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유럽 등 세계적인 금리 인상 속에 일본은행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경기가 충분히 살아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는데 이 때문에 엔화 가치는 더 떨어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대규모 금융완화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단기금리는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기준인 10년물 국채는 0% 수준으로 유도하도록 무제한 국채를 사들이겠다는 겁니다.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는 일본 경기가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만큼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구로다 하루히코 / 일본은행 총재 : 지금 금리를 올리면 한층 경기는 하강하게 됩니다. 경제 성장에도 크게 마이너스가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긴축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은 인플레를 막기 위해 최근 잇따라 금리를 올렸습니다.
일본도 지난 4월 이후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지만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엔저 현상은 한층 심화할 전망입니다.
엔화를 팔아 달러 등에 투자하는 움직임이 가속화 하면서 엔화 가치는 최근 24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해외에서 들여오는 물품은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올라 서민 생활에 계속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엔저 속에 수입 물가가 뛰다 보니 지난달 일본 무역수지 적자 폭도 역대 2번째로 커졌습니다.
[마쓰노 히로카즈 / 일본 관방장관 : 정부와 일본은행은 최근 외환시장에서 급속한 엔저가 진행되고 있어 유의하고 있습니다. 외환시장 동향과 경제 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을 한층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아베 전 총리 당시 시작된 무제한 돈 풀기는 임금 상승도, 경제 성장도 기대만큼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제 방향을 바꿔야 하지만 금리를 올리면 1경 원에 이르는 막대한 국가 부채의 이자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엔저를 방어해야 하는 딜레마 속에 내년 4월 구로다 총재 임기가 끝난 뒤에야 일본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YTN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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