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5월 문을 연 22대 국회가 민주화 이후 가장 늦은 개원식을 열었습니다.
그마저도 현직 대통령 없이 진행돼 의미가 퇴색됐는데, 전임 대통령을 겨눈 검찰 수사와 맞물려 여야 관계는 더 경색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나혜인 기자입니다.
[기자]
"선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22대 국회의원들이 임기를 시작한 지 95일 만에야 본회의장에 모여 대국민 선서를 했습니다.
각종 특검과 거부권, 청문회 정국에 여야 극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첫 정기국회가 열리고 나서야 정식 개원식을 치르게 된 겁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장 지각' 기록을 썼습니다.
[우원식 / 국회의장 : 국민 여러분께 송구합니다.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개원식에 불참한 건 민주화 이후 처음인데,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 가족에게 살인자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을 정도로 현재 국회 상황이 비정상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김민전 / 국민의힘 최고위원 : 행정부로부터 존중받고 싶다고 하면 존중받도록 행동해야 한다….]
[권향엽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대통령이 국회와의 협치 대신 갈등을 선택했다는 강력한 신호이며….]
우여곡절 끝에 문은 열었지만, 백일 간의 정기국회는 대정부 질문과 국정감사, 예산 정국 사이 쟁점 법안 입법까지 가시밭길이 예상됩니다.
특히 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치닫는 검찰 수사를 고리로 강력한 대여 투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 문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하기로 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전임 대통령을 향한 검찰의 광범위한 수사에 대응해 당 차원의 대책 기구 마련에 나섰습니다.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참으로 치졸한 정치보복입니다.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면서 유독 김건희 여사만 예외입니다.]
상대적으로 관망세에 있던 국민의힘 역시 전장에 뛰어드는 모습입니다.
전임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정당한 수사를 멈출 순 없다며, 문 전 대통령 직접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지도부 차원의 첫 언급이 나왔습니다.
[추경호 / 국민의힘 원내대표 : 대통령이 퇴임 후 수사를 받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지만, 정당한 수사를 중단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초기 전직 대통령 2명이 구속된 사례를 거론하며 보복 수사라는 야당의 주장은 '내로남불'이라는 여론전도 폈습니다.
반면 야당은 지난 정부 검찰총장을 지낸 현 대통령이 자신의 실정을 덮기 위해 끝내 빼선 안 될 칼을 들었다고 격분하고 있어서 갈등은 갈수록 격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촬영기자;이상은 이승창
영상편집;전주영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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