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간건축보다 더 많은 시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공건축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건축가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동네 전체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하는데요.
어떤 건축인지, 김승환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해방촌 '클라우드' (서울시 건축대상)
남산 아래 첫 마을, 해방촌의 불빛 속에 UFO처럼 내리 앉은 투명한 건축물이 보입니다.
주변과 이질감 없이 어우러진 이 건축물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햇빛이 들지 않고 환기가 잘 안 되던 전통시장.
그 위를 덮고 있던 석면 슬레이트 지붕을 6년에 걸친 설계와 시공 끝에 바꾼 겁니다.
무게는 유리의 100분의 1에 불과하지만 튼튼한 신소재 지붕 '클라우드'가 주인공.
올해 서울시 건축 대상을 받았습니다.
[위진복 / 해방촌 신흥시장 '클라우드' 건축가 : 여기 기계에서 공기를 조금씩 주입해주는 거예요. 그러면 공기가 빵빵하게 들어가니까 다른 구조물이 필요 없이 공기로 지붕을 덮는 거니까 이게 가벼워지는 거죠.]
투명 구조물을 받치는 이 같은 기둥은 가게 영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휘어져 있습니다.
건축물 전체로 보면, 12개 다발 기둥이 마치 나뭇가지처럼 전체 구조를 지지해주는 모양새입니다.
새 지붕으로 채광이 좋고, 환기가 잘돼 1층뿐 아니라 2층과 3층, 옥상까지 다양한 가게가 들어오게 됐습니다.
[홍석규 / 해방촌 신흥시장 '클라우드' 건축가 : 기존의 비즈니스 커뮤니티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커뮤니티로 전환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전체 지붕을 바꾼 뒤 이국적인 분위기로 젊은 세대가 즐겨 찾는 곳이 됐고, 가게들 매출도 함께 뛰었습니다.
[파우피싯 우리프라팃 / 해방촌 신흥시장 음식점 운영 : (클라우드 짓고 나서) 매출이 이전보다 훨씬 더 낫죠. 이 지붕(클라우드)이 사람들을 시장에 더 많이 오게 하니까요.]
■오동숲속도서관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
여기는 원래 폐목재를 파쇄하는 곳이었는데, 먼지와 소음으로 인해 주민 민원이 많았습니다.
그랬던 곳이 현재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아기가 엄마 품에 안겨 있듯, 푸른 나무로 가득한 숲 가운데 100평도 안 되는 아담한 도서관.
나지막이 경사진 지붕 사이로 자연광이 들어와 도서관 안에 숲을 들여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합니다.
[서호은 / '오동숲속도서관' 이용객 : 층높이도 높고 햇빛도 잘 들어와서 책 읽기 좋았어요. 다 나무로 되어있어서, 뭔가 한국적인 느낌도 있고요.]
책이 꽂혀 있는 가구가 건축물의 구조가 되고, 그 구조가 다시 전체 공간을 이루는 독특한 내부 형태가 눈길을 끕니다.
시민들이 이곳에서 책을 읽으며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건강한 건축'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습니다.
[장윤규 / '오동숲속도서관' 건축가 : 진짜 주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작은 공공건축을 통해서 진짜 건강한 공간과 건축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처럼 시민들에게 피부로 와 닿고, 동네 분위기를 180도 바꿀 수 있는 공공 건축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승환입니다.
촬영기자 김현미
디자인 이가은
화면제공 UIA 건축사사무소 신재익 사진작가
YTN 김승환 (k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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