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식량 가격이 3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가 상승을 명분으로 먹거리 물가는 오르고 있어 정부의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특히 외식 업체들이 실제로는 원가 상승분 이상으로 판매 가격을 '꼼수 인상'하면서 물가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승윤 기자입니다.
[기자]
요즘 '먹거리 물가' 고공행진은 원가 상승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른바 '꼼수 인상'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달 세계 식량 가격 지수는 120.6으로 9월보다 0.5% 내렸고, 3개월째 완만한 하락세입니다.
특히 곡물과 유지류, 육류, 설탕 가격은 모두 내렸습니다.
이 가운데 육류 가격 지수는 112.9포인트로 0.6% 하락했습니다.
이에 따라 쇠고기와 돼지고기, 라면 상품의 시중 판매 가격은 내려갔는데, 외식업체에서는 오히려 가격을 올려 상품과 외식 물가 사이에 괴리가 발생했습니다.
또 주류 등 제조사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맞물려 출고 가격을 올리고, 외식업체는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의 메뉴판을 제시해 최종 소비 단계에서는 체감 물가가 더 크게 오른 겁니다.
물론 외식업계는 재료비뿐만 아니라 전기·수도·가스 요금, 인건비 상승까지 제반 비용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만큼 단순 비교에 무리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다른 음식료품 판매 가격도 원재료 인상만으로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3분기 생필품 조사 결과,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케첩과 마요네즈, 쌈장, 어묵 등이었습니다.
특히 대두, 밀가루, 천일염 등 원재료 가격은 1년 전과 비슷한데 여러 외식 품목 물가에 폭넓게 영향을 주는 장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이처럼 가격 인상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꼼수 인상' 항목들은 앞으로 정부의 물가 관리 태스크포스가 눈여겨볼 대목으로 풀이됩니다.
YTN 이승윤입니다.
영상편집: 김희정
그래픽: 최재용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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