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안보라 앵커, 정채운 앵커
■ 출연 : 윤성은 영화평론가
■ 구성 : 손민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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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 당시의 상황을 그린 영화 '서울의 봄'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개봉 열흘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는데요. 올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3' 이후 가장 빠른 속도라고 합니다. 바깥은 찬바람 쌩쌩 부는 겨울이지만, 극장가에는 벌써 봄이 찾아왔단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윤성은 영화평론가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혹시 보셨습니까, 서울의 봄?
[윤성은]
네, 저는 영화 보는 것이 일이기 때문에. 시사회로 두 번을 봤습니다.
[앵커]
현재 관객 수가 몇 명이나 됩니까?
[윤성은]
어제까지 집계된 바로는 295만 명이었고요. 예매율까지 합하면 3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속도가 굉장히 최근 한국 영화 중에 없던 속도였잖아요. 범죄도시3 이후에는 처음인 것 같은데 이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윤성은]
사실 코로나 이전까지의 데이터는 많이 있지만 코로나 이후의 관객들 성향이 너무 많이 바뀌어서요. 그런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중이라서 좀 섣불리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사실 여름에 개봉했던 밀수보다도 300만 관객 돌파 날짜가 조금 빨랐고 그리고 지금 이 영화 같은 경우는 처음의 예매율보다도 지금 계속해서 입소문을 타면서 관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많은 영화계에서는 기대가 큰 작품입니다.
[앵커]
평론가님, 시사회 두 번 보시고 N차 관람하셨다고 하는데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N차 관람 열풍이 일고 있더라고요. 볼 때마다 느낌이 다릅니까?
[윤성은]
그럼요, 모든 영화가 한 번 볼 때와 두 번 볼 때와 또 계속 여러 번 볼 때 느낌이 다르고 또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고 하기 때문에 그런 데 있어서 N차 관람의 매력이 있다라고 할 수 있는데요.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봤다가 두 번째는 영화적인 연출이라든가 의도라든가 이런 것들을 세세하게 분석하면서 보게 되죠.
[앵커]
그게 N차 관람의 묘미인 것 같아요, 말씀해 주신 부분이. 저도 지난 주말에 극장에 가서 서울의 봄을 봤는데 연령대가 다양한 것 같으면서 중년분들이 많은 게 인상적이었거든요. 실제로 관람객 연령대는 어떻게 분포되어 있습니까?
[윤성은]
아마 중년이 많다라고 느끼신 것은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 중년 관객들의 비중이 높다고 보신 것 같은데요. 50대 이상이 17% 정도로 보고 있고요. 가장 많은 관객들이 보는 연령층은 29.9%의 30대.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요. 10대는 조금 낮지만 20대와 40대는 26%, 또 29% 정도로 비슷하게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저도 극장에서 봤을 때 제가 기억에 남는 관객은 머리가 하얗게 센 노부부께서 손을 잡고 오셔서 자리를 못 찾으셔서 직원이 와서 찾아줄 정도로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었거든요. 그런데 통계를 보니까 당시 상황을 경험해 보지 못했던 2030세대가 많단 말이죠. 이 세대를 사로잡은 비결은 어디에 있습니까?
[윤성은]
일단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라든가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는 참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불호가 나뉘거나 관객 수에 차이가 나는 것은 상업적인 완성도 그리고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에서 갈리는 것 같습니다. 일단은 이 영화는 정말 각본의 완성도가 높고 연출도 올해 최고의 작이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스펙터클한 장면이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2시간 2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긴박감 있게 끌고 간 그런 연출력 때문에 일단 그런 재미 때문에 2030 세대가 이 영화를 선택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데 또 거기에 잘 몰랐던 한국의 현대사가 등장하고 정말 이런 일들이 한국에서 일어났는가에 대한 궁금증, 호기심이 이니까 다시 한 번 영화를 본 다음에 역사적인 사실들을 공부하고 나서 한 번 더 보게 되는 그런 효과까지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영상에 나왔었는데 심박수 챌린지, 스마트워치를 이용해서 유행을 하기도 했고요. 저만 해도 끝나고 나서 12.12에 대해서 좀 더 공부하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앵커]
챌린지하셨어요?
[앵커]
챌린지는 안 했는데 알아서 뛰더라고요. 심박이 막 뛰는 게 올라갔는데 그게 느껴졌었습니다. 그런데 12.12 쿠데타를 영화로 담아낸 것은 서울의 봄이 처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성수 감독이 아수라 이후에 7년 만에 내놓은 작품인데 12.12 군사 반란, 사실 모든 국민들이 결과를 알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스토리를 가진 내용을 영화로 만드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윤성은]
12.12 사태를 그동안 영화화하지 못한 것은 아무래도 관계자들이 많이 살아있다라는 점도 컸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말씀하신 대로 이것이 군사 쿠데타, 반란인데 반란군들이 승리하는,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만들기에는 관객들에게 굉장히 씁쓸함을 남깁니다. 그러니까 심박수 챌린지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결말이 씁쓸한 영화를 별로 보고 싶어하지 않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조금은 제작사에서 망설였던 부분이 있는데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은 그 과정에 집중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거기서 일어났었던, 분명히 막을 수 있었던 여러 가지 지점들이 나오고, 거기에서 오는 재미들, 그런 부분들에 초점을 맞춰서 상업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든 것이죠.
[앵커]
조금 주춤하는 이유가, 해당 인물들이 살아있기 때문이다라는 부분을 지적을 해 주셨는데 정말 흥행 중이기는 한가 봐요. 정치권에서도 이 영화와 관련된, 이 영화를 둘러싼 설전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무엇 때문인지 준비해봤습니다. 듣고 오시죠.
[정청래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달 27일) : 국가보다 사조직 '하나회'가 더 큰 이익 결사체였고, 애국심은 없고 사적 욕망의 카르텔이 어떻게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는지도 보았습니다. 특히 윤석열 정권,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꼭 한 번 봤으면 좋겠습니다.]
[장예찬 /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지난달 29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한참 더 지난, 몇십 년 지난 군사정권과 결부시켜서 악마화하는 것은 나쁜 정치인 것 같고요. 그런 차원에서 영화 보고 지금 취하실 게 아니라 같은 감독이 만든 영화 를 보시라고 다시 한 번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누가 많이 떠오르잖아요.]
김성수 감독의 과거 영화 아수라까지 정치권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이런 논란을 감독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궁금하더라고요.
[윤성은]
재미있을 것 같아요. 본인이 만든 두 편의 영화를 보수와 진보라는 두 진영에서 들어서 공방을 벌이는 그런 모습들이 흥미로울 것 같은데요. 그만큼 김성수 감독의 영화들이 논쟁이 될 수 있는 지점들을 많이 그리고 있는데 특히 서울의 봄 같은 경우에는 현대사다 보니까 몇십 년 지나지 않았단 말이죠. 지금까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이런 측면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도 하고 또 언급하기도 하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앵커]
영화 속 인물들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주목을 받는 인물은 전두광, 황정민 씨가 연기를 했는데 그동안 여러 작품에 등장을 했었던 인물이잖아요. 제 기억으로는 제5공화국에 이덕화 씨가 연기했던 게 기억이 나는데 이번에 배우 황정민이 연기한 전두광은 어떻게 보셨어요?
[윤성은]
정말 신들린 듯 연기를 하셨더라고요. 분장하는 데만도 늘 4시간 이상이 걸렸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본인도 머리를 밀기는 하셨지만 그래도 헤어스타일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그 정도로 동일시될 수 있도록, 보이도록, 이미지를 많이 애쓰신 부분이 있었고요. 정말 전두광 캐릭터의 악마성이 잘 부각될 수 있도록 일단은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그 인물의 버릇이라든가 말하는 습관이라든가 이런 것들부터 시작해서 거기에 또 살아있는 본인만의, 배우만의 연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고 할까요. 그런 부분들이 훨씬 더 입체감 있게 관객들에게 전달되고 있었습니다.
[앵커]
그런 전두광에 맞서는 인물이 군인으로서 신념을 지키는 수도방위사령관 이태신 역에 정우성 씨였습니다. 그런데 관련해서는 픽션이 들어갔다고 해요.
[윤성은]
굵직굵직한 사건들 사이에 인물들 간에 오가는 대화라든가 이런 부분들은 극화된 부분이 있고요. 알려진 부분 외에는 사실 조금 더 드라마틱하게 구성한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앵커]
이 밖에도 서울의 봄에서 실제 역사와. 저희가 스포일러가 될까 봐 영화의 구체적인 장면이나 내용들을 언급하지는 못합니다마는 어떤 방식으로 역사와 허구가 결합을 했는지 그 포인트를 집어주시면 좋겠어요.
[윤성은]
그러니까 녹취록이라든가 회고록을 통해서 남아있는 그런 부분들을 제외하고는 특히나 뒷부분이죠, 거의 결말 같은 부분은 보시면 아마 저런 것은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했구나라는 것을 아실 수 있을 만큼 재미있게,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도록 약간의 스펙터클한 장면들도 넣었고 그런 부분들이 가미되어 있습니다.
[앵커]
서울의 봄이 이렇게 인기를 끌면서 저는 원래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서울의 봄, 아직안 보신 분들이 이걸 보기 전에 예습하고 가면 좋을 영화들이 있을까요?
[윤성은]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너무 많은 부담을 드리는 것 같기는 한데요. 그런데 그동안 한국 현대사를 다룬 작품들 중에 많이 영화화됐던 것은 10.26 사건을 다룬 영화들은 몇 편 있었죠. 그때 그 사람들이라든가 남산의 부장들 같은 영화도 굉장히 인기를 끌었었고요. 그리고 12.12 사태 이후에 그것이 어떻게 우리 역사에 영향을 미쳤는가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작품들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화려한 휴가라든가 택시운전사라든가 또 조금 더 그 이후의 이야기지만 어떻게 6.10 항쟁이 일어났는지, 1987 같은 영화도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부담 갖지 마시고 볼 수 있으면 보고 가시고.
[윤성은]
심지어 제5공화국 같은 경우에는 41부작이기 때문에 그것까지 생각하시면 너무 부담스러우실 것 같고요. 그냥 그런 것들 없이 보셔도 전후의 상황들이 잘 설명돼 있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일단 극장가로 향하셔서 역사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고무적인 일이 과연 서울의 봄으로 시작된 열풍이 극장가에도 훈풍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거든요.
주말에 서울의 봄은 관객 수가 너무 많아서 다른 영화도 한번 보고 싶다 싶으신 분들을 위해서 어떤 영화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윤성은]
지금 개봉하고 있는 작품들은 예술 독립영화들이 있는데요. 이 흥행을 몰아서 다음에 또 나올 한국게 영화들 소개를 해 드리면요, 노량이라는 영화, 이순신 3부작 중에 마지막 작품인데요. 이 노량, 죽음의 바다가 서울의 봄에서 이태신이 마지막에 광화문으로 진격을 하면서 이순신 장군 동상을 바라보는 장면이 있거든요. 잘 이어진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실제로 그런 부분들을 생각하면서 아마 김한민 감독과 김성수 감독이 대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영화를 개봉할 때. 약간 그 시대의 군인정신을 보여주는 작품으로서 두 작품이 연결되어 있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연초에 개봉할 작품이 외계+인 2부가 개봉을 하게 됩니다. 최동훈 감독의 작품으로, 전작이 워낙 화제가 많이 됐었는데 게다가 한국에서 보기 힘든 SF 영화니까요. 1편 같은 경우에는 제작비에 비해서 상당히 흥행에는 참패했었던 그런 아픈 경험이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그때 당시에 극장에서 영화를 봤던 사람들은 상당히 불만족스러운 그런 리뷰내놓았지만 이후에 OTT라든가 IPTV를 통해서 보신 분들은 왜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가 왜 흥행이 안 됐는지 모르겠다, 이런 평가를 내리고 계셔서요. 이번에 2부는 극장에서 조금 더 1부보다 더 화제가 되고 많이 보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추이를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드라마도 요즘에 보면 1부, 2부 이렇게 시리즈가 나눠지기도 하고 영화도 그런 셈이네요?
[윤성은]
그런데 신과 함께라든가 이런 작품들은 동시 제작을 하고 1부와 2부가 그래도 조금은. 1부에 완결성이 있었다면 외계+인은 동시에 제작을 했는데 1부와 연관성이 없었거든요. 2부랑 완전히 연결되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2부를 보시기 전에 이거는 정말 복습을 하셔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저희는 이번 한 주 되게 힘들었는데 주말에 극장 찾아서 한번 힐링하는 시간도 가져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윤성은 영화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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