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과 한국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한류 열풍이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서 확산하면서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아르헨티나 국민이 1년 전보다 1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관광공사 집계 결과,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아르헨티나인은 만 4,427명으로 전년보다 12.6% 증가했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최근 수년간 한국과 지구 반대편에 있어 머나먼 나라인 아르헨티나에서 한류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길을 끄는 대목입니다.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K-팝 커버 댄스 대회와 팬 모임이 활발하게 열리고 있으며 한국어를 배우려는 젊은 층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는 수백 명이 참가하고 BTS와 블랙핑크를 비롯한 K-팝 스타들은 현지에서 높은 인지도를 누리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접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럼에도 지난해 일본을 찾은 아르헨티나인은 한국 방문객의 약 2.3 배에 달할 정도로 실제 여행 목적지로서는 일본이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관광국(JNTO) 집계에서 2025년 일본을 방문한 아르헨티나인은 3만 3,83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2019년의 2만 3,805명을 크게 웃도는 역대 최대 규모로 전년 대비 무려 70%나 급증했습니다.
현지 관광업계는 일본 대중문화의 오랜 영향력을 가장 큰 배경으로 꼽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중남미 국가 가운데서도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 게임 문화의 영향이 강한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1990년대부터 방영된 '드래곤볼'과 '포켓몬스터' 등을 보고 성장한 세대가 현재 해외여행 소비의 중심층이 되면서 일본에 대한 친숙함이 실제 관광 수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엔화 약세도 일본 여행 붐을 견인한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과거에는 일본이 비용 부담이 큰 장거리 여행지로 여겨졌지만,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숙박과 식사, 교통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이 더 이상 특별한 경우에만 찾는 여행지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선택 가능한 목적지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 틱톡과 인스타그램에는 도쿄의 번화가와 교토의 전통 거리, 벚꽃 명소, 일본 편의점 음식, 신칸센 체험 등을 소개하는 영상이 꾸준히 확산하는 등 SNS의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지 여행 업계는 이러한 콘텐츠가 일본 여행 수요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일본이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일부 유럽 여행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해외 장거리 여행이라고 하면 유럽을 먼저 떠올렸지만, 최근에는 일본을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젊은 층이 크게 늘었다"고 짚었습니다.
또 "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 익숙한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실제 여행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실제 방한객 수도 증가세를 보이며 한국 역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일본 문화의 영향력과 엔저 효과, 관광 인프라가 결합하면서 일본이 아르헨티나인의 동아시아 여행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지 전문가들은 "과거 유럽 중심이던 아르헨티나인의 해외여행 지도가 일본과 한국 등 동아시아로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한류의 확산 속도를 감안하면 향후 한국 방문 수요도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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