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의 길고양이 '삼순이'를 돌보던 여학생이 1년 만에 삼순이를 찾았다가 고양이가 잊지 않고 반갑게 달려오는 영상이 공개돼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7일 동물권 시민 연대 레이(대표 김은희) SNS에는 '일 년의 기다림, 삼순아 집으로 가자'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한 아파트 단지에서 삼순이의 이름을 부르자 멀리서도 목소리를 알아듣고 힘차게 뛰어와 반기는 고양이의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삼순이는 영상을 찍는 사람의 얼굴을 계속 쳐다보며 꼬리를 높게 세우고 몸과 얼굴을 비빈다.
레이에 따르면 삼순이는 영상을 찍은 강수진 학생이 1년 전 경북 포항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만난 길고양이다.
당시 수진 씨는 용돈과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을 아껴 길고양이를 돌봤는데 다른 지역으로 학교를 옮기면서 더 이상 고양이를 돌볼 수 없게 됐다.
수진 씨는 기숙사 친구들에게 계속 사료를 보내며 돌봄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1년이 흘러 삼순이가 보고 싶었던 수진 씨는 최근 포항을 찾아 삼순이가 있던 곳을 찾았는데, 삼순이는 수진 씨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달려와 반겼다.
한 주민은 "삼순이는 1년 사이 출산을 두 번이나 했지만 새끼들을 모두 잃었다"며 "동네 주민들이 고양이에 호의적이지 않아 매일 불안한 마음으로 자신도 먹을 것만 겨우 챙겨주고 있다"고 전했다.
동물권 시민 연대 레이는 삼순이의 사연을 듣고 구조를 결정했다. 레이는 평소 강수진 학생의 가족이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곳이다.
김은희 대표는 "수진 학생은 집에서 이미 아픈 고양이 두 마리를 돌보는 상황이고, 사람에게 살가운 삼순이의 성격과 살기 열악한 주변 환경을 고려해 입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학생도 삼순이도 서로를 잊지 않고 있던 게 감동이다", "세상에 저렇게나 좋아하다니…", "목소리와 발걸음에서 반가움이 느껴진다", "날 추워지는데 구조돼 다행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뉴스팀 박선영 기자
YTN 박선영 (parks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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