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대예술은 작품을 전시하는 걸 넘어서 관객과 함께 사회문제를 고민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데요.
한국 작가들이 네덜란드를 찾아 위안부 피해 등 전쟁 속 여성 인권 문제를 고발했습니다.
현지 사회 참여로 뜨거웠던 현장을 장혜경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터]
벽면 한 곳을 가득 채운 여성의 모습.
한국과 중국 등 세계 각국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입니다.
작가는 위안부 역사 자료를 모아 여성 얼굴을 형상화했습니다.
한쪽에선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노래가 울려 퍼집니다.
가수가 꿈이었던 13살 소녀 원옥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꼬임에 속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습니다.
길원옥 할머니는 고령의 나이에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위안부 참상을 알렸는데요.
굴곡진 인생사가 서린 노래와 함께 관객은 역사의 비극을 절감합니다.
[허은영/ 현대미술 작가 모임 '아트제안' 대표 : 함께 이 주제(전쟁과 여성)를 같이 드러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식으로 기획하면 좋겠다. 처음에 시작할 땐 우리의 역사로 시작했죠. 우리에게 있었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시작했는데 당대의 문제로 확장해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그런 계기로 삼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 작가들의 모임인 '아트제안'과 헤이그 대표 예술 공간 '콰타이어'가 함께 했습니다.
한국 작가 아홉 명이 여성과 전쟁을 주제로 작품을 선보였는데요.
위안부 피해를 포함해 전쟁 속 무참히 짓밟힌 인권 문제를 고발하며 유럽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하민수 / '아트제안' 작가 : 전쟁 속 여성들의 성적 권리 문제, 성폭력을 당한 것과 인권 유린을 당한 피해자들의 이야기. 이런 것들을 유럽인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자신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한국 역사가 지니고 있는 아픈 역사를 동시에 한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됐어요.]
네덜란드 작가와 현지 학생들도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전쟁 피해자로서 여성의 위치를 극복하고 여성의 다양한 역할을 고민하는 자리였는데요.
네덜란드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있는 만큼 여성 인권 문제에 대해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여성과 전쟁' 세미나 참가자 : 한국인들, 여기에서 말하는 위안부 할머니들 모두 우리가 속해 있는 사회의 구성원들인 거죠. 그래서 그들은 저희 모두에게도 중요한 거예요.]
[예시 라흐만 / 네덜란드 작가 : 서로 다른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국과 네덜란드가 '여성과 전쟁'이라는 주제로 함께 했습니다. 우리의 새로운 미래를 어떻게 더 나아지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기 위해 전시회와 토론의 장을 만들었죠.]
평화의 도시 헤이그에서 열린 한국 작가전.
역사를 통해 인권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교류의 장이 됐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YTN 월드 장혜경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