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마철 산사태는 예측하기 힘든 만큼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지난해 발생한 피해조차 복구하지 못한 곳도 있습니다.
산사태 위험 지역 실태 조사나 관리 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높이 150m 산비탈에서 바위와 흙이 폭포수처럼 쏟아집니다.
장맛비가 쏟아진 지난해 7월, 정선군의 한 도로 피암터널에서 발생한 산사태입니다.
당시 산사태는 세 차례나 이어졌습니다.
1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어떤지 가봤습니다.
터널이 있던 자리입니다. 20m여 구간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주변 곳곳에는 집채만 한 바위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이는 비탈면에서는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철망을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아래쪽에서는 중장비가 떨어진 바위와 흙을 치우느라 바쁩니다.
하지만 낙석 양이 만3천 톤에 이르는 데다 경사가 심해 언제 마무리될지는 미지수입니다.
1년 가까이 도로가 통제되면서 먼 길로 돌아다니는 주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고명균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 복구도 안 됐지만 하는 중인데, 하더라도 또 무너질까 걱정이죠. 그리고 가까운 길 놔두고 멀리 돌아다니니까 아주 불편하죠.]
전국 산사태 취약 지역은 2만여 곳.
문제는, 인명 피해가 난 산사태 대부분이 취약 지역이 아닌 곳에서 발생했다는 점입니다.
실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특히, 산을 깎아 도로를 뚫고 건물을 지으면 산사태 위험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부처별로 관리가 제각각이다 보니 피해 예방 대책은 허술합니다.
[이수곤 / 前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사람이 건드리면 산사태가 80∼90% 나는데, 그거는 산림청에서 고려하지 않아요. 왜냐면 관할이 아니거든요. 태양광이면 산자부, 주택이면 주택과, 다 소관 부서가 바뀌어버려요.]
지난해 장마철 산사태와 토사 유출로 숨지거나 실종된 사람은 26명.
전문가들은 산사태 우려 지역을 신고하는 제도를 만들고, 행정 당국과 주민 간 정보를 공유하는 등 민관 합동 대응 체계를 세우는 게 시급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YTN 송세혁입니다.
촬영기자: 김동철
YTN 송세혁 (shs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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