 윤의준 총장 전화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총장님 안녕하십니까?
◆ 윤의준 한국에너지공대 총장(이하 윤의준)> 네, 안녕하세요.
◇ 전진영> 내년 3월이 개교니까 7개월 정도 시간이 남았는데요, 한창 준비 중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 한국에너지공대가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오셨는지, 역사가 궁금합니다.
◆ 윤의준> 지난 3월 24일 한국에너지공대 설립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됐습니다. 저는 5월 13일 이사회를 통해 총장으로 선임됐고, 5월 21일 대학 설립등기가 마무리되면서 6월 1일 역사적인 캠퍼스 착공식을 가졌습니다. 캠퍼스는 교지 40만㎡, 교사 15만500㎡로 구성되며 최첨단 시설을 갖춘 스마트 캠퍼스 개념으로 제로(0) 에너지 및 친환경 기술을 도입해 건축할 계획입니다. 우선 내년 3월 개교를 위해 행정실, 강의실 등을 포함한 개교 핵심시설 5300㎡ 건립에 나서 2021년 말 임시사용승인을 목표로 차질 없이 공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본관동 3만㎡는 오는 8월 착공해 2024년 1월 준공할 계획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올해 10월 완공되는 한전 에너지신기술 연구소 중 일부(3300㎡)를 임대교사로 확보해 대학원 연구실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인력 확보의 경우, 우수한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뛰어난 교수진과 이들의 다채로운 연구 및 학내·외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직원 채용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학 내 에너지 특화 5개 연구소인 에너지인공지능(AI), 에너지신소재, 수소에너지, 차세대 그리드, 환경·기후기술 연구소의 소장을 글로벌 석학급 교수로 초빙을 마쳤습니다. 현재 약 27명의 교원 채용을 마쳤으며 7명의 교원과 채용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개교 전까지 50명의 교수를 초빙할 계획입니다. 또한 기획처, 연구처, 교무처, 학생처 등 대학 직원 19명 채용을 마쳤습니다. 8월말 기준으로 총 39명, 올해 말 까지 총 55명을 충원할 예정이며, 행정인력 고급화, 언어문화 장벽이 없는 캠퍼스를 위해 글로벌 역량을 갖춘 행정인력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 전진영> 카이스트나 포항공대처럼 공과가 특화된 대학은 있지만, 공과 중에 <에너지> 분야를 특화한 대학은 유례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너지공대가 지금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윤의준> 기후변화에 대응한 에너지전환으로 대변되는 세계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에너지 신산업은 국가 미래 먹거리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신기술 혁신이 절실하지만, 국내 연구 성과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특히 에너지기술 수준도 선도국 대비 최대 약 4년의 격차를 보이며 에너지 기술역량을 높이는 것이 절실합니다. 여기에 국내 학령인구는 줄어들고 있으나, 그린뉴딜·탄소중립 등 전 세계적인 에너지 산업 대전환기를 맞아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에너지 분야의 고급·핵심인재 양성은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교육혁신과 기존 대학에 대한 투자는 계속되고 있으나, 학과 중심의 학사운영과 지식전달 위주의 교육방식은 산업구조의 빠른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데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켄텍은 공학교육의 혁신으로 에너지 분야 특화, 학제 간 융합으로 혁신적 연구와 교육을 시도하는 작지만 강한 대학을 지향합니다. 미래 에너지 연구를 선도하는 글로벌 산학연 클러스터 대학으로서, 에너지 혁신 주체가 집적해 연구 성과와 자원을 개방·공유하는 ‘글로벌 에너지 연구와 창업의 허브이자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단순 취업형이 아닌 연구개발 및 창업 중심의 실전형 인재를 양성해 미래 에너지 분야 리더의 산실이 되는 것이 켄텍의 지향점입니다.
◇ 전진영> 켄텍의 5대 중점 연구 분야를 보면 에너지 특화 대학의 방향을 읽을 수 있는데,
이들 중점 연구 분야를 선정한 배경은?
◆ 윤의준>에너지 산업은 파급력이나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도가 크지만 난이도가 높고 융복합 특성으로 인해 연구 잠재력이 높은 5대 중점 영역을 선정하게 됐습니다. 기술 중요도, 정책 부합성, 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총 6개 항목을 선정한 후, 에너지 정책 기술전문가 20인을 대상으로 AHP 평가를 통해 에너지 AI, 에너지 신소 재, 수소에너지, 차세대 그리드, 환경·기후기술 분야를 최종 선정했습니다.
◇ 전진영> 한국에너지공대에서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몇 가지 분야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에너지와 신기술을 융합해 미래 전력망을 구현하는 <차세대 그리드>도 중요 연구 분야로 꼽았는데, 단어가 좀 생소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 내용인가요?
◆ 윤의준> 직류 그리드(DC Grid)기술은 대규모 해상풍력을 연계한 초고전압(Ultra High-Voltage)부터 DC 마이크로 그리드와 같은 저전압(Low-Voltage)까지 전력계통 전반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전력변환설비의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기존 교류 전력망은 점차 직류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직류 그리드 기술에 대한 필요성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전문가의 수요가 증가할 것입니다. 이렇게 날로 복잡해지는 그리드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그리드의 기능을 컴퓨터로 구현하여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디지털그리드(digital grid)혹은 피지털 그리드(Physital grid) 라고 표현할 수 있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 그리드 운영은 앞으로 차세대 그리드를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툴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날이 갈수록 전력 사용량은 늘어나고 기존의 다양한 기기들이 전기장치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에 고용량 전기를 다룰 수 있는 전력반도체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는 바, 차세대 그리드 전문가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 세대의 그리드를 담당하게 될 핵심인력이 될 것입니다.
◇ 전진영> 최근 글로벌 이슈 가운데 하나가 탄소중립 시대를 견인하는 수소에너지입니다. 수소에너지 연구의 현주소와 미래 파급효과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 윤의준> 탄소중립과 수소에너지 사회의 실현을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그린 청정 또는 그린 수소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또 수소의 경제성 확보를 위해 수소의 대량생산 및 공급 인프라의 구축이 절실한 상태여서 관련 R&D의 수요가 증대되고 있습니다. 탈탄소화의 핵심인 수소에너지경제에 대한 주요국의 관심은 매우 높아, 각국은 수소에너지경제 관련 기술개발에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 정부도 ‘40년까지 수소에너지경제의 선도국으로 발전한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전주기 수소기술개발 및 산업 육성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발된 수소에너지로의 전환은 향후 경제, 산업, 사회·문화적 큰 변화를 주도할 것이며,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 대학에서 배출한 이 분야의 전공자들은 향후, 새로운 에너지경제 시스템의 전환을 직접 이끌어 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 전진영> 지구 온난화와 환경문제로 결국 에너지 문제로 귀착될 수밖에 없는데, KENTECH의 에너지와 환경, 기후기술에 대한 연구 결과는 전 세계적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체적으로 연구할 분야를 소개한다면?
◆ 윤의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전략으로 이산화탄소의 자원화, 인공광합성, 바이오매스 전환 및 바이오연료 기술이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촉매, 전기화학, 광전환, 생물공정 기술들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원의 ‘환경·기후기술’ 연구 분야에서는 화학물질과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가 지구환경 시스템과 인류사회를 위협하는 요소들을 저감시키고, 궁극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공학적 해법들을 탐구하는 연구개발 및 교육에 중점을 두고 대학원 프로그램을 구성할 것입니다. 온실가스 배출에 의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저감/포집/자원화, 인공광합성, 바이오 연료, 인공 태양 등 탄소중립 기후변화대응기술 전반과 에너지/자원 사용·전환에 수반되는 제반 환경문제들의 근원적 해결을 목표로 하는 신소재/공정/융합기술 등을 통합적으로 다룰 것입니다.
◇ 전진영> 한 대학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내부적 교육도 중요하지만 다른 대학, 다른 연구소와의 교류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로벌 선도 대학 및 연구소와의 공동연구를 통한 R&D도 계획하고 계시다구요?
◆ 윤의준> 우선, 대외 R&D 시너지 창출 전략 방안을 설명하겠습니다. 타 대학, 연구소, 기업 등과 공동으로 개방형 연구실을 구축해 협업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겠습니다. 대학의 연구역량을 단기간에 끌어 올리고, 연구 성과를 홍보할 수 있도록 중점연구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선도프로젝트를 공동기획하고 수행할 계획입니다. 기업이 과제를 제안하고, 이를 우리 대학이 중심이 되어 대학, 연구소, 기업이 협동으로 연구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겠습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연구인력을 전임 대학교수로 임용하고, 인건비는 기업과 학교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방식의 산학일체교수 제도, 타 기관에 소속된 인사를 한시적 비전임 교원으로 임용하여 전임교원의 공동연구원 자격으로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겸직연구 제도를 검토하겠습니다. 수요기반 밀착 기업지원 체계 구축을 통해 기술, 시설, 인력 등 제공을 통해 기업이 겪는 애로사항 해결을 지원하겠습니다. 한국에너지공대가 중심이 되어 인근 대학, 공공연구소, 기업과 ‘상생발전협의체’를 구성해 동반성장을 위한 신규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각종 공동사업의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슈를 해결하겠습니다. Open Innovation 기반 구축을 위해 연구 성과 및 기술정보 DB를 구축, 공유하고, 해외 혁신 주체들과의 교류와 연구개발 성과를 국내외에 홍보하기 위해 국제학술대회도 공동개최하겠습니다. 해외 우수대학 및 우수연구소와 공동연구를 통해 이들 대학과 연구소의 성과인 우수기술을 적극 습득하고, 연구 성과의 확산 및 기술사업화 부문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전진영> 에너지 특화 분야의 연구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수 확보는 너무도 당연한 조건인데, 교수진 구성은 어떻게 이뤄집니까?
◆ 윤의준> 대학 내 에너지 특화 5개 연구소 소장을 글로벌 석학급 교수로 모셨습니다.
또 27명의 교원 채용을 완료하였으며, 개교 전까지 50명의 교수 초빙을 마칠 계획입니다. 우리 대학은 미래 에너지 교육·연구 혁신을 주도할 세계적 수준 교원 확보 및 육성, 외국인 우수교원 확보를 통해 글로벌 연구 경쟁력 확보, 가치창출 기반 교수지원체계 구축 등 미래 성장동력에 필요한 인적자원 확보를 기본 방향으로 교원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수준의 대학과 연구기관 그리고 산업체에서 경험을 쌓은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교원들을 초빙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 석학급 교수, 젊고 패기 있고, 유능한 교수를 초빙하는데 투자와 열의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 전진영> 궁극적으로 KENTECH이 목표로 하는 인재상은 어떤 게 있나요? 개교 초기 우수 학생 유치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는데, 이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요?
◆ 윤의준> 켄텍은 세계 유일의 에너지 분야 특화대학으로서 설립단계에서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 시대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인재 양성, 고등교육의 근본적 변화 등에 대한 요구가 반영된 혁신대학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타 대학과 차별화됩니다. 따라서 켄텍은 인재상을 ‘인류 공영을 위한 미래 에너지개발에 도전하는 탁월한 연구역량과 기업가 정신, 글로벌 시민의식을 갖춘 인재’로 정하고, 미래 에너지 기술개발과 창업에 도전하는 미래지향적 핵심역량인 ‘수학적 사고’와 ‘인문적 통찰’, ‘협업적 소통’을 키우는 교육을 추구합니다. 따라서 우리 대학에서 학생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며 자신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능동적이고 창의력을 갖춘 인재로 육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켄텍은 전통적 다학과 체제가 아닌 에너지공학 단일학부를 운영하여 학생이 전공 선택 없이 에너지 중점 연구분야 5개 트랙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정원의 90%를 수시로, 10%를 정시로 선발해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수시의 경우 1단계 서류평가(학생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에서 50%, 2단계 면접 전형에서 일반면접과 창의성 면접의 비중을 30:70으로 전형할 예정입니다. 창의성 면접은 답이 없는 문제를 줬을 때 학생이 어떻게 사고를 하는지 등으로 살펴보게 됩니다. 한 학생당 창의성 면접시간은 55분(사전문제분석 30분+ 면접 평가 25분)이 될 것이며, 10% 정시에는 수학, 과학탐구(1과목) 2개 영역 합 3등급 이내 및 영어 2등급 이내 등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설정하여 선발할 계획입니다. 대학원생의 경우 2022년 봄 학기, 가을학기 합산 총 250명을 선발 예정이며, 1단계 서류 전형에서는 자기소개서 및 연구 · 창업 계획서, 출신대학(원) 전 학년 성적 등을 바탕으로 기본적 수학능력 평가하고 2단계 면접평가에서는 연구 · 창업 분야에 대한 지식, 역량, 학자로서 소양 및 언학 능력 등을 종합평가하여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 계획입니다.
◇ 전진영> 마지막으로 한국에너지공대 개교를 기대하는 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 윤의준> 시대가 진정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워내고 미래를 선도할 기술을 개발하여 미래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는 오픈 플랫폼이자 혁신대학으로서 기존 대학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대학을 만들고자 합니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는 학문 간 장벽을 넘는 융복합 연구가 가능한 대학, 아이디어와 연구 성과가 창업으로 연계되어 혁신가치를 창출하는 대학이 될 것입니다. 학생들은 자유롭게 교수와 토론하고, 교수와 연구원은 특정 연구소에만 소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복수의 연구소에서 활동하고 공동연구를 하며 전략 및 성과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연구조직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단순히 대학만을 설립하는 것이 아니라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지역과 상생하며 에너지 관련 연구기관, 스타트업, 이미 지역에 위치한 기업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며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대학에서 인재를 양성해 기술을 개발하고 기술이 기업으로 전해져 산업발전으로 이어지기까지 긴 시간이 걸립니다. 긴 호흡으로 지켜봐 주시고 성원해 주신다면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한 노력을 통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입니다.
◇ 전진영>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의준> 네,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한국에너지공과대 윤의준 총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