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시장을 찾는 것은 상투적이다. 그 바쁨의 일상, 아니 거의 전쟁과도 같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에게서 뭔가 희망을 찾는다는 건 선거철에 정치인들이나 하는 말이다.
그럼에도 신년벽두에 소래포구를 찾았다.
사방을 돌아보면 여기가 포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도시화된 곳. 실제로 포구라고 이름 붙여진 곳에서 바닷물이 보이지 않는다.
이미지 확대 보기
![소래포구, 밀려간 바닷물에 쏟아진 새해 관광객들]()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의 고층 아파트가 어리둥절함을 극대화시킨다.
하지만 막상 시장 안으로 발을 디디면 이런 생각들은 깡그리 사라진다.
이미지 확대 보기
![소래포구, 밀려간 바닷물에 쏟아진 새해 관광객들]()
여기가 해맞이 명소인가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인산인해다. 수도권 웬만한 곳에선 한 시간 안에 다다를 수 있는 접근성이 정초부터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배경이 아닌가 싶다.
이미지 확대 보기
![소래포구, 밀려간 바닷물에 쏟아진 새해 관광객들]()
바닷물은 썰물을 따라 모두 사라졌는데, 밀물처럼 사람들이 밀려들었다. 이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사기 위해, 무언가를 먹기 위해 몰려들었다고 생각하니 아득하다.
이미지 확대 보기
![소래포구, 밀려간 바닷물에 쏟아진 새해 관광객들]()
소래포구의 터줏대감은 역시 젓갈과 꽃게다.
젓갈은 묘하다.
한때 제주에 머무를 때 자주 가던 식당은 갈치젓과 멸치젓이 나왔다.
상추와 배추에 쌈을 싸 먹다보면 정작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밥 한 공기를 비울 때가 많았다.
하지만 막상 젓갈을 집에 들고 와서 먹으면 그 맛이 나지 않는다.
따로 양념을 한 것도 아닌데 이 차이는 무엇 때문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이미지 확대 보기
![소래포구, 밀려간 바닷물에 쏟아진 새해 관광객들]()
대목을 맞아 온갖 횟감도 동시다발로 출격했다. 서해 아니랄까봐 조개도 총출동이다.
여유만 있다면 무조건 현지에서 먹고 볼 일이다. 집에 가져오면 분위기라는 조미료가 쏙 빠진 단순 식재료가 될 뿐이다.
이미지 확대 보기
![소래포구, 밀려간 바닷물에 쏟아진 새해 관광객들]()
시장인데 길거리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호떡하나에 배가 불러오지만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그뿐만이 아니다.
이미지 확대 보기
![소래포구, 밀려간 바닷물에 쏟아진 새해 관광객들]()
썰물에 배들은 묶여서 간신히 중심을 잡고 서 있다. 배는 물위에 있을 때가 배의 본질이다.
새물이 가득 들어와서 바다로 나가길 바라는 건 비단 저 묶인 배들만은 아닐 것이다.
이미지 확대 보기
![소래포구, 밀려간 바닷물에 쏟아진 새해 관광객들]()
한적한 어촌이었던 소래포구는 다른 숱한 어항이 그랬던 것처럼, 일제가 천일염을 수탈하기 위해 염전을 만들고 소금을 실어 나르면서 확장되었다.
이미지 확대 보기
![소래포구, 밀려간 바닷물에 쏟아진 새해 관광객들]()
소금이 모여드는 곳이었으니 젓갈이 유명하지 않을 리 없고, 수원까지 소금을 실어 나르던 철길도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스토리텔링 중심의 여행 전문 미디어
트레블라이프 www.travellife.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