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여학생 이름에 성인용 기구 명칭을 붙여 놀리는 등 모욕적인 발언을 한 남학생들이 학교폭력으로 징계받자 행정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3일, 인천지법 행정1-3부(고승일 부장판사)는 A 군 등 고교 남학생 2명이 인천시 모 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낸 학교폭력 가해 학생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 군 외 2명이 제기한 지난해 1월 받은 학교폭력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청구를 기각하고 소용 비용도 모두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A 군 등 2명은 고등학교 1학년생이던 2022년 10월 학교 교실에서 동급생 B 양을 지칭하며 성적 모욕을 주는 발언을 했다. 다른 반인 B 양은 해당 발언을 직접 듣지 못했지만, A 군과 같은 반인 다른 친구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A 군 등은 B양 이름과 성인용 기구를 뜻하는 단어를 합쳐 놀리듯 말했다. 이후 B 양은 당시 상황을 지켜본 다른 친구 3명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듣고 학교 측에 신고했다.
B 양은 A 군 등이 익명 사이트에 자신을 비웃고 조롱하는 내용의 댓글을 썼다고도 주장했다.
관할 교육지원청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는 지난해 1월 학교폭력이 인정된다며 A 군 등 2명에게 각각 사회봉사 6시간 처분을 의결했다. 그러나 익명 사이트 댓글은 인정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없다며 처분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자 A 군 등 2명은 학교폭력으로 인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행정 소송에서 "B 양을 지칭해서 성적 모욕을 주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피해 내용을 B 양에게 전달한 다른 친구들이 '오해'라고 번복해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학교폭력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 군 등 2명이 B 양에게 성적 모욕을 주는 발언을 했고, 이는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 양은 목격자인 친구 3명으로부터 피해 사실을 전달받고 신고했다"며 "목격자들의 진술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실제로 보지 못했다면 쉽게 말하기 어려운 내용이어서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일부 목격자들의 진술 번복에 대해서도 A 군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한 행동으로 봐 오히려 번복한 진술이 믿기 힘들다고 봤다.
재판부는 "다른 학생들 앞에서 B 양의 특정 신체 부위를 비하하고 이름과 성인용 기구 명칭을 혼합해 반복해서 말한 것은 성적으로 비하해 모욕을 주는 표현"이라는 "충분히 성적 괴로움이나 수치심을 느낄 만한 학교폭력"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팀 최가영 기자
YTN 최가영 (weeping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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