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도소 수감 중에 전 연인에게 내용증명을 수차례 보내고 손해배상 소송까지 낸 30대가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헤어진 사람을 상대로 반복적인 민사재판을 제기해 괴롭힌 행위에 처음으로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중범죄로 장기 징역형을 선고받아 교도소에 수용돼 있던 30대 A 씨.
지난 2022년 12월부터 12년 전 헤어진 연인에게 내용증명을 수차례 보냈습니다.
'피해자 가족의 무고로 자신이 처벌받았고, 피해자가 무고임을 알면서도 고소를 취하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A 씨는 이후 '법적 책임을 묻겠다',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2차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소송 관련 서류들을 법원으로부터 받은 피해 여성은 민사 재판을 이어오며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가 스토킹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조사 결과 피고인은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위증으로 형사 고소하겠다는 취지의 우편물을 피해 여성에게 보내고, 법원의 사실조회 신청을 통해 피해자의 주민등록등본도 확보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반복적인 민사 소송으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말이나 글들을 피해자에게 전달하는 것도 스토킹 범죄에 해당한다며 피고인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재판 관련 우편물을 보낸 행위에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재철 / 대전지방검찰청 형사3부장 : 법원의 민사 재판 절차를 악용해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 사안으로 판단했습니다. 현행법상 직접적인 행위뿐만 아니라 제삼자를 통한 스토킹 행위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은 스토킹 처벌법 시행 이전에도 피해 여성에게 수차례 협박 편지를 보낸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의 추가 범행을 막기 위한 잠정 조치로 법원으로부터 서면 경고 결정을 받아 교도소에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또, 피고인이 교도소에서 피해자 측에 더는 우편물을 보내지 못하도록 하고, 피고인이 출소할 경우 피해자에게 출소 사실을 알려주기로 했습니다.
YTN 이상곤입니다.
촬영기자 : 도경희
그래픽 : 김진호
YTN 이상곤 (sklee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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