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밥 한 끼 사 먹으면 어느새 만 원은 훌쩍 넘기는 고물가 시대에, 수험생들에게 매일 아침밥을 무료로 제공하는 곳이 있습니다.
25년째 나눔과 봉사활동이 이어지고 있는 현장에, 권준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 노량진에 있는 교회의 지하식당.
새벽 6시를 조금 넘긴 시각인데, 아침 식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바삭한 돈가스와 신선한 나물, 뜨끈한 된장국까지.
공무원 시험이나 임용고시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위한 공짜 아침밥입니다.
[김나현 / 20대 수험생 : 일찍부터 공부를 시작하니까 오후 되면 배고프기도 하고 아침 수업을 들어서 아침은 꼭 먹어야 하는 편이라서 친구들이랑 항상 같이 잘 먹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부터 이어 온 아침 식사 나눔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쭉 이어집니다.
한 끼 식사가 보통 만 원을 넘는 요즘이지만 든든히 먹고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을 위해 고기반찬은 언제나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입니다.
[김지훈 / 30대 수험생 : 제가 한 달 식비로만 30~40만 원 정도를 아무리 적게 써도 사용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침에 이렇게 많은 식단을 무료로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타지에서 온 수험생들이 많다 보니, 매일같이 수험생 150명 안팎이 찾고 있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나서 직접 이렇게 설거지 등 뒷정리까지 돕는 청년들도 있습니다.
고마움을 잊지 못해 시험에 합격한 뒤에도 다시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순음 / 아침밥 나눔 봉사자 : 10년 전 여기서 먹고 가서 공직생활 열심히 하는 청년들도 많이 있어요. 그래서 감사의 뜻으로 과일도 보내주고 쌀도 보내주고….]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수험생이 예전보다 줄긴 했지만, 따뜻한 밥 한 끼는 형편이 어려운 일반인들에게도 제공됩니다.
[구귀현 / 서울 노량진 강남교회 목사 : 언제까지 지속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청년 인구가 줄어들고 공부하려 수험생활하러 이곳에 오는 인원들이 많이 줄고 있어서. 그러나 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시간 안에서 열심히 돕고 섬기길 원하고요.]
어려울수록 정을 나누고 베풀어야 한다는 마음,
아침밥 하나로 학생들과 봉사자들의 하루는 웃음꽃으로 시작됩니다.
YTN 권준수입니다.
촬영기자; 권민호
YTN 권준수 (kjs8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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