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태백산맥’은 국내 장편소설 가운데 가장 논쟁적인 작품 중 하나다. 일제 해방기와 한국전쟁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수많은 논쟁을 낳았음에도 약 700만부가 팔린 손꼽히는 베스트셀러다.
‘태백산맥’은 벌교읍을 주요 무대로 하고 있다. 워낙 논쟁이 됐던 소설이었던지라 한창 발매 당시에는 태백산맥와 관련한 명소들을 볼 수 없었지만 최근에는 지역관광 테마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에 벌교읍내에는 ‘소설 태백산맥 문학거리’를 조성해 독특한 풍경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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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의 이색 풍경을 담은 ‘태백산맥 문학거리’]()
태백산맥 문학거리는 벌교우체국에서 벌교읍사무소까지 남북으로 약 600미터에 뻗은 길가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차가 지나는 길이지만 바닥에 아스팔트 대신 블록을 깔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 과거를 들여다볼 수 있는 보성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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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의 이색 풍경을 담은 ‘태백산맥 문학거리’]()
태백산맥 문학거리는 보성여관을 중심으로 펼쳐져있으며 거리의 테마 역시 이 여관을 따라 조성된 흔적이 역력하다. 일제식 목조건물과 한국식 대청마루가 혼합된 건물로 구성된 보성여관은 이 길의 모티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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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의 이색 풍경을 담은 ‘태백산맥 문학거리’]()
일제강점기 당시 교통의 중심지였던 벌교는 일본인의 왕래가 잦아지며 유동인구가 증가했다. 보성여관은 지금으로 치면 5성급 호텔 규모였다고 한다. 등록문화재 제132호로 지정된 이곳은 소설에서는 남도여관으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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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의 이색 풍경을 담은 ‘태백산맥 문학거리’]()
보성여관은 일본의 영향이 짙은 건물양식이지만 그 자체로도 우리나라의 지난 과거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의미를 전한다. ‘ㅁ’자로 구성된 건물은 대청마루 뒤로 조그만 객실이 촘촘하게 붙어있다. 또 2층으로 된 전방의 본 건물은 윗층에 넓은 다다미방을 갖추고 있고 창밖으로 여관의 기와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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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의 이색 풍경을 담은 ‘태백산맥 문학거리’]()
보성여관에 머물고 있으며 왠지 일제강점기 당시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름 없는 시인이 된 듯한 기분이다. 이곳은 지금도 숙박이 가능하며 건물 내 카페에서는 지역특산물인 보성녹차를 맛볼 수 있다.
◆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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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의 이색 풍경을 담은 ‘태백산맥 문학거리’]()
수년간의 시간이 걸려 조성된 태백산맥 문학거리는 주변 건물들이 무척 인상적이다. 인근 건물들을 보성여관의 일제식 목조건물 양식에 맞춰 새롭게 리모델링 해 마치 근현대의 어느 세련된 거리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상점들이 늘어서 생활공간임에도 같은 테마로 엮어 관광지화 한 것은 아주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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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의 이색 풍경을 담은 ‘태백산맥 문학거리’]()
이곳을 거닐고 있으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것 같다. 서점, 목공소, 국밥집, 문방구 등의 상점에서는 현재의 물품을 팔고 있다. 하지만 목조식 건물에 상품 목록을 페인트로 유리창에 써놓은 풍경은 과거 어느 시절의 거리를 떠올리게 하며 향수를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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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의 이색 풍경을 담은 ‘태백산맥 문학거리’]()
태백산맥이 벌교 지역을 모티브로 소설 속 공간을 묘사하고 벌교읍은 그 소설 속 공간을 실제 공간으로 재현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소화의 집을 관광지로 조성해 마치 실제 존재했던 인물의 집처럼 느껴지는 그런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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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의 이색 풍경을 담은 ‘태백산맥 문학거리’]()
소설 태백산맥을 인상적으로 봤던 독자들이라면 한번쯤 이곳을 방문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굳이 책을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일제식 건물들이 현대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색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여행객이라도 좋다. 남해안의 조용하고 여유로운 느낌의 이 조그만 읍내를 찾는 것도 색다른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트레블라이프=김윤겸 gemi@travellife.co.kr
TRAVEL TIP: 보성여관은 숙박이 가능하지만 시설이나 편의성 대비 숙박료는 비싼 편이다. 투숙 자체보다는 과거 시대 체험에 중점을 둬야 색다른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태백산맥 문학거리에는 소화의 집, 금융조합 등 작품에 등장하던 공간을 관광지로 조성해놨다. 소설을 읽은 독자라면 이들 관광지와 기념관을 방문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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