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고 김창민 감독을 몸싸움 끝에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30대 남성 2명에게 중형이 구형됐습니다.
피고인들은 고인이 숨질 줄은 몰랐다며 살인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한 가운데 재판부의 판단에 관심이 쏠립니다.
사회부 송수현 기자와 자세한 대화 나눠보겠습니다.
사건 발생 1년 만에 결심 공판이 열렸는데 얼마만큼의 형량이 구형됐죠?
[기자]
네. 의정부지방공소청 남양주지청은 살인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30대 남성 이 모 씨와 임 모 씨의 결심공판에서 각각 징역 20년과 징역 15년을 구형했습니다.
공소청 측은 이들이 범행 이후 다시 만나 노래방에 갈 정도로 아무런 죄의식이 없었다고 질타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경기 구리시에 있는 식당에서 고 김창민 영화감독과 소음 문제로 시비가 붙자 무차별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중증장애를 가진 김 감독의 아들 앞에서 범행해 정신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앵커]
당시 CCTV를 보면 김창민 감독의 머리를 마구 때리는 남성이 보이잖아요.
이 남성은 계속해서 살인 고의를 부정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30대 남성 이 모 씨는 자신이 오직 주먹만 썼고 발로 걷어차거나 밟진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수차례 폭행한 건 맞지만, 고인의 귀에서 피가 나기 시작하니까 멈췄다는 겁니다.
이를 토대로 이 씨 측은 만약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면 스스로 경찰을 부르라고 말하거나 현장에서 기다렸겠냐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오로지 폭행해서 상해를 입힐 마음은 있었지만 숨지게 하려던 건 아니었다면서 끝까지 혐의를 부인하는 모습 보였습니다.
[앵커]
쓰러진 김창민 감독의 목에 팔을 감아서 골목으로 끌고 간 인물이죠.
다른 피고인 임 씨는 법정에서 울기까지 했다고요?
[기자]
네. 임 씨는 최후 진술 기회를 얻은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만 흘려 재판정에는 한때 정적이 흘렀습니다.
겨우 입을 뗀 임 씨는 싸움을 말려야겠다는 생각에 반사적으로 고인의 목을 졸랐다며,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한 행동이 이렇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오열을 시작해 법원 직원이 휴지를 가져다준 뒤에야 진술을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임 씨는 끝까지 자신이 살인은 저지르지 않았다며 간절히 헤아려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습니다.
[앵커]
친구였던 두 사람이 상대방 탓을 하면서 떠넘기고 있는 거네요?
[기자]
먼저 이 씨 측은 친구인 임 씨가 고인을 골목으로 끌고 가면서 머리가 부딪혀 사망한 것 아니냐는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임 씨가 이른바 '백초크'를 거는 과정에서 고인이 기절했고, 여기에 자신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반면 임 씨 측은 오히려 이 씨의 단독 폭행 행위였다고 주장합니다.
싸움이 격해지자 자신은 이 씨와 고인을 떼어놓으려고 골목으로 끌고 갔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살인 혐의에 대한 미필적 고의조차 인정하지 못한다며 무죄를 요청했습니다.
피고인들의 이런 반성 없는 태도에 유족들은 더욱 참담해 했는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고 김창민 감독 아버지 : 사람이 죽고 한 가정이 파탄이 났는데 우발적 사고인 것처럼 얘기를 하고, 또 한 친구는 외려 나는 말렸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요. 제가 지금 화가 나는 것은 이 친구들이 전혀 반성이 없어요.]
[앵커]
이번에는 다른 사건 알아보겠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40대 남성 점주가 재판에 넘겨졌죠?
[기자]
네. 고 김창민 감독 사건처럼 당시 검찰의 보완 수사로 새로운 내용이 밝혀졌던 사건입니다.
CCTV를 보면 한 남성이 비틀거리고 있는 여성을 뒤에서 끌어안고 CCTV가 비추지 않는 곳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지난해 12월 40대 남성 A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경기 안산시 주점에서 스무 살 아르바이트생 채단비 씨를 끌고 가는 모습입니다.
채 씨는 사건 당일 만취한 채 성폭행당했다며 A 씨를 고소했지만, 경찰 수사 단계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아들고 사흘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당시 검찰은 직접 보완수사에 나섰고 공소청은 어제(8일) A 씨를 준강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두 사람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평소 이성적 호감이 없는 관계였고, 성관계를 합의하지도 않았다고 본 겁니다.
또, 정신의학과 전문의 자문을 거쳐 채 씨가 평소 복용하던 약물과 술을 많이 마셔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그럼 당시 경찰이 점주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이유는 뭐죠?
[기자]
네. 경찰은 CCTV에 증거가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2월 고소 사건을 불송치했습니다.
사건 직후 술에 취해 있는 채 씨를 딱 한 번만 불러서 조사한 뒤 사건을 종결해 수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유족은 늦게나마 법원 판단을 받게 돼 다행이라면서도 처음부터 수사가 제대로 됐다면 딸을 잃지 않았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고 채단비 씨 어머니 : 원통한 마음이랑 원망스러운 마음이 너무 커서 기쁜 마음이 좀 안 들어요. 유가족들의 삶이 회복이 안 되잖아요. 일상으로 돌아갈 수가 없잖아요.]
공소청 관계자는 A 씨의 죄질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사회부 송수현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영상편집 : 김현준
YTN 송수현 (sand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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