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의료 파행으로 대형병원들은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일부 병원은 집단행동을 벌인 의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실제 의사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를 두곤 법조계 전망이 엇갈립니다.
김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넉 달째 이어진 의료 파행으로 수술과 진료 건수가 급감하면서, 병원 수익 역시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서울대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에서는 하루 평균 적자 폭이 10억 원 안팎까지 불어났습니다.
[하은진 / 서울대학교 병원 교수 (지난달) : 이미 가지고 있던 유보금도 상당히 많이 바닥을 드러냈고, 마이너스 통장으로 직원들 월급을 지급하고 있는데…]
일부 병원에선 집단행동에 나선 의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까지 검토 중인 거로 알려졌습니다.
병원이 의료진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것이 실제로 가능할지를 두고 법조계 전망은 엇갈립니다.
먼저 사직서를 내지 않아 계약상 진료 의무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행동에 나선 경우엔 책임을 물을 수 있단 의견이 있습니다.
병원장 만류에도 파업에 동참했다면 병원 측 피해를 예상하고도 행동에 나선 것인 만큼 형사책임까지 질 수 있단 관측도 나옵니다.
[정이원 / 의사 출신 변호사 : 병원 원장은 어쨌든 파업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면 피해가 가는 걸 분명히 알면서도 손해를 끼친 거니까, 형사상으로도, 이론상으론 배임이 성립하거든요.]
이 경우 의료진의 평소 진료 비중에 따라 손해를 배상해야 할 거로 보입니다.
반면, 집단행동의 불법성을 입증하는 게 어려운 데다,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저마다 다른 점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거란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동찬 / 의료법 전문 변호사 : 의사들의 행위가 불법임을 병원이 입증해야 합니다. 해를 끼칠 것을 알면서도 그런 행위를 했다는 걸 입증해야 하는데 그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의사협회 등 외부 단체에 책임을 묻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이 경우 의협이 의사들에게 집단행동을 강제한 정황이 나와야 승소가 가능할 거로 보이는데,
의사들과 의협 모두 '자발적 참여'를 강조하고 있어 입증이 쉽지 않을 거란 분석입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영상편집 : 변지영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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