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깔렸어요!" 서랍장 '76.2'의 비밀, 권익위 풀었다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4년 06월 14일 (금)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국민권익위 경제제도개선과 김민영 사무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영 사무관이었습니다.

◆ 박귀빈 아나운서(이하 박귀빈) : 슬기로운 생활백서, 금요일은 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 생활 속 놓치고 있는 권리를 찾아봅니다. 아이들의 안전사고에 부모님들은 항상 마음을 졸이시죠? 그런데 가정에서 어린이들이 서랍장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집안에서 일어나는 이런 사고,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까요? 자세한 내용, 국민권익위 경제제도개선과 김민영 사무관에게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국민권익위 경제제도개선과 김민영 사무관(이하 김민영) : 네 안녕하십니까.

◆ 박귀빈 : 서랍장 넘어짐 사고가 무엇인가요?

◇ 김민영 : 아이들이 서랍을 열어 매달리거나, 계단식으로 서랍을 하나씩 밟고 올라가다가 서랍장이 앞으로 넘어져 깔리고 다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요. 가정용 서랍장은 주로 원목으로 만들어지고, 옷을 많이 수납하기 때문에 상당히 무겁습니다.이 서랍장이 아이를 향해 넘어지는 경우 크게 다칠 수 있어 위험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권익위는 한국소비자원과 협업하여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서랍장 안전사고 현황을 분석해 보았는데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접수된 가구 넘어짐 사고는 105건인데, 그중 영·유아에게 발생한 사고가 약 40%를 차지했습니다.

◆ 박귀빈 : 서랍장 넘어짐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었군요. 청취자분들께 주요 사고 사례를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 김민영 : 주요 사례로는 만 4세의 여자아이가 서랍장 위에 있는 과자를 꺼내려고 올라가다가 서랍장이 몸쪽으로 쓰러지면서 발이 깔려 병원에 내원하였던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어요. 또, 만 2세의 남자아이 쪽으로 서랍장이 쓰러지며 흉부가 깔려 병원에 내원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추가적으로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을 살펴보면, 서랍장 문을 여는 것만으로도 넘어져 만 1살의 아이가 깔렸다는 사례도 있었어요 더 중요한 문제는 아이들이 서랍장 넘어짐으로 인해 다쳤는데 주변에 어른이 없으면 위급한 상황을 바로 발견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 박귀빈 : 사고 예방을 위해 사전에 서랍장 넘어짐 방지를 위한 테스트를 해야할 것 같은데요. 현재 안전성을 확인하는 시험제도는 어떻게 되어 있나요?

◇ 김민영 : 국가기술표준원은 2018년부터 공급자적합성확인기준을 통과한 서랍장에 KC인증 마크를 표시하는 제도를 도입했는데, 그 대상 서랍장은 높이 76.2cm 이상의 목재를 주재료로 하는 서랍장입니다. 시험 방법은 첫째, 서랍장의 모든 서랍을 열고 2/3 지점까지 열어 1분간 넘어지지 않으며 둘째, 하나의 서랍을 열어 25kg 정도의 힘을 1분간 가해도넘어지지 않아야 해요. 이 시험 절차를 거치지 않고 판매된 76.2cm 이상의 서랍장의 경우 리콜 조치를 해야 합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리콜된 서랍장은 총 39건인데요. 그 사유는 서랍에 하중을 가하면 앞으로 넘어지거나 벽 고정장치를 제공하지 않은 경우 등이 있었습니다.

◆ 박귀빈 : 이 시험 절차를 강화하기 위해 국민권익위는 어떤 개선방안을 마련하셨습니까?

◇ 김민영 : 기억하실지 모르지만 2020년 언론에 크게 보도된 A사 서랍장의 넘어짐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해당 브랜드 제품의 리콜을 진행했는데요. 한국에서는 높이 76.2cm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리콜 대상이 되지 않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안정성 시험, 즉 KC마크 표시제 대상이 되는 서랍장 높이를 76.2cm보다 더 낮출 것을 권고했는데요. 2018년 제도 도입 당시, 국가기술표준원은 미국 규정(ASTM)을 참고하여 76.2cm라는 높이로 결정하였는데, 미국은 2023년부터 대상 서랍장 높이를 68.6cm로 낮추었습니다. 이러한 해외사례를 참고하여 어린이 안전을 위한 조치를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 박귀빈 : 이렇게 중요하게 다뤄지는 서랍장 넘어짐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할 것 같은데, 소비자에게 안내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 김민영 : 가정에 있는 서랍장을 살펴보시면, ‘취급상 주의사항’이 부착되어 있어요. 하지만, 가구 넘어짐을 주의하라는 문구가 뒷부분에 조그맣게 있거나, 아예 안내되지 않고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76.2cm 이상의 서랍장의 경우 공급자는 벽고정장치, 즉 벽과 서랍장을 연결하여 아이가 잡아당겨도 넘어지지 않도록 해주는 안전장치를 반드시 제공해야 하는데요. 취급상 주의사항에는 ‘벽고정장치가 있는 경우 사용할 것’이라고만 표시되어 있어 고정장치가 의무임을 인지하기 쉽지 않아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서랍장 취급상 주의사항에 서랍장 넘어짐 주의 문구를 최상단에 배치하고, 공급자는 벽고정장치를 반드시 제공하여야 함을 강조하도록 하였습니다.

◆ 박귀빈 : 안전한 서랍장을 만들기 위한 기업의 노력도 있었지만 규제가 걸림돌이 된 사례도 있었다는데요?

◇ 김민영 : 국민권익위는 매년 주한외국상공회의소와 간담회를 하는데 여기서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한 가구회사가 벽에 고정하지 않으면 한 번에 한 칸의 서랍만 열 수 있는 안전잠금장치 서랍장을 개발했습니다. 모든 서랍을 열 수 없도록 만들어서, 아이들이 서랍을 계단식으로 타고 올라가다 벌어지는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안전한 기술인데요. 하지만, 현행 제도하의 시험 방법상 안정성 테스트를 받을 수 없다는게 문제였습니다. 모든 서랍을 열어야만 하는 안정성 시험 요건에 걸려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서랍장이 넘어지지 않도록 안정성을 강화한 신기술이 있음에도, 기존의 시험 요건이 규제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어, 새로운 시험 방법을 마련할 것을 국가기술표준원에 요청했습니다.

◆ 박귀빈 : 어린아이를 둔 청취자분들이 많이 계실 텐데요. 집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서랍장 넘어짐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생기셔서 오늘 한번 더 집안 가구를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국민권익위의 여러 노력에 대해 오늘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국민권익위 경제제도개선과 김민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