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업자인 척 위장해 상품권을 구매하거나 직구 거래를 한 것처럼 속여 보이스피싱 자금 수십억 원을 세탁해 해외로 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일부 수금책은 '작업대출'이나 고액 아르바이트 유혹에 빠져 말단 조직원으로 가담했습니다.
유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백화점 상품권 창구에 사업자 등록증을 내미는 남성.
사업자 등록증과 신분증을 대조한 직원은 곧이어 상품권 6천만 원어치를 건넵니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보이스피싱 조직원 지시를 받아 상품권을 사러 온 공범이었습니다.
전화사기로 가로챈 돈을 세탁해서 해외로 송금한 65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돈세탁은 대출 문자를 보내거나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제안해 수금책을 모집하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 : 지금 (상품권) 전달? (네. 했어요.) 아 전달하셨어요? (네.) 오후에는 A 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되게끔 진행 도움 드리겠습니다.]
수금책의 첫 임무는 개인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하는 것으로, 이렇게 만든 사업자 등록증은 범죄 수익금을 상품권으로 바꾸는 데 쓰였습니다.
절차가 간단한 데다, 사업자는 개인과 달리 상품권 구매 금액에 한도가 없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심무송 /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1계장 : 손쉽게 사업자 등록을 개설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서 계좌를 개설해 거액을 거래할 수 있는 상품권 매매 방식이 보이스피싱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첫 사례입니다.]
중간 수금책은 말단 수금책이 건넨 상품권으로 실제 거래를 한 것처럼 SNS 대화 기록이나 거래명세표를 꾸몄습니다.
경찰 수사로 계좌가 지급 정지되더라도, 정상 거래로 판단되면 정지가 풀리거나 무혐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후 송금책이 직구 거래로 위장해 해외로 빼돌린 금액은 모두 82억 원.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들이 해외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국제 공조를 통해 추적하고 있습니다.
또, 대출이나 구직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절차를 요구하는 경우, 범행에 이용될 수 있으니 응하지 말고 즉시 경찰에 신고하라고 당부했습니다.
YTN 유서현입니다.
촬영기자 : 심원보
YTN 유서현 (ryu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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