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전의 한 국립대 음악 관련 학과에서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가혹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새내기 배움터에서 시작된 가혹 행위가 수업에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대학은 물론 교육부도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오리엔테이션 때 엘리베이터도 못 타게 하고 불도 안 들어오는 비상계단으로 다니게 했다.
후배들 군기 잡는 시간을 따로 만들어 놓고 녹음할까 봐 전자기기를 방에 두고 오게 시켰다.
최근 대전 모 대학 인터넷 익명 게시판에 특정 학과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가혹 행위를 했다는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폭로 글에는 낮은 학번 남자 후배들에게는 머리를 박게 하고, 한 명에 소주 한 병씩 비우는 분위기도 조장했다고 적혀있습니다.
문제가 제기된 새내기 배움터는 지난 6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충남 아산의 한 리조트에서 진행됐습니다.
[A 씨 / 해당 학과 학생 : 본인들은 (엘리베이터)에 타면서 정작 저학년인 친구들은 불도 안 들어오는 비상구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하고 늦게 오면 늦게 온다고 뭐라 하고 그런 식의 갑질이 있었던 거죠.]
가혹 행위가 합창 수업 시간에도 이어졌다는 폭로도 나왔습니다.
선배들이 한 명씩 세워 노래를 시킨 뒤 평가하고, 사람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는 등의 내용으로 이런 취급을 당하면서까지 학교에 다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적혀 있습니다.
관련 녹음 파일을 확인한 결과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대답 소리가 작다며 소리치고 욕설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B 씨 / 해당 학과 학생 : 1, 2, 3학년들은 그냥 덜덜 떨고 앉아 있는 그런 느낌이고 4학년들만 뒤에서 한 명씩 서서 못하면 비웃고 비아냥거리고 욕하고 소리 지르고…. 진짜 숨이 안 쉬어지고 진짜 온몸이 덜덜 떨리거든요.]
학교 측은 논란이 확산하자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문제가 제기된 내용이 신뢰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재학생을 상대로 의견을 수렴한 뒤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교육부도 가해자 처벌을 해달라는 등의 내용으로 민원이 접수됨에 따라 진상조사에 나섰습니다.
YTN 이상곤입니다.
YTN 이상곤 (sklee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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