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오동건 앵커
■ 출연 : 김광석 한양대 겸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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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는 오늘 오전에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공모일정을 앞당기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본격 활기를 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있는데 한양대 김광석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조금 전에 8시에 회의가 있었고 그 내용들이 전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다뤄보고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면 좋을 텐데 일단 핵심은 이겁니다. 민생토론회에서 나온 후속조치로 진행되는 것인데 그때도 이런 얘기가 나왔던 게 1기 신도시, 오래됐으니까 안전진단 이런 것 쉽게 간편화하고 오래된 것들 재건축, 재개발을 통해서 공급을 늘리겠다, 이런 핵심이었잖아요.
[김광석]
우리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를 하나 꼽아봐라. 회의 이름도 비상경제장관회의잖아요. 그러니까 비상경제로 우리 경제의 가장 약한 고리가 무엇인가를 가지고 논의를 많이 하겠죠. 가장 약한 고리가 우리나라는 부동산 PF 부실 문제. 특히 이 부동산 시장이 너무나 얼어붙어있고 거래가 안 되고 있고 미분양 사태가 심각하고. 그러니까 부동산 PF 문제가 본질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거예요. 그런 부분을 해결하는 데 여러 가지 고민들을 하고 있는데. 그런 것 중의 하나가 규제완화, 재개발, 재건축을 완화해서 제도를. 그런 것들이 보급될 수 있도록. 그러니까 부동산 시장이 너무 경착륙되고 있는 현장을 연착륙이라든가 정상화하려는 그런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겠고요.
특히 신도시와 관련한 이야기, 국민 여러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건 아닌데 신도시에 관해서 코멘트를 했습니다. 잠깐 읽어봐드리면 주민 여러분께서 관심이 많으신 1기 신도시 선도지구의 공모 일정을 앞당겨 5월 중에 착수하겠다. 신도시 건설 자체가 자꾸 지연되는 모습이고요. 지연되지 않도록 앞당기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그래야 부동산 시장이 나름 경착륙되고, 이걸로 인해서 부동산 PF 부실 문제 야기되니 이런 연결고리를 끊어보겠다는 노력을 해 보겠다는 의도가 담긴 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거기에 더해서 첨단산업 클러스터 맞춤형 지원 방안. 지역 시장님을 모셔서 토론하는 시간도 있었는데 굉장히 관심이 높아요, 지역에서는. 우리가 첨단 클러스터가 되느냐, 이 부분인데. 첨단클러스터가 미래 경쟁력을 선도하는 첨단산업을 조성하겠다는 방안도 나왔죠?
[김광석]
맞습니다. 선거철이니까 지역의 유권자들을 만족시키려면 각 지역구를 두고 있는 정치인들이 공약을 거는 첫 번째가 뭘까요? 인구예요. 지방소멸을 막겠다. 지방소멸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일자리를 만들어야 돼요. 일자리를 만들려는 기업을 유치해야 돼요.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바로 이거죠.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이런 곳에서 첨단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 우리나라 기업들도 유치하지만 해외 다국적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유치해서 좋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들이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그런 관전포인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 우리 한국 경제가 당면한 여러 과제들을 생각해 보면 특히 2024년 경제의 어쩌면 핵심을 한마디로 하면 AI라고 볼 수 있거든요.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AI서비스를 확대합니다. 그러면 AI 서비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필요한 게 AI 반도체예요. AI 반도체가 구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고대역폭 메모리와 같은 메모리반도체도 필요합니다. 이런 여러 AI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전체 공급사슬, 이 영역이 뭘까. 다 유망산업인 겁니다.
그러면 이런 산업으로 우리가 더 많이 거머쥐려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려면 이렇게 첨단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기술 교류를 만들고 첨단산업에 우리가 중심이 되고 세계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그런 움직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우리 경제가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조치라고 생각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 것들을 앞당기겠다는 노력인 거죠.
[앵커]
단순히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 의미를 넘어서 뭔가 미래에 우리가 먹고 살 경제의 먹거리를 생각하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짚어주셨는데요. 좁혀가볼게요. 부동산 시장 얘기를 하고 싶은데 말씀하신 것처럼 부동산 시장 얼어붙어 있고 미분양됐다는 얘기 많이 있고 분양불패로 여겨졌던 서울에서도 11개 단지가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그러니까 안 된 거예요, 청약이. 그만큼 지금 현재 상황이 어렵습니까?
[김광석]
그렇습니다. 서울 이야기도 지금 주셨지만 서울 외에 비수도권의 경우에는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죄송할 만큼 너무나 심각한 상황입니다. 비수도권의 경우에는 악성 미분양 주택이 급격히 늘고 있고. 주거용뿐만 아니라 상업용 부동산도. 상업용 부동산 하면 대표적으로 상가, 지식재산센터, 공장 이런 것들이 미분양된 채 공실로 계속 남아 있어요. 이런 것들이 부동산 PF 부실을 또 추가적으로 야기하는 거죠. 특히 지역으로 갈수록 더 심각한데. 그렇게 된 배경은 말 그대로 부동산 시장 자체가 냉랭한 거고요. 여전히 고금리고요. 또 소득 수준을 보면 소득이 있어야 자산을 구입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자산을 매입하려면 소득이 기반돼야 되는데 소득도 명목소득은 늘지만, 통장에 찍히는 소득이죠. 명목소득은 늘지만 실질소득이 줄어요. 왜냐하면 물가상승률보다 소득 증가율이 낮으니까. 실질적으로 가난해지는 거예요. 이런 것들이 매수 여력을 떨어뜨리는 거죠. 그런 것들이 지금의 부동산 시장 상황을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해 안 되는 현상이 또 있습니다. 이렇게 부동산이 안 좋은 상황 속에서 지난 화요일에 진행됐던 반포 메이플자이 청약에서 경쟁률이 442:1이었어요. 지금 전해 드린 건 서울에서도 대부분이 청약 마감 실패했다고 했는데 여기는 왜 이런 거예요?
[김광석]
너무 좋은 말씀 주셨어요. 이게 부동산 시장도 굉장히 안타까운 현상 하나가 뭐냐 하면 투자화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투자화되고 있다는 현상을 봤을 때.
[앵커]
살 집을 찾는 게 아니라 구매할 집을 찾는군요.
[김광석]
그렇습니다. 아까도 반도체나 산업클러스터 말씀을 드렸습니다마는 그렇게 산업 클러스터 조성이 국가경제로 중요한 건 맞아요. 그러나 그게 결과적으로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겠죠. 왜냐하면 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기업들이 유치되면 더 많은 인구가 유치되니까 자연스럽게 부동산 수요로 연결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수요가 연결된, 수요가 뒷받침될 만한 그런 지역의 아파트라든가 매물의 경우에는 미분양 없이 다 완판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요. 최고가를 경신해도 계속 그걸 삽니다. 투자화됐기 때문에 그래요. 그러나 투자적인 관전포인트를 가지고 부동산을 내 집 마련하더라도 내 집 마련을 하는 것도 장기에 이 집값이 오를까, 떨어질까를 고려하면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그래서 투자화되고 있다고 표현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자 유망하지 않은 비수도권의 경우에는 정말 미분양 사태가 더 가혹하게 심각해지고 있고요. 서울의 몇몇 부동산의 경우에는 단기간 안에 완판되거나. 최근 수도권 중에서도 GTX 노선이 구축되는 지역들이 있습니다. 동탄이나 평택을 지나는 GTX 노선. 또 말씀드렸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기업 유치 계획. 이런 계획이 충분히 있는 지역들은 계속 분양 물량이 없습니다. 다 완판되는 거죠. 양극화가 벌어지는 현상,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래서 쉽게 말하면 강남이고 분양가상한제 때문에 좀 낮은 거예요, 주변에 비해서. 사면 건진다, 이런 생각 때문에 구입하는 거기 때문에. 그러니까 부동산 시장에 왜곡이 생길 수 있는 거예요, 수요와 공급에. 그런데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이게 그냥 계산을 했을 때 59제곱미터를 기준으로 봤을 때 계약금과 중도금이 5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 그러니까 현금이 5억이 있어야 들어가는 건데. 그런데 어떻게 이게 2030세대에 기회가 되나요?
[김광석]
이런 것들이 어려운 상황이고 5억 이상을 갖고 있어야만 혜택이 돌아간다고 했을 때 결과적으로는 대출에 의존하지 않고 자산 규모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는 그런 2030세대의 경우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앵커]
대부분 본인이 벌어 쓸 수도 있지만 부모님이 도와주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요.
[김광석]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됩니다. 2030의 경우에 사회 진입시점을 고려한다면 평균 20대 후반이거든요. 그러면 사회 진입시점을 같이 고려했을 때 5억이라는 자산규모를 확보한다는 것은 자력으로 가능한 계층이 많지 않습니다. 연평균 소득수준을 고려했을 때 계산을 해 보면 그런 것들을 보면 결과적으로 이런 규제가 오히려 악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부동산 시장의 여러 이상한 현상들이 야기되고 있는데 오히려 기존의 규제가 그런 불균형을 더 촉발하는 현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걱정이 됩니다.
[앵커]
한두 개를 살 수밖에 없다면 더 투자가치가 있는 것으로 산다.
[김광석]
더 몰린다는 거죠. 특정 지역에 미래 유망한 가치가 있는 지역으로 자산이 충분히 갖춰진, 구매할 능력이 있는 계층들만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결과적으로 그런 효과가 나타난다는 거죠. 그런 부분들이 여러 가지로 걱정이 됩니다.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해지고 부자는 더 부자가 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오히려 조성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듭니다.
[앵커]
돈이 많으면 더 기회가 생기는 거고.
[김광석]
제가 이번에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네요. 2021년 3분기부터 23년 3분기, 이게 마지막 데이터라서. 2년 동안 인플레이션 기간 동안 소득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보니까 5분위 초고소득층은 소득이 7% 이상 증가했습니다. 1분위 취약계층은 소득이 오히려 감소했어요. 더 중요한 것은 중소득층, 저소득층은 소득이 늘기는 늘었지만 물가상승률보다 더 늘었어요. 결과적으로 가난해진 거거든요. 4분위 고소득층은 물가상승률보다도 소득 증가 속도가 높아요. 그러니까 소득의 양극화가 이루어지고 있어요. 이런 국면에서 자산 시장에서의 불균형적인 조건을 제공하는 것은 부의 양극화, 소득의 양극화가 아니라 자산의 양극화까지 만들 수 있는 부의 양극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우려감이 있기 때문에 정책당국은 정말 디테일하게 양극화로 연결되거나 부조리함으로 연결되거나 불균형을 만드는 그런 일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는 대책들도 꼼꼼히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조금 더 근원에 있는 문제점들을 짚어봤는데 이게 결국에는 자율시장경제에 가장 큰 위험은 부익부빈익빈, 이것으로 인해서 갈등이 초래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다뤄져야 할 텐데. 그러면 지방에서는 거의 신청자가 나타나지 않은 단지도 많다고 하고 완전히 양극화 상황 속에서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 재개발 재건축 사업, 이런 것들이 대책이 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전망하세요?
[김광석]
제가 너무 죄송하고 안타까워서 말씀을 드리는데 재개발, 재건축 지역으로 선정되는 것과 실제 재개발 사업이 이뤄지는 것은 다릅니다. 철저하게 재개발 사업은 말 그대로 사업입니다. 건설사 입장에서 혹은 해당 매물을 가지고 있는 보유자 입장에서 시장성이 있어야 돼요. 시장성이 없다면 수직증축을 하는 데 비용이 들잖아요. 건축비도 많이 올랐거든요. 그런데 수직증축을 해서 재개발 사업을 이뤘습니다. 그랬는데 그게 과연 매각이 될 것인가, 미분양 사태가 더 이어지지 않을 것인가. 그러니까 지방 같은 경우는 지금도 미분양이 심각한데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완화한다고 사업성 있게 평가되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그러면 결과적으로 이게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더 비대칭적으로 만드는 거예요. 저도 24년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를 용어 하나로 설명했는데, 비대칭화입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비대칭화. 결국 이 제도를 도입해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결과적으로 비즈니스적으로 가능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이 있는데 이게 더 비대칭화를 초래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 우려감이 듭니다.
[앵커]
어려운 숙제인 건 맞습니다. 부동산이 정말 어려운 숙제고 그 숙제가 점점 더 풀기 어려워지는 문제처럼 꼬여가는 느낌들이 들기 때문에 이번 정책들이 어떤 효과가 있을지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이것도 연결되는 얘기가 될 수 있는데. 금리가 낮아져야 살 사람도 그래, 내가 대출 받아서 사보자. 이런 마음이 들 텐데 금리가 높아요. 우리가 지금 바라보는 거는 미국 언제 내리나 이거인데. 지금 미국 금리가 내릴 기미를 안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 소비자물가가 나왔죠?
[김광석]
그렇습니다. 정확히 어젯밤 한국 시간으로 10시 반에 미국 소비자물가가 발표됐는데. 시장의 기대는 그래도 한 2% 후반, 2.9%를 기록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어요. 그런데 발표된 숫자는 3.1%였습니다. 2%대 숫자를 못 본 겁니다, 아직도. 그러니까 물가가 좀처럼 안 잡히는구나. 6.4에서 3.0까지는 쭉 떨어지죠. 그런데 6월부터 최근 1월까지는 그냥 쭉 횡보를 하죠. 이런 모습이 끈적끈적한 물가, 스티키 인플레이션이라고 표현합니다. 물가가 잘 안 잡히는 거예요. 물가가 확실히 잡혔다는 확신이 들 때 그때 금리인하를 단행할 텐데 물가가 계속 안 잡히는데 어떻게 금리인하를 합니까? 그러니까 금리인하의 시점이 물가가 안 잡히는 만큼 더 지연되고 있다, 멀어져가고 있다고 표현해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래서 3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아예 선을 그었어요. 금리 언제 인하되나, 미 증시도 그것 때문에 폭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언제쯤 될까요? 5~6월 예상되시는 분도 계시고 일단 시작이 돼야 내려갈 텐데.
[김광석]
시장의 기대는 예를 들어서 작년 말까지만 해도 1월에 금리인하 있을 거야, 이렇게 믿었었어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폭발했던 거죠. 그런데 여러 가지 데이터를 보니까 1월 어렵겠네. 3월로 미뤄집니다. 그런데 이번 발표를 보니까 3월도 또 어렵겠네. 5월로 미뤄집니다. 계속 뒤로 미뤄지는데 저의 판단은 기준금리의 실질적 인하 시점은 6~7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이렇게 저는 판단합니다. 왜냐하면 금리인하가 언제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그대로 바꿔 얘기하면 물가가 언제 잡힐까 이거거든요. 그런데 물가 잡혔다는 얘기는 목표 물가 2% 수준에 안착할 때입니다. 그래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위원들이 물가지표를 보면서 물가가 그래도 2%대에 안착했구나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확신을 가질 때 그때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 6월조차도 어렵지 않을까. 그러니까 상반기 중에는 어렵지 않을까, 이렇게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상반기에도 어렵고, 미국이 금리인하를 시작했다는 가정 하에서 궁금한 거는 우리가 그렇다고 금리 차이가 있잖아요. 우리가 금리 내릴 수 없잖아요. 그러면 우리가 금리인하 효과를 기대하기는 시간이 걸리고 그게 부동산까지 가는 데 또 시간이 걸리는 거 아닌가요?
[김광석]
너무 중요한 질문이셨습니다. 방금 금리차 그래프가 제시됐었는데 격차 그래프를 보면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지금 보시면 23년 1월 정도부터 막 벌어졌잖아요. 그런데 벌어질 때 우리가 금리를 인하하면서 격차가 벌어진 게 아니라 우리는 계속 동결만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계속 인상하면서 금리 격차가 벌어진 겁니다. 이게 굉장히 중요해요. 무슨 말씀이냐? 우리가 적극적으로 금리 격차를 벌려온 게 아니라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함으로써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용인한 거예요.
그러니까 능동적인 게 아니라 수동적으로 금리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받아들인 겁니다. 그런데 지금 만약에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데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한다. 이것은 시장이 해석하는 게 다릅니다. 한국 경제가 그만큼 시급하구나, 어렵구나. 그렇게 판단했을 때 그때의 금리 격차가 추가적으로 벌어지면 2%포인트에서 예를 들어서 2.25%포인트로 추가적으로 우리나라가 먼저 인하해서 벌어지면 그러면 많은 투자자들이 판독하기를 한국 경제가 어렵겠구나, 자금이 급격하게 이탈할 수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는. 그래서 먼저 선제적으로 금리인하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앵커]
경제 얘기 항상 여쭤보면 진짜 쉽지 않은 숙제들이 계속 많다는 느낌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이 질문 짧게 짚어보고 넘어갈게요. 유럽연합 집행위가 3년여간 이어진 대한항공, 아시아나 심사 합병을 조건부 승인했고. 그런데 의외로 이런 걸 잘 모르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우리나라 기업이 합병을 하는데 왜 유럽, 미국이 난리야? 왜 그런 건가요?
[김광석]
항공산업이 우리나라 안에서 국내선만 있는 게 아니고 국외선이 있고 국외선을 가지고 봤을 때 두 가지 항목이 있습니다. 항공사업이 여객사업만 생각을 많이 하시는데 여객사업이 전체 매출액의 반 정도가 되고요. 화물운송사업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화물운동사업, 비행기로 뭘 화물운송을 하냐, 이 말씀을 드린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반도체가 있습니다. 반도체와 같이 고부가가치산업의 경우에는 또 시의를 다투는 그런 것. 예를 들어 혈액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다 항공운송으로 합니다.
그러니까 화물운송사업도 굉장히 중요한데. 그러면 우리나라 기준으로 거대기업이 합병하면 그러면 독과점화되는 거 아니냐. 해외에서 그걸 걱정하는 겁니다. 그러면 한국으로부터 출발하는 한국으로 가는 경로에 있는 이 2개의 기업이 경로를 다 독점해 버리면 가격 경쟁력이 또 부족해지는... 그러니까 독점화가 되면. 그런 것들을 우려하기 때문에 화물운송사업을 어딘가에 매각해라. 그리고 여객운송도 예를 들어 유럽이라든가 여객운송 경로 같은 경우는 다른 비행사, 항공사에 양보하라. 이렇게 조건부 승인을 한 겁니다, EU에서. 조건부 승인 이후에 마지막 남은 승인이 미국 승인만 남은 거죠. 지금으로서는 청신호라고 볼 수 있겠는데. 그런 조건부에 해당되는 것들이 잘 이행되는지를 지켜보실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면 합병이 미국이 오케이 하면 우리 입장에서는 뭐가 좋은 건가요?
[김광석]
우리 입장에서는 예를 들면 합병의 이유가 아시아나항공의 경제적 어려움이었거든요, 재정적인 어려움. 그러면 이런 것들이 마치 도산하지 않고 파산하지 않고 합병됨으로써 고용을 유지한다든가 또 우리 실물경제에서 항공운송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유지한다든가, 세계 항공운송사업에서 우리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든가. 결국 아시아나항공이 파산했을 때 나타날 손해볼 것들을 손해보지 않게 도와주는 영향이 있겠다. 그리고 세계 주요 노선들을 경쟁력 있게 공급할 수 있겠다. 말 그대로 세계 10위권에 해당하는 대형 항공사가 등장하는 과정이거든요. 그만큼 우리나라의 항공물류운송사업이 더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겠구나, 이런 부분들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서비스의 질이 높아졌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아시아나, 대한항공이 경쟁하면 서비스가 좋아지는데 한국에 있는 소비자로서 그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한양대 김광석 교수와 함께 오늘 경제 이슈들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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