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성탄절 연휴, 절도범들이 은행 금고를 뚫고 고객들의 예금함에서 최소 1천만 유로(약 1,450억 원) 상당의 현금과 귀중품을 훔쳐 달아났다.
31일, 로이터는 독일 서부 도시 겔젠키르헨에 위치한 슈파카세 은행 지점에서 사상 초유의 은행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범인들은 두꺼운 콘크리트 벽을 특수 장비로 뚫은 뒤, 수천 개에 달하는 개인 금고함을 파손해 1천만 유로가 넘는 가치의 귀중품을 훔쳐 달아났다. 이 사건은 독일 역사상 가장 큰 강도 사건 중 하나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독일에서는 해마다 12월 24일 저녁부터 성탄 연휴 기간 상점과 은행 대부분이 문을 닫는다. 이에 따라 경찰은 12월 29일 새벽 화재 경보가 울린 뒤에야 금고 벽에 뚫린 구멍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건이 알려지자 30일, 은행 앞에 수십 명의 고객들이 몰려와 "안으로 들어가게 해달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한 남성 고객은 현장에서 독일 매체 벨트와의 인터뷰에서 "어젯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무런 정보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25년 동안 이 금고를 이용해 왔고, 노후를 위한 전 재산이 들어 있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남성은 가족을 위해 현금과 보석을 금고에 보관해 왔다고 말했다.
슈파카세 은행 측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27일 밤 인근 주차장 계단에서 남성 여러 명이 큰 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제보와, 29일 새벽 검은색 아우디 RS6 차량이 마스크를 쓴 남성들을 태운 채 주차장을 빠져나갔다는 제보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목격된 차량의 번호판은 겔젠키르헨에서 북동쪽으로 200km 이상 떨어진 하노버에서 도난 신고된 차량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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