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낯선 남성들이 길 가던 오토바이를 멈춰 세우고 마약이 든 쇼핑백을 건넨 이른바 '묻지마 퀵 배송' 사건이 신종 마약 운반 수법으로 의심된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알고 보니 마약을 전달한 장소가 경찰서 바로 맞은 편인 거로 확인됐습니다.
YTN 취재결과 같은 장소에선 이전에도 마약 관련 신고가 여러 차례 접수됐던 거로 드러나 경찰이 단속에 손 놓고 있었던 것 아니냔 비판이 나옵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YTN이 단독 보도한 '묻지마 마약 퀵 배송' 사건.
경찰은 서울 동대문구 골목길에서 배달 가던 오토바이 기사를 붙잡고 마약 배송을 의뢰한 2인조 남성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용의자 신원을 파악하는 대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설 계획입니다.
용의자들이 이른바 '묻지마 퀵 배송'을 시킨 범행 장소입니다.
바로 길 건너편에 경찰서가 있는데도, 보란 듯이 마약 배달을 맡겼습니다.
주민들은 블랙박스에 찍힌 용의자들을 최근 동네에서 자주 봤다고 말했습니다.
[A 씨 / 지역 주민 : 이 동네는 그런 사람들 많아요. 주먹 세계 이런 사람들이 많아요.]
실제로 범행 장소 부근에선 이미 여러 번 마약 관련 신고가 접수됐던 거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지난 4월엔 범행 장소와 80m 떨어진 주상복합건물 정화조에서 일회용 주사기 수십 개가 발견됐습니다.
건물에는 입주한 병원이 없어서 마약 투약에 사용된 것 아니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건물 관계자 : 최근에 의심스러워서 정화조를 싹 펐잖아요. 정화조 푸니까 정화조에서 마약 관련 주사기가 나왔다고….]
비슷한 시기, 해당 건물 지하 거주자 등 3명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습니다.
주민들 사이에선 그동안 경찰이 마약 의심 신고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B 씨 / 동네 주민 : 여기가 마약 소리가 많이 나왔었죠. 쉬쉬해서 그렇지. 경찰이 눈에 보이는 식으로 수박 겉핥기로 일 처리하고….]
이에 대해 관할 경찰서는 이전에도 신고를 받고 현장 조사를 나갔지만 마약 관련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이번 '마약 퀵 배송' 사건과 관련해선 용의자가 도주할 우려가 있어 탐문 수사를 자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낮, 경찰서를 길 하나 사이에 두고 벌어진 '묻지마 마약 퀵 배송' 사건.
경찰이 평소 주기적인 단속과 제대로 된 수사에 나섰다면 마약 사건이 반복해서 터졌겠느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dg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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