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묻어있는 인천의 한 이발소.
이른 아침부터 손님을 맞이하며 분주히 하루를 시작하는 이발사가 눈에 띕니다.
이 자리에서 40여 년 동안 이발소를 지키고 있는 김충제 씨입니다.
10남매 중 넷째로 태어나 어려운 가정 형편에 학업을 이어가기 어려웠던 그는 노동회관에서
이발 기술을 배우며 어엿한 이발사가 돼 인천 제물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마을 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사람들과의 교류에도 열심이던 김 씨는 당시 통장을 맡아 동사무소를
자주 드나들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당시 동장이 ‘어려운 사람들이 있는데 머리를 좀 깎아줄 수 있느냐’는
부탁을 해오면서 봉사 인생이 시작됐습니다.
"지금은 다리가 놓인 섬이 많지만, 그 전엔 섬에 배를 타고 들어가면 못 나올 때도 많았습니다."
제대로 된 이발소가 없던 서해 섬도 그의 주된 봉사 장소였습니다. 섬 지역은 물론 멀리 강원도 등
전국 곳곳을 직접 운전을 하며 이발 봉사를 하러 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에 40~50명의 머리를 손질하다 보니 자원봉사 포털 시스템에 등록된 김 씨의 봉사 시간은
무려 1만 시간이 넘습니다.
"앞으로도 일을 그만둘 때까지는 봉사하려고 해요."
여전히 이발소 휴일인 매달 첫째 주 목요일마다 도화 2·3동 동사무소에서 이발 봉사를 이어가고 있는
김 씨의 열정은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40여 년 경력. 베테랑 이발사의 '봉사 인생'을 들어봤습니다.
기획 : 김신영 / 연출 : 한성구, 강민섭 / 그래픽 : 정재은 / 음악 : 장석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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