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습으로 러시아에서 연료난과 인터넷 차단까지 겹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한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민심 악화 속에 집권당과 전략적으로 거리를 둬왔던 푸틴 대통령은 약 20년 만에 여당 지원에 직접 나서는 등 정치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쟁이 러시아 국민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푸틴 대통령이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집권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을 직접 지원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통합러시아당이 스스로 '대통령의 정당'이라고 규정하는 등 푸틴을 전면에 내세워 선거 운동에 나선 것은 약 20년 만이라고 FT는 전했습니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은 당과 자신을 의도적으로 분리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국민 불만이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집권당으로 향하도록 하는 정치적 전략이라는 해석이 우세했습니다.
그러나 전쟁 장기화 속에 집권당 지지율이 30%대 중반에 머무르면서 푸틴 대통령이 집권당과 밀접한 관계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민심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게 FT의 설명입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확대됐고, 인터넷 접속 차단과 연료 배급이 일상화하면서 러시아 국민의 불편과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의 정치분석가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는 "전쟁 피로감은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분노로 바뀌었다"며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러시아에 '문제'를 초래했다는 점을 이례적으로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대로 끝내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여전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통합러시아당과의 결속 강화가 푸틴 대통령의 고립을 심화시킬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친(親)크렘린 성향 여론조사기관 FOM이 지난주 발표한 조사에서는 푸틴 대통령 신뢰도가 69%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02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조사는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를 상대로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을 감행한 직후 실시됐습니다.
호전적 성향을 지닌 러시아 블로거들을 연구한 저술가 이반 필리포프는 "전선은 끝없는 소모전이 됐고 국민은 휘발유를 사려고 줄을 서며 드론은 매일 정유시설과 군수공장을 공격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장 인기 없는 정당의 얼굴로 푸틴을 내세우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사람만 내릴 수 있는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YTN 유투권 (r2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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