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7시간 보고서에 나타난 모순점은 - 권영빈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진상규명 소위원장

박 대통령 7시간 보고서에 나타난 모순점은

- 7시간 보고서, 박 대통령 참사 당일 인명 구조 관련 아무런 역할 하지 않았다는 점 재확인
- 10시 이전 상황 전혀 언급 없는 것, 답변서 가장 중요한 문제
- 형사 재판 생각해 10시 이전 상황 의도적으로 빼버린 것 아닌가 추측
- 10시 이전 상황 청와대 자체가 상황인식 없었던 듯
- 청와대 해명, 증거 없이 달라져 믿기 어렵다
- 대통령, 당시 상황 파악 못해, 탄핵되어 마땅
- 불법 강제해산된 특조위, 세월호 인양될 때 조사할 2기 출범 필요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1월 11일 (수요일)
■ 대담 : 권영빈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진상규명 소위원장

◇ 앵커 곽수종 시사평론가(이하 곽수종)>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측이 내놓은 세월호 7시간의 행적, 잘못된 보고와 언론 오보로 혼란스러웠다, 이런 입장입니다만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입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애쓴 특조위 관계자들은 어떻게 봤을까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권영빈 진상규명 소위원장 연결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권영빈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진상규명 소위원장(이하 권영빈): 네, 안녕하십니까?

◇ 곽수종> 권 위원장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 권영빈> 주목해볼 만한 새로운 사실은 없었고요. 지금까지 2014년 국정조사나 2016년 청와대 홈페이지 공개 등을 통해 밝혔던 내용과 대동소이하고요. 굳이 새로운 것이 있다면, 안봉근과 정호성 비서관이 대면보고를 했다는 부분, 12시 54분에 행정 자치 비서관실에서 중대본 대처 상황 보고서를 수령한 후에 검토하고 있다, 이것을 첨가한 점이 새롭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 새로운 것이 큰 의미는 없고요. 이번 답변서를 통해 참사 당일에 대통령이 보고서 검토만하고 인명 구조와 관련해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어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 곽수종> 증언을 보면,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 헌법재판소에서 지난 5일 증언한 내용과는 또 다르게 이야기하고 있죠, "오전 8시 반에 (대통령이) 호출해 올라갔고, 업무를 봤다. 9시쯤 (대통령이) 집무실로 가신 걸로 안다."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 권영빈> 답변서를 보면 10시 이전 상황이 전혀 없습니다. 지금 참사 당시 아주 중요한 시간은 아침 9시에서 10시 반 사이입니다. 그때 세월호는 급속도로 침몰하고 있었고 사실상 그때 신속한 대응이 필요했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해 전혀 언급 없는 게 답변서의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곽수종> 답변이 없는 것도 없는 거지만, 대통령께서 머리 손질 받기 5분 전에 보고를 받으셨잖아요, "300명 가까운 승객이 지금 배 안에 그대로 있고 구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내용이 전달됐다고 하는데, 여기에서도 별다른 지시가 없었던 거죠?

◆ 권영빈> 10시 전에는 어쨌든 상황 인식 자체가 없었다는 거고요.

◇ 곽수종> 왜 10시 이전에는 아무런 상황인식 자체가 없는 겁니까?

◆ 권영빈> 아무래도 세월호가 침몰한 이후에는 사람을 구하는 게 어렵지 않았겠느냐, 이런 점에서 형사 재판을 생각하면서, 업무상 과실치사, 그 책임을 면책하기 위해 10시 이전 상황을 빼버리는 게 아닌가, 이런 추측은 해볼 수 있습니다.

◇ 곽수종> 형사상 어떤 면책받기 위해 빼고 있다,

◆ 권영빈> 그렇게 추측됩니다.

◇ 곽수종> 중요한 것은 보고를 받았고 무엇을 했냐, 이 질문들을 많이 하시지만, 사실상 궁금한 건, 어떻게 이야기했고 무슨 지시를 내렸느냐, 이 말씀이 중요한 것 아니겠어요? 7시간 행적에 대해 특조위도 나름대로 확인한 바 있으실 것 아니에요. 나름 확인하신 바를 정리해주시겠습니까?

◆ 권영빈> 사소한 것들은 빼고요. 일단 좀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답변서에 참사 당일 10시 이전 상황이 없는데요. 아마 대통령뿐만 아니라 청와대 자체가 그 상황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 곽수종> 어떤 상황 인식이요?

◆ 권영빈> 10시 이전에요. 상황이 얼마나 엄중하고 시급한가에 대해서요.

◇ 곽수종> 세월호 사건이 처음 시작된 게 4월 16일 오전 8시 50분경이었습니다.

◆ 권영빈> 그렇습니다. 실제로 청와대와 해경 본청 상황실 핫라인이 있습니다. 핫라인 상으로는 9시 20분부터 세월호 침몰 상황이 실시간 보고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답변서뿐만 아니라 첨부된 국가안보실 서면 보고서에는 그런 내용이 하나도 없어요. 그러니까 이런 건 의도적으로 제외한 것으로 보이고요. 10시 30분에 대통령이 해경청장에게 직접 전화했다, 특공대를 투입해라, 이런 지시했다는 것은 근거가 없습니다.

◇ 곽수종> 대통령께서 해경에 특공대가 있는 건 알고 계셨던 건가요?

◆ 권영빈> 그 정도는 생각해볼 수 있는 거겠죠. 2014년 7월 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국가안보실 차장이 참사 당일에 대통령이 안보실장에게 10시 15분에 전화했다는 것 아닙니까. 그 직후에 안보실 차장이 해경청장에게 전화했는데, 해경청장이 헬기로 이동 중이라 통화가 안 됐다고 진술한 게 있어요. 그런데 국가안보실 차장이 해경청장과 연결이 안 됐는데, 그 다음에 대통령이 직접 전화했다는 건 말이 안 되고요. 그때 해경청장은 10시 29분까지 상황실에 있었고요. 헬기 이동은 10시 29분 이후입니다. 이게 국가안보실 차장의 말이 좀 믿을 수 없고요. 사소한 것 몇 가지, 최초 7시간에 대해 해명할 때, 조원진 의원이 국정조사에 제출할 때는 대통령이 안보실장에게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가, 청와대 홈페이지 공개할 때는 전화를 직접 한 거로 바꾼 것이 몇 개 있습니다. 아마 대통령의 능동성을 강조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요. 아무튼 청와대 해명은 근거 없이 달라지기 때문에 믿을 수 없습니다.

◇ 곽수종> 대통령께서 관저에서 근무하시든, 대통령으로서 업무를 하게 되면 그 일지나 기록 같은 것이 정확하게 나올 수밖에 없고요. 대통령이 해경에 전화를 했든, 안보실장이나 안보실 차장에게 전화했든, 그런 통화 내역은 우리가 보통 세금 신고를 할 때도 영수증 첨부하지 않나요? 그런 식으로 분명히 첨부할 수 있어서 명명백백하게 국민들에게 말씀드릴 수 있을 텐데, 이게 왜 그런 것을 못하실까요?

◆ 권영빈> 지금까지 청와대 해명은 주장만 존재했고요. 증거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증거라는 것은 사후적으로 보완될 수 있는 거거든요. 조심스럽지만 사후에 조작할 수 있다는 거죠. 그렇게 하려면 사후에 조작됐다는 것을 알 수 없게 치밀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준비가 안 됐을 수도 있고요. 아니면 역시 보고했다고 하는데 그 말만 존재하는 것일 수 있고요. 그런 부분은 정말 구체적 증거가 제출되고, 그 증거를 냉정하게 평가해봐야만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곽수종> 우리가 문제가 되는 건, 모든 것이 정직하고 투명하게 나오지 않다 보니까 모든 관련 음모론, 추측이 난무하다 보니까 진실이 거짓이 되는, 이런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국민들이 많이 답답해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중에 하나가 대통령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전에 구조방안 보고를 받았다고 하고요. “구명조끼를 학생들이 입었다고 하는데 발견하기가 힘듭니까?” 이런 말씀을 TV에서도 하잖아요. 방송에도 나오던데. 그럼 대통령이 충분히 상황파악은 하고 있었다, 하고 계셨다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 권영빈> 그게 오후 5시 15분경에 중대본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중계가 됐고요. 그런데 이때는 세월호가 완전히 침몰하고 전원구조도 판명이 나고 한참 지났습니다. 그러니까 승객들이 아직 배 안에 많이 남아 있는 상태라서 이때 상황은, 잔류자를 어떻게 구조할 것인가. 이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데, 이번 답변서에도 보면 차량으로 이동하는 중에 사회안전 비서관실에서 잔류자 구조 계획을 보고했다고 적혀 있거든요. 그렇다면 중대본에 나타난 대통령은 지금 잔류자들이 어떤 상태에 있으며 구체적으로 구조 계획을 세워 집행해라고 얘기해야 하는데, 지시 사항은 생존자를 빨리 구해라, 이렇게 했다고 합니다. 이건 하나 마나 한 소리거든요. 도대체 당시 차량 이동시 보고했다는 그 내용조차도 제대로 인식 못 했다고 한다면, 대통령이 당시 상황 파악을 했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 곽수종> 그러면 지금 이런 말씀하신 내용들이 헌법 제 10조 생명권 보호 의무에 위배된다고 보실 수 있다는 말씀이겠네요?

◆ 권영빈> 네. 탄핵은 우리 헌법이 정하고 있는 공직자의 파면 절차입니다. 그러니까 형사처벌하는 게 아니고 공직만 그만둬라. 이런 것이 탄핵이고요. 보통 공무원이 성실 의무와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파면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대통령이 헌법에 정한 생명권 보호 의무를 못 지켰으면 공직을 그만두라고 할 수 있거든요. 지금까지 확인된 것처럼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시에 304명 국민 생명 구하기 위해서 한 것이 없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탄핵되어 마땅하다는 거죠. 형사적으로 벌 받으라는 게 아니거든요.

◇ 곽수종> 짧게 여쭤보겠습니다. 정치권에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특조위 활동은 공식적으로 종료된 상황 아니겠습니까? 결국 정치권에서 특조위 2기 논의를 하는데요.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짧게 해주세요.

◆ 권영빈> 특조위가 강제 해산된 건데, 그게 불법이라서 아직 특조위 존재한다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현재 야당에서 2기 특조위를 위한 입법안도 상정해놓고, 그래서 희망적이라고 보는데요. 중요한 것은 올봄에 세월호를 인양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세월호가 인양되었을 때 그것을 조사할 주체가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2기 특조위는 세월호 선체 인양된 후 선체를 조사할 수 있도록 빨리 출범해야 한다, 그럴 수 있도록 국회에서 입법 빨리 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 곽수종> 1기는 이런 식으로 원인에 대해 조사하려고 했다면, 2기는 인양 후 어떤 내용들이 사고를 유발했는지, 어떻게 구조를 실패했는지, 이런 것을 다루고 싶다는 말씀으로 알아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권영빈> 네, 감사합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권영빈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진상규명 소위원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